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1~2015

2015 나고야 여행기 Part 4 -오스, 나고야 역- (2015.04.19)

GONZALEZ 2021. 1. 13. 20:53

2015/06/25 20:33

 

 

한 시간 반 정도 나고야 성을 돌아보다 동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왔다. 좀 더 느긋하게 있었도 좋았겠지만 시간도 없고 날씨도 별로다 보니 이곳에서 할 일은 다 한 것 같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덕질-_-을 할 시간.

출발하기 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역시 토카이 지역 최대의 도시답게 관련 라인업이 제법 충실하게 갖춰져 있었는데, 아니메샾이나 게임센터가 밀집해 있다는 오스(大須) 상점가와, 빅카메라 등의 대형 양판점이 있는 나고야 역 주변이 나고야의 주요 오타쿠 스폿(?)인 것 같았다.(의외로 번화가인 사카에 쪽은 별거 없다고)

공항으로 가려면 어차피 나고야 역으로 가야 되기때문에 먼저 오스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오스 상점가 도착. 지하철 카미마에즈(上前津) 역이 제일 가깝다.

 

 

 

오스에 오긴 했는데.. 무슨 가게들이 있는지만 알아왔지 딱히 지도 같은 걸 챙겨 오지 않아서 어디로 가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상점가가 별로 넓지도 않고 대충 돌다 보면 나오겠지 싶었는데, 그건 나 같은 방향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인지 내가 찾는 곳들은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 한동안 삽질을 하다가 결국 데이터 로밍을 켰다. 이날은 집에 가는 날이라 가급적이면 인터넷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만원 아끼려다 하루를 그냥 망칠 수는 없었다.

인터넷을 연결한 뒤 구글 맵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목적지를 찾아 나섰다. 방금 상점가가 별로 넓지도 않다고 했었는데 막상 지도를 보고 나니 던전이 따로 없었다-_-

 

 

구글 맵을 켜고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던 타이토 스테이션

 

 

모처럼이니 UFO캐쳐에 도전해 봤지만 한번 시도해보고 바로 포기했다;

 

 

게임센터에 가면 꼭 민트쵸코 아이스를 사 먹는다.

 

 

만다라케. 오픈 시간이 12시부터라서 당장은 못 들어가고 나고야 역으로 가기 전에 잠깐 들렀다.

 

 

레트로샾 슈퍼포테토

 

 

재, 재규어ㄷㄷ

 

 

하하.. 드캐 코너에서

 



사진엔 없지만 그 밖의 아니메샾 같은 곳을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근처에 있던 오스칸논(大須観音)까지 들렀다가 오스를 뒤로 했다.

지도 찾느라 인터넷을 뒤지다가 알게 된 게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추부 국제공항에 세카이노야마쨩의 지점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전날 날 엿먹인 곳과는 상관도 없는 곳이지만 어차피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내가 갈 수 있는 야마쨩이라곤 그곳 밖에 없기 때문에 되든 안되든 귀국하기전에 그쪽에다 따져 보기로 했다.  

아직 문제가 해결된건 아니지만 아무튼 희망은 보였기 때문에 아침부터 침울했던 기분은 좀 누그러들었다.

이제 마지막 목적지가 될 나고야 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 오스칸논 역에 스이카를 찍고 들어갔는데, 노선도를 보니 지하철로는 나고야까지 한번에 갈 수가 없었다. 도중에 후시미에서 갈아타야 했는데 그제서야 시라카와 공원을 깜빡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라카와 공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펜타, 와타를 비롯한 수많은 오도리테들이 레전드 영상을 남긴 이 계열의 성지. 펜타 때문에 나고야까지 와 놓고 여길 안 들렀다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지하철 타고 후시미까지 갈까 하다가(한 정거장) 돈이 아까워서 개찰구로 돌아가 역을 착각했다고 하자 친절한 역무원 할아버지가 스이카를 안 찍은걸로 처리해 줘서 그냥 나올 수 있었다.

 

 

 

오스칸논으로

 

 

계속 비가 내렸다

 

 

건물 전체가 보이게 한장(클릭하면 확대)

 

 

시라카와 공원. 여길 잊다니.

 

 

비단 나고야 출신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오도리테들까지 원정을 올 정도로 유명한 장소이다(클릭하면 확대)

 

 

이날은 춤추는 사람은 안보였고 무슨 고등학교 축제가 준비중이었는데, 한 잘생긴 남학생이 묘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성지순례(?) 까지 무사히 마친 뒤 드디어 나고야 역으로 향했다.

JR 센트럴 타워즈라는 곳에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기에 나고야 역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을 찾아갔지만, 53층짜리 빌딩 주제에 일반인(?)은 15층의 레스토랑가 까지 밖에 올라갈 수 없었다. 고작 15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대단할 리도 없어서 사진 한장 찍지 않고 바로 내려와 버렸다. 에이 시간만 버렸어.

시간은 이미 한시가 넘었기에 (점심으로)니코미 우동을 먹으러 역 근처의 야마모토야(山本屋) 로 갔는데 무슨 대기열이.. 잠시 줄을 서봤지만 이대로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것 같았기에 결국 포기, 남는 시간에 아니메샾이나 돌기로 했다.

 

 

나고야 역의 은시계 앞에서.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

 

 

사실 아침을 늦게 먹어서 별로 배가 고프진 않았다.

 

 

이런데는 그냥 밖에서 보는 게 최고.

 

 

소프맙의 '대괴수 러시' 대기열에서. 아.. 아버지의 뒷모습ㅠ

 

 

오스에서 죄다 품절이었던 닥터페퍼를 드디어 발견. 게다가 10엔이 더 쌌다.

 

 

아니메샾 라신반. 사실 너무 좁아서 안들어가려고 하다가 그냥 한번 가봤는데..

 

 

헐..... 그렇게 찾아 헤메던 야마다 넨도로이드..!!! 볼것도 없이 바로 구입(2500엔)

 

 

라신반에서 생각지도 못한 횡재를 해서 이후로는 산 게 없다. 그냥 이런 데도 있다는 의미로 찍은 사진들. 아니메이트는 카오스 그 자체...

 

 

멜론북스

 

 

토라노아나. 이 정도면 나고야에서 갈 수 있는 데는 다 가본 듯.

 

 

시간이 딱 세시가 되서 이제 공항으로.

 

 

먼저 출발했던 공항행 일반열차의 인파를 보고 뮤스카이를 타길 잘했다고 안도.

 

 

편하게 공항 도착.

 



공항에 도착해 먼저 티케팅을 마친 뒤 최후의 결전(?)을 벌이기 위해 세카이노야마쨩을 찾아갔다.

야마쨩 공항점은 술집은 아니고 테바사키나 미소쿠시카츠 같은 일부 메뉴를 테이크아웃으로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다. 카운터에는 알바로 보이는 젊은 남녀 두명이 있었는데, 전날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주자 그들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는 출장점이라 해당 업소로 직접 전화를 해보셔야 할 것 같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대답을 들려주었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꼴이라는 걸 나 역시 알고 있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난 오늘 귀국이라 거기서 전화받을 시간이면 비행기 타고 여길 떠야된다 라며 죄없는 알바생들을ㅠ 몰아붙였더니 책임자와 연락을 해보겠다며 15분 정도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식당가 중앙의 비어있는 테이블에 앉아 여행기나 정리하고 있는데, 점장? 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상세한 사정을 묻는다. 영수증을 꺼내 보여주며 주문하지 않은 메뉴를 알려주었더니 확실히 (애초에 시킨 적이 없는)소주가 추가된 건 이상하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한뒤 자리를 떠났다.

다시 10여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점장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왜 계산에 문제가 생겼는지는 아직 알아보는 중이지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잘못 결제된 740엔을 내게 돌려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여행 잘 마치고 돌아가시길 바란다는 인사까지. 귀국을 코 앞에 둔 외국인이라는 조금 특수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지만 한국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결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멍청한 후시미니시키(伏見錦) 지점 때문에 난데없이 고생한 공항점 직원들에게 감동을 느끼며.. 나 역시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면서 야마쨩 건은 훈훈하게 마무리.

하지만, 이제 테바사키 먹을 땐 후라이보(風来坊)로 가자.

 

 

후련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미소카츠 야바톤.

 

 

내가 먹은 건 텟판 톤카츠

 



저녁까지 먹고 나자 5시가 넘어서 출국장으로 향했다.

출발이 20분 정도 지연되긴 했지만 인천까지 별 일 없이 도착. 전주로 내려와 최종적으로 귀가한 시간은 정확히 12시였다.
나고야에 따로 갈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만큼 충동적으로 지른 여행이었고 1박 2일 동안 별 일이 다 있었지만 아무튼 결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