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03~2005

2004 일본 여행기 '청춘18로 Go!!' Day7 -부산- (12/17/2004)

GONZALEZ 2005. 5. 20. 16:07

 아침에 일어나니 바이킹도 아닌데 배가 기우뚱거리고 있었다. 창 밖을 바라보자 파도가 꽤나 심하게 치고 있다. 비틀비틀 어제 사둔 컵라면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는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배멀미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형 나 못먹을 것 같아..' 난 약한 소리를 해대며 식사를 포기할까 했지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자-_- 차츰 멀미는 잦아들었고, 어떻게든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배 안에서 악전고투 하고 있는 사이 저 멀리서 부산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짐을 정리해 하선할 준비를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문 앞에 죽 서서 대기하고 있었고 우리도 그들 틈에 끼어 부산항에 닿기를 기다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부산에 도착했다는 방송과 함께 문이 열렸고 우리는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배안은 배용준으로 도배가 되있다.


안경 쓴 연예인은 일단 섭외하고 보는 듯


누더기가 된 신발



부산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 정도였는데 우리가 예약해 둔 서울행 무궁화호는 1시 30분에나 출발하므로 자갈치 시장이나 광복동 등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웠다. 이른 시간이라 볼만한 게 많지는 않았지만..

점심을 먹고 열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으로 향했다. 늘 고속버스만 타다가 거의 10여년 만에 타보는 열차였지만 이미 일본에서 40시간 가깝게 열차에 시달린 나에게 별 흥미거리가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추억을 떠올린답시고 삶은 계란과 음료수 한병을 사들고 열차에 올랐다.



중앙역에서


자갈치시장


저 손바닥과 사인은 장이모(張藝謨) 감독의 것


소금이 필요없다니




 마땅히 열차 안에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서울로 향하는 시간은 무척이나 지루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열차는 서울에 도착했고, 영등포에서 내려 이나바 형과 헤어졌다. 게으른 내가 청춘18로 히로시마와 도쿄를 왕복한 것은 이나바 형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이나바 형에게 감사하며 이제 가족들이 반겨줄 집으로 향했지만..


 일주일만에 돌아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