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06~2010

2009 동일본 여행기 Day1 -센다이- (11/3/2009)

GONZALEZ 2010. 9. 15. 12:58

 새벽같이 일어나 신오쿠보에서 전철을 탔다. 어제까지 덥던 날씨는 주말이 지나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있었다. 실제로 춥기도 했지만 일본 오기 전날 한국에서 감기에 걸려가지고 오는 바람에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더 심했다.

 우에노에 도착해 신칸센 개찰구를 찾아갔다. 전날 신주쿠의 뷰플라자에서 발권받은 신칸센 열차표를 개찰구에 넣어보니 통과가 안되는지 그냥 뱉아낸다. 표를 들고 역무원이 있는 쪽으로 가자 이 열차표를 사용할 수 있는 패스 같은 것을 보여달라고 한다. 아, 그런 것이었군.. 가방에서 JR 동일본 패스를 꺼내 보여준 뒤 개찰구 통과. 신칸센은 처음 타보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군.

 승강장으로 내려가 센다이로 가는 신칸센 '야마비코' 를 기다렸다. 명색이 신칸센인 만큼 넉넉히 일찍 도착하겠거니 싶었는데 왠걸 출발시간에 칼같이 도착해서 승객들이 타자마자 바로 문닫고 칼같이 출발하는 것이다.

 내 자리는 창가에 있었는데 주위를 비롯해 객차 자체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이따금 도시락 등을 파는 카트 아주머니만 오갔는데, 이 아주머니 조차도 슬그머니 나타나서 스르륵 지나가버리곤 했다;

 
 뭐가 좋은지 혼자 기차에서 낄낄거리다 문득 아무런 여행계획도 짜오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고 가이드를 꺼내들었다. 일본 전국을 망라하고 있는 가이드였기 때문에 센다이에 대해서는 핵심으로 보이는 관광지들만 짤막하게 소개가 되어 있었는데, 일단 여기서 포인트만 찍어두고 세부적인 것들은 도착해서 상황에 맞게 움직여보기로 했다. 센다이까지는 1시간 50분이 걸렸고, 8시 딱 맞추어서 야마비코는 센다이 역에 도착했다.



우에노역 신칸센 승강장으로. 엄청 넓다.

  

Train is Coming..



시트가 알록달록



이번 여행에 사용할 JR 동일본 패스.



출발..



맑았다가



흐렸다가



여기는 눈도 내렸네;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며 일본이 크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길쭉한 거지만)



자신만만하기에는 10년 전 가이드라는 것이 문제.



센다이 역의 모습.

 



  일본 동북부 최대의 도시답게 센다이 역은 굉장히 큰 규모였는데, 역 밖으로 나와서도 딱히 여기가 도쿄에서 한참 떨어진 지방이라는 사실이 느껴지지 않았다.

 일단 역 주위를 돌아다니며 지도를 보고 있는데, '센다이 루프르 버스' 라는 안내문이 보였다. 뭐지 싶어서 가까이 가 보니 코베의 시티루프 버스처럼 센다이의 주요 관광지를 순회하는 일종의 관광 노선 버스의 안내문이었다. 어차피 센다이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 그냥 내키는 대로 움직였다가는 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었기에 적어도 손해 볼 일은 없는 루프르 버스를 한 번 타보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시간이 8시 15분이었는데, 버스 운행은 9시 부터였기 때문에 센다이 역으로 돌아가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역으로 돌아와 먼저 어딘가에 있을 약국을 찾아갔다. 집에서 감기약을 대충 주워먹고 와서 감기기운은 많이 나아졌는데 기침이 떨어지질 않고 있었다. 안 그래도 돼지독감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은데 쓸데없는 오해도 사기 싫고 뭣보다도 목이 간질거리는게 짜증이 났다. 센다이 역 지하의 마츠모토 키요시에서 기침감기약을 구입하여 바로 털어넣었는데, 효과가 속성인지 곧바로 기침이 멎었다;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는 도중 9시가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루프르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루프르 버스는 은근히 이용자가 많아서 첫차임에도 불구하고 정류장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역사를 나와서. 북쪽으로 올라와서 그런가 날씨는 더 추웠다.



번화한 센다이 중심가



루프르 버스 승차권을 구입했다.



탑승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찍어두었던 센다이 중심가 지도.



센다이 역 지하에 있던 마츠모토 키요시.



  효과 발군이었던 감기약.



버스정류장의 모습..



센다이를 상징하는 남자 다테 마사무네.



그럼 어디 한번 타 볼까..

 



  사람들이 타고 버스가 출발했지만 아는 것이 없는 나는 일단 주위사람들이 어떻게 나오나를 한번 보기로 했다. 무턱대로 아무 곳에서나 내렸다가 볼게 없으면 낭패이므로 안전한 방법을 택해야 했다. 승차권을 구입할 때 같이 받았던 안내도에는 각 정류장 마다의 볼거리 등이 소개되어 있었지만 당일치기로 놀러온 나에게 그걸 전부 둘러볼만한 여유는 없었다. 첫 두 정거장에서는 아무도 내리지 않았고, 나도 눈치를 슬슬 보며 자리에 눌러앉아 있었다-_-    

 센다이 역에서 출발한 지 15분 쯤 지나 세번째 정거장인 즈이호덴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나처럼 다른 지방에서 온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더러 섞여 있었기에 나도 얼른 그들을 따라 내렸다. 마침 즈이호덴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이드에도 소개가 되어 있는 곳이었다.

 가이드를 들춰보니 즈이호덴은 다테 마사무네를 모시고 있는 묘소라는데, 원래의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맞아 소실되었고 1979년에야 재건이 되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사 공부할때 얼핏 봤었던 모모야마 양식의 영향 하에 만들어진 건물이라는데, 그래서 그런가 (재건되었다고는 하나)옛날 건물답지 않은 컬러풀하고 화려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경내에는 마사무네 외에도 다테 가 2대 타다무네와 3대 츠나무네를 모시고 있는 묘들이 몇개 더 있었고, 쭉 둘러본 뒤 건물 옆에 있던 박물관까지 들렀다가 즈이호덴을 나왔다. 이때가 아직 10시가 채 되기 전이었는데, 정말 추웠다. 한겨울에 일본에 왔을때도 이렇게 추워 본 적은 없었다.




즈이호덴 올라가는 길



계단도 올라가서



또 계단..


저 위에 즈이호덴



입장



아직 이른 시간이라 향이 몇개 안 꽃혀 있다.



어흥



악 눈부셔



색종이 붙혀놓은 것 같다.



꽃도 컬러풀하게



이 돌조각들은 뭐지



안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즈이호덴 자료실(내부는 사진을 못찍는다)


다테 가, 도쿠가와 가, 우에스기 가의 가신들을 기리는 조혼비라고 한다.


마사무네의 차남 타다무네를 모시고 있는 칸세이덴.



역대 반주들과 그 자손들의 묘들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



발목 뒤틀린 거 아닌가;



내려가면서



춥지만 상쾌해서 좋았던



앞에 계신 분들 옷차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날 날씨가 정말 추웠다.



내려가는 도중에 비석들이 줄지어 있길래 잠깐 걸음을 멈췄다.

 



  다시 정류장으로 돌아와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마침 즈이호덴에서 머문 시간이 딱 한시간 정도였기 때문에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휴관 중이라 볼 일이 없었던 센다이 박물관을 지나치고 내가 내린 곳은 센다이 성터(아오바 성터)였다. 이쯤 와서 눈치 챈 것이지만 센다이 역에서 나와 함께 첫 차를 탔던 사람들 대부분이 나와 같은 패턴으로 이동하고 있었다ㅡㅡ;    
 마사무네가 세웠던 센다이 성(아오바 성)은 에도성과 함께 당시 일본 최대급의 성이었다고 하나, 즈이호덴과 마찬가지로 전쟁으로 소실되고 지금은 망루만 복원되어 있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성터' 였기 때문에 건물 같은 건 이젠 존재하지 않았고, 마사무네의 기마상 만이 외롭게 놓여 있었다.  

 뭐 그런 건 둘째치고 이곳은 130여m의 고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위에서 내려다 보는 센다이의 시가지는 일품이었다. 방금 쓸쓸한 성터라고 했지만 그게 오히려 시야를 방해받는 일 없이 탁 트여 있었기 때문에 성터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전망대가 되어 있었다. 이따가 다른 곳들을 둘러보고 해질 무렵이 되면 다시 이곳에 오면 센다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보며 성에서 내려왔다.    

 루프르 버스를 타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오사키하치만 신사였다. 가이드에 실려 있는 곳이라 일단 가 보기로 한 것인데, 의외로 여기서는 나밖에 내리지 않았다. 맑았던 날씨도 갑자기 흐려지면서 괜히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긴 돌계단을 올라 신사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과는 달리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신사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다. 일본의 국보급 건축물이라는데 화려하긴 하더라.. 이날이 무슨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부에는 기모노를 입은 아이들을 동행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주로 와 있었다.

 신사 말고는 별로 볼 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머문 시간은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로써 루프르 버스로는 가이드에 소개된 곳을 전부 소화한 셈인데, 아직 시간은 11시 20분 밖에 되지 않았다.




버스 안에서.

 

센다이 성터(아오바 성터) 입구



흔적만 덩그라니

 

거대한 토리이를 지나서

 

이제는 이곳에 성이 있었다는 표시들만 남아있다.



저 너머로 센다이 시가지가


무슨 광장 같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멋지고


유독 홀로 떨어져 있는 나무


다들 앞에서 사진 한장씩 찍고 있던 마사무네의 기마상.


독안룡 마사무네.


성터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상징물이었다.


문어택


나도 한장 찍어야지.


주위에는 왠 독수리상이 있었다.


실제로 성이 남아있었으면 어땠을까.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사진부터.(도이 반스이 라는 일본의 영문학자라고..)


구름이..


실제로는 이랬을 것입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가


오사키 하치만구 앞에서


헉헉 계단이 너무 많아


아직도 더 가야 한다.


이제야 신사 도착


올라온 보람은 있었다.


난폭하게 종을 흔들던 어린이.


규모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사진 몇장 찍고 나니 할 일이..


다시 내려가며


주택가가 있는 큰길 바로 옆에 신사가 있는 것도 특색이었다. 



  일단 센다이 역으로 돌아온 나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이드에는 마츠시마라는 곳을 센다이 여행시 꼭 가봐야 할 곳이라며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오후에나 가볼 생각이었지만 더 이상 센다이 안에서는 갈 데도 없었기 때문에 조금 이르더라도 지금 출발하기로 했다. 사실 내가 센다이에 온 이유는 그저 사쿠라 고향이 여기라는 것 하나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존재하지도 않을 신구지가문 생가라도 찾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센다이 역에서 JR 선을 타고 마츠시마 해안 역으로 향했다. JR 패스로는 일부 신칸센을 제외한 JR의 모든 열차를 그냥 탈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35분쯤 지나자 열차는 마츠시마 해안 역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자 도회지인 센다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정말 멀리까지 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역을 나서자마자 바다와 유람선이 보이고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는데 딱히 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다른 곳 부터 가보기로 했다. 센다이와 마찬가지로 마츠시마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가이드에 적혀있던 즈이간지(瑞巌寺)를 찾아갔다.    

 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자 즈이간지가 나왔는데 슬프게도 내부는 보수공사 중이라 관람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입장은 가능한 상태였는데 무슨 입장료가 700엔이나 하는 것이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티켓 끊고 입장을 했지만, 역시 볼 건 없었다. 즈이간지를 나온 시간은 1시 반이 조금 안되서였는데 벌써부터 해가 뉘엿거리는게 무슨 초저녁 하늘 같았다.



호흡이 척척 맞는 삼인조.


12시 7분에 오는 쾌속 열차를 탈 것이다.


마츠시마 해안 역 도착


마츠시마의 주요 볼거리들.. 몇군데 없다.


즈이간지로


산도를 지나서


공사 중이라 대략 볼 만한건 이정도밖에..


해가 벌써 저쪽에 가있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쿠리(庫裡) 라고 불리는 곳인데,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공사 중이라 더 들어가지는 못했다


다시 나오던 길에



  즈이간지를 나와서도 여전히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좀 전에 패스하려고 했던 유람선도 한번 타보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하자 얼추 시간이 맞아서 바로 배를 탈 수 있었다. 유람선은 약 50분 남짓 마츠시마 만의 바위섬을 일주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내가 탄 배는 '제3 니오마루(第三仁王丸)' 라는 이름의 무려 400명이 탈 수 있는 큰 배였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자 배가 곧 출발했고 센다이에서 비가 내릴듯 흐렸던 날씨는 다시 맑아져서 일본 3대 절경이라는 마츠시마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었다.  

 유람선 코스가 끝나고 배에서 내린 뒤 고다이도(五大堂) 등을 기웃거리다가 이제는 정말로 더 갈데도 없는 것 같고 해서 센다이로 돌아갈까 하는데 마츠시마 도착했을때 봤던 안내도에 무슨 관음같은게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마츠시마 관광코스에도 관음이 포함된 루트가 있었기 때문에 모처럼이니 마지막으로 들렀다 가기로 했다.    

 가이드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길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뭐하는 곳인지 도중에 기차길 지나가고 산 속의 민가를 지나서 비좁은 길을 헤치고 올라가는데 가면서 사람은 한명도 안보이고 뭐 이런데를 관광코스에 포함시켜 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기야 나중에는 길이 없어지고 그냥 차도로 걸어올라가야 했는데 겨우겨우 도착하고 나니 관음은 왠 쥐똥만한게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낚였다는 생각에 살짝 허무해졌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대충 주위를 둘러보다 다시 차도를 걸어 내려왔다. 이제 여기서 할 일은 다 했으니 센다이로 돌아가서 남은 계획을 실행해야겠다.

 추워 죽겠다.



마츠시마 해안가에서


바다와 유람선


구름..


유람선 타러


고다이도


옆의 배들이 왠지 분위기를 깨는 듯한


유람선 타러


크다


자리잡고 출발


와 여기는 바위가 참 많군요!


일주 끝마치기 전..


다시 고다이도


좋 다


관음 찾아 가는 길.. 길 같지도 않은 길을 찾아 올라왔다.


어디로 가라는 거야?


이건 괜찮네


이런 것도..


장난하냐....(관음입니다)



조금 음산했던 민가


기차길도 지나간다.


전철역은 바로 이 근처



  센다이에 도착한 시간은 아직 5시도 되기 전이었는데 이미 어두워진 뒤였다. 이제 야경을 보러 다시 아오바 성터로 가려 했는데 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이럴수가! 루프르 버스는 4시 55분까지밖에 운행을 안한 다는 것이다. 우에노로 돌아가는 열차는 20시 1분. 허무하게 계획이 틀어지면서 별 수 없이 나는 역 주위에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근처에 타이토 스테이션이 있길래 들어갔다가 유에프오 캐처에서 사람들 돈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식은 땀만 줄줄 흘리다 그냥 밖으로 나왔다. 괜히 긴장이 풀리면서 피곤함이 온몸을 엄습해왔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저녁이나 먹으면서 쉬기로 했다. 역 안의 한 우동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여기가 하필이면 서서 먹는 곳이었다..-.- 이왕 들어온거 그냥 규탕 고로케 우동을 시켜 먹었는데 맛은 있었다. 그래도 따뜻한 걸 먹으니 그나마 기력이 회복되는 것 같았다.

  식당을 나와 별 재미도 없는 곳들을 기웃거리다가 다시 역 앞으로 돌아오자 한 청년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은 두어명 있었는데, 이런 노상 라이브를 아주 좋아하는 나는 곧 그 속에 끼어들었다. 원래는 도쿄가 본거지인 듯한 '사토 토모치카(이하 사토)' 라는 이름의 청년은 이른바 음악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지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노상 라이브를 하고 있었고, 센다이는 그 여행의 종착지라고 한다.

 가창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기성 가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솔함이 있다. 바닥에 커다란 전언판을 펼쳐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메세지를 받고 있길래 일본어와 한국어로 몇자 적었더니 외국인의 반응에 놀랐는지 함께 온 동료와 함께 '역시 음악은 대단해!' 라며 기뻐한다. 라이브를 마친 사토 씨와 몇마디 더 나누다 작별한 뒤, 다시 역으로 돌아와 도쿄행 열차를 타러갔다. 뜻밖의 만남과 함께 JR 동일본패스 투어의 첫날이 마무리 되었다.



7시 48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하늘(4시 48분에 찍은 사진)


센다이의 명물이 규탕이라는데 아무튼 비슷한 건 먹고 왔다.


이제 도쿄로..


여행을 마치고 사토 씨의 블로그를 찾아가 코멘트를 남겼더니 무려 한글로 답글을 달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