여행 이야기/2006~2010 35

2009 동일본 여행기 Day3 -요네자와- (11/6/2009)

이번 여행은 일정을 꽤 넉넉하게 잡아왔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위해 하루는 건너 뛴 것이다. ..라는 말이 무색하게 마츠모토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그 다음날 다시 새벽같이 일어나 우에노로 가는 열차를 타러 가고 있었다. 귀국일이 8일인데다가, 7일은 다른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오늘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역시 무리한 일정 때문인가 살짝 늦잠을 자고 만 나는 허둥대며 집을 빠져나왔다. 평소엔 잘만 오던 우에노 방면 열차는 이날 따라 뜸을 들였고, 이러다 신칸센 놓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그럭저럭 늦지 않게 우에노에 도착해 요네자와 행 '츠바사'에 올라 탈 수 있었다. 한숨 돌린 나는 그대로 열차 안에서 잠을 청했다. 예전에 열차 안에서 잠을 잘수가 없어서 밤을 샜네 어쨌네 하는 얘기를 한..

2009 동일본 여행기 Day2 -마츠모토- (11/5/2009)

JJR동일본 패스로 떠나는 여행 이틀째.. 센다이에 다녀온 게 11월 3일이었는데 어떻게 11월 5일이 이틀째가 될 수 있냐? 라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계실까봐 짤막하게 설명하자면.. 내가 구입한 JR 동일본 패스 3일권은 그 3일을 연속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사용 기한 동안 자신이 원하는 날짜 3일을 패스 개시할 때 지정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일정을 꽤 넉넉하게 잡아왔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위해 하루는 건너 뛴 것이다. 센다이 때와 마찬가지로 출발은 우에노였지만, 이번에는 야마비코가 아니라 나가노 행 신칸센인 '아사마' 를 탔다. 마츠모토까지는 신칸센이 가지 않기 때문에 종점인 나가노에서 내려 특급열차 '시나노' 로 갈아타야 했는데 그 시간이 매우 촉박해서 도중에 화장실이라도 갔다가는 열차 놓치기..

2009 동일본 여행기 Day1 -센다이- (11/3/2009)

새벽같이 일어나 신오쿠보에서 전철을 탔다. 어제까지 덥던 날씨는 주말이 지나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있었다. 실제로 춥기도 했지만 일본 오기 전날 한국에서 감기에 걸려가지고 오는 바람에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더 심했다. 우에노에 도착해 신칸센 개찰구를 찾아갔다. 전날 신주쿠의 뷰플라자에서 발권받은 신칸센 열차표를 개찰구에 넣어보니 통과가 안되는지 그냥 뱉아낸다. 표를 들고 역무원이 있는 쪽으로 가자 이 열차표를 사용할 수 있는 패스 같은 것을 보여달라고 한다. 아, 그런 것이었군.. 가방에서 JR 동일본 패스를 꺼내 보여준 뒤 개찰구 통과. 신칸센은 처음 타보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군. 승강장으로 내려가 센다이로 가는 신칸센 '야마비코' 를 기다렸다. 명색이 신칸센인 만큼 넉넉히 일찍 도착하겠거니 ..

2009 도쿄 여행기 Day2 -오다이바- (7/19/2009)

몇번 중간에 깨긴 했는데 최종적으로 눈을 뜬 시간은 11시가 넘어서였다. 나갈 준비를 마친 뒤 여전히 자고 있는 김군을 남겨두고 집을 빠져나왔다. 오쿠보 역에서 츄오선을 타고 12시 15분 쯤 아키하바라 도착. 이날은 이상한 쪽으로 필링을 받아서 쓸데없는 데 돈을 좀 쓰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아키하바라에 볼게 있었던 건 아니다. 대충 이곳에서 할 일을 정리한 뒤 나는 건담을 보러 오다이바로 향했다. 안녕 잘있어. 오다이바로 갈 때는 항상 신바시에서 유리카모메를 타곤 했었는데, 오늘은 조금 루트가 달랐다. 오오이마치 역에서 린카이선을 타고 도쿄 텔레포트 역으로 가기로 한 것. 도쿄 텔레포트 역은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아오시마가 매일 출퇴근 하던 바로 그 곳이었다. 6년 전에 오다이바 갔다가 돌아오는..

2009 도쿄 여행기 Day1 -요코하마 스타디움 外- (7/18/2009)

스튜디오 K를 나와 코엔지역으로 돌아온 나는 요코하마로 가기 위해 츄오선을 타고 먼저 요요기로 향했다. 사실 이번 일본행의 목적 역시 공연 관람에 있었기 때문에 오후부터는 아무 계획이 없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일정이 너무 널널한 것 같기도 하고, 기왕이면 이틀이라는 시간을 전부 활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급하게 추가한 일정이 요코하마였다. 이미 요코하마에 세번이나 간 적이 있으면서 뭘 또 볼게 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작년에 도쿄돔에서 베이스타즈의 경기를 보긴 했었지만 원정이었고, 경기도 져버렸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아있었는데, 마침 이번 주말을 맞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추니치 드래곤스와 3연전을 치루는 스케줄이 예정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다..

2008 도쿄 여행기 Day6 -아사쿠사, 우에노- (9/1/2008)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는 상관없이 아침은 찾아오고 말았다. 귀국하는 날인만큼 늑장 피우지 않고 일찌감치 짐을 정리해 호텔을 나왔다. 프론트에 키를 반납하고 밖으로 나오자, 날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더웠다. 하지만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왠지 이 더위도 한풀 꺾여버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도 여름이 지나가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마지막 날의 전형적인 케이스인 아사쿠사-우에노의 일정을 잡고 있었다. 우리는 먼저 우에노로 향해 오후에 나리타행 열차를 탈 케이세이 우에노 역의 코인로커에 캐리어를 집어넣었다. 형이나 나나 짐들이 만만치 않았는데, 다행히 800엔짜리 로커에 가방 두개를 다 넣을 수 있었다. 짐을 처분한 우리는 미리 나리타행 열차표를 구입한 뒤, 다시 우에노 역으로 돌아와 긴..

2008 도쿄 여행기 Day5 Part 1 -아키하바라, 메이드 카페 @home cafe- (8/31/2008)

형과 여행계획을 짜면서 대상을 선정하던 도중의 일이다. 나: 어디 생각해 둔데 없어? 형: 메이드 카페는 어때? 나: (당황)뭔소리야... 저 때만 해도 그냥 저기서 끝난 줄 알았다. 설마 그냥 한번 해본 소리겠지. 아니 세상에 누가 맨 정신으로 메이드카페를 간단 말인가. ..근데 생각해 보니 내가 그런 말 할 입장이 아니었다. 여행을 앞두고 형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나: 진짜 갈거야? 형: 가야지. 형은 매우 진지했다. 어제 딴짓 안하고 바로 잔 덕분인지 무난히 아침 8시에 기상한 우리는 유난히 부산을 떨며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당초 염두하고 있던 곳은 UFJ 은행 한블럭 앞에 있는 'CURE MAID CAFE' 라는 곳이었는데(7월에 이곳에서 레뷰쇼 토크 이벤트도 열렸었다) 왠지 내가 생각하..

2008 도쿄 여행기 Day4 -카마쿠라, 에노시마- (8/30/2008)

여행 전부터 우리를 고민하게 했던 것이 바로 4일째의 일정이었다. 요코하마냐 에노시마냐.. 어느 쪽 다 놓치기 아까운 곳들이었다. 억지로 하루에 두군데를 다 몰아넣는다면 안될 것도 없을 듯 싶었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닌 반쪽 여행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끝없는 고민 끝에 급기야 일본으로 건너 오고 나서도 우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우왕좌왕 하고 있었는데.. 결국 29일 밤이 되어서야 요코하마를 포기하고 에노시마와 카마쿠라에 하루를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늦잠을 잤다. 9시 57분.. 우리가 일어난 시간이었다. 에노시마ㆍ카마쿠라 라는 곳이 저녁에는 딱히 볼데가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대부분의 절이 17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이곳을 제대로 구경하고 오려면 새벽같이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