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06~2010 35

2006 일본 여행기 Day6 -도쿄- (1/8/2006)

무심코 마셨던 츄하이 때문인지 귀축형이 줬던 잠깨는 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간밤의 잠자리는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다. 지금껏 구입했던 것들을 전부 짐가방 안에 구겨넣고 민박을 나섰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공해도 신오쿠보에 있는 민박을 이용할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다. 약속장소인 신주쿠로 향했다. 신주쿠의 명물 스튜디오 알타 앞에서 귀축형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전에 오늘 타야 할 야간버스 승차장과 코인락커를 알아보러 갔다. 신주쿠 역은 역시나 복잡해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좀처럼 신뢰할 수 없게 되어버린 여행사의 약도에는 '미츠바시 은행 앞' 이라고 한글로만 적혀 있었다. 이 동네에 한글로 된 간판이 달린 은행도 있나? 곳곳에 있는 안내도를 보아 이 근방인것 같은데 미츠바..

2006 일본 여행기 Day4 -도쿄- (1/6/2006)

밤을 꼬박 샜다. 아니 몇번인가는 잠든것도 같은데 바로 깨어났다. 성격이 예민한 편인 나는 조용하지 못한 곳에서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데, 버스 안에서는 오죽할까.(휴게실에 들를때마다 왔다갔다 하던 옆좌석 승객도 한몫 거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잠들어보려고 눈이라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벌써 신주쿠에 도착했다는 것이다-_-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 결국 한숨도 자지 못한채 버스에서 떨궈진 나는 무거운 몸을 끌며 신주쿠 역으로 들어갔다. 짐부터 맡겨둬야겠다는 생각에 민박이 있는 신오쿠보로 향했다. 체크인이 2시 반 부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단 말이나 해보기로 하고 6시 쯤 민박으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신호음이 울리더니 한 남자가 짜증 가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니 지금은 안되..

2006 일본 여행기 Day3 -교토- (1/5/2006)

꿈속에서 김전일이 나와서 밤새 잠자리가 뒤숭숭했던 가운데 자명종 소리에 깨어났다. 분명 시계를 7시에 맞춰두었으니까.. 그런데 뭐냐 이 시간은!! 자명종과는 무관하게 내 손목시계는 7시 5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내 시계가 잘못 됐나 해서 TV를 켜봤더니 7시 50분이 맞았다. 고장난 시계를 가져다 놓다니.. 예정보다 한시간 가깝게 늦게 일어난 덕분에 아침 일찍 교토로 출발하려던 나의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밤에는 도쿄행 야간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투덜투덜대면서도 짐을 싸들고 민박을 나섰다. 교토(京都)로 가려면 JR이나 사철을 타면 되는데, JR 쪽이 빠르고 교토 역까지 직행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540엔이라는 아름다운 요금 때문에 결국 사철인 한큐 전철을 탔다.(390엔) 일단 종점인 ..

2006 일본 여행기 Day2 -히메지, 코베- (1/4/2006)

7시 좀 넘어서 선내의 안내방송에 눈을 떴다. 지금 아카시(明石) 대교 밑을 지나가고 있으며 오사카에는 언제쯤 도착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제 일찍부터 뻗어버린 탓에 피로는 거진 풀린 듯 했다. 세면을 마치고 창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페리는 어느덧 오사카 이즈미오츠(泉大津) 항에 도착해, 승객들이 하나 둘 짐을 챙겨 출구 쪽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을 따라 터미널을 나서니 셔틀버스가 대기중이었고, '어제도 이걸 탔으면..'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아카시 대교 아래를 통과하며. 배가 보인다. 셔틀버스는 JR 이즈미오츠역에서 멈췄고, 나는 전철을 타고 민박이 위치하고 있는 난바(難波)로 향했다. 체크인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일단 이 거추장스러운 여행가방부터 떼어놔야 조금이라도 자유로..

2006 일본 여행기 Day1 -후쿠오카- (1/3/2006)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 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모처럼 떠나게 된 장거리 일본여행. 마음 같아서는 2년 전처럼 청춘18 티켓 한장만 들고 무작정 떠나고 싶었지만 야간열차 지정석을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JR패스는 애초에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보려고 머리를 싸매다 모 여행사의 후쿠오카-오사카-도쿄 7박 8일 자유여행 상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터미널에 도착하자 담당 직원에게서 전화가 와서 그를 만나러 갔다. 선박 및 야간버스 예약증과 자질구레한 관광 안내서 등을 건네준다. 그 외에 주의 사항을 몇가지 전해 듣고 나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후쿠오카(福岡) 행 '비틀' 을 탔다. 내가 타게 될 배는 '비틀' 비틀 내부의 모습 출항 직전 창밖의 풍경. 날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