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03~2005

2004 일본 여행기 '청춘18로 Go!!' Day6 -오사카, 히로시마- (12/16/2004)

GONZALEZ 2005. 5. 20. 16:06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고는 했지만 자명종이나 알람을 맞춰둘 만한 게 없었던 우리는 결국 늦잠을 자고 말았다. 잠자리가 너무 편한게 문제였나.. 그나마 아침까지 잠들지 않은걸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정신없이 짐을 챙겨들고 민박을 나와 열차를 탔다.

 중간에 환승역인 히메지(姬路)에서 도시락과 선물용 모찌를 사들고 계속해서 히로시마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히로시마에 일찍 도착해서 출항 시간 전까지 평화기념공원 등 히로시마 시내를 구경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럴 여유는 없었다.


기관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일본 열차의 매력.


열차 안에서 먹었던 특제 더블 도시락. 양만 많으면 장땡(?)이다.


어둠과 동화되어 버린 Holy


 2시 30분 쯤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출항은 4시 30분이지만 그 전까지 출국 수속 등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곧바로 히로시마 국제 페리포트로 향해야만 했다. 역 근처의 편의점에서 선물로 줄 휴대폰고리 몇개를 산게 우리가 이날 히로시마에서 한 일의 전부였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알아온 정보로는 히로시마 역에서 페리포트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시간이 되어도 버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시간에 버스를 타야 시간을 맞출 수 있는데 초조해진 마음에 이나바 형이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셔틀버스는 이제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등 찍힌 우리는 다른 페리포트로 갈 다른 수단을 알아보다 노면전차(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그거)에 올라탔다. 한번 타보고 싶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타게 되니 마냥 좋아하기도 뭐하고 기분이 묘했다..


노면전차 안에서



 전차에서 내려 페리포트로 향했지만 우리가 내린 곳에서는 꽤나 떨어져 있어서 길도 잘 모르는데 걸어가자니 조금 빠듯할 것 같아서 결국 택시를 잡아탔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가지 교통수단을 체험한 덕분인지-_- 우리는 늦지 않게 페리포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속을 마치고 배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올 때와는 달리 사람들이 많아서 일단 아무 곳에나 짐을 내려놓고 갑판으로 올라가 출항을 기다렸다.
갑판에서는 바람이 불긴 했지만 그다지 춥지는 않아서, 날이 어두워지고 히로시마항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그곳에 머물다 객실로 돌아왔다.

 내려와서는 사람들이 없는 객실로 이동했는데, 의외로 비어있는 곳이 있길래 의아해했지만 자리를 깔고 눕는 순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객실이 엔진 근처였는지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져 오는 자리였던 것이다-_-
그렇다고 다시 다른 곳 찾아보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눌러앉기로 했다.

 어차피 내일이면 한국에 도착하니까 조금만 참자.


히로시마 국제 페리포트


갑판에서 바라본 모습


날이 저물었다


달빛은 사랑의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