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1~2015

2015 나고야 여행기 Part 1 -Pixy Party 아이치 토요하시編- (2015.04.18)

GONZALEZ 2018. 1. 30. 20:50

2015/05/08 00:01



여행기가 2013년-_- 부터 밀려있지만.. 1년 늦으나 2년 늦으나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아직은 기억에 새로운 나고야 여행기부터 정리해 보는 걸로.


출발 전날엔 업무가 일찍 끝나서 바로 안양으로 올라왔다. 여행 준비를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모처럼 토요하시(豊橋) 가는 김에 본사 출장 갔을 때 친해졌던 마치코상을 꼬셔봤지만 주말에 당직이라는 말만 들었다. 그냥 잠이나 일찍 잘 걸..-_-

5시간 쯤 자고 일어나 6시 10분에 출발하는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정류장에서 웬 택시기사 한명이 리무진 값(12000원) 만 받겠다며 타라고 하는데 5분 뒤에 오는 버스 놔두고 내가 왜..

출발 두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아시아나 항공의 수속 카운터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셀프체크인을 이용하니 5분 만에 발권 받을 수 있었다. 그밖에 환전이나 기타 잡다한 준비를 끝낸 뒤 일찌감치 탑승동으로 가서 대기.

인천에서 나고야까지는 1시간 25분 정도가 걸렸고 기내에서 상영되던 다큐멘터리 두편 정도 보고 있으니 츄부 센트레아 공항에 도착했다. 

 

 

 

츄부 센트레아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잽싸게 열차 타러 GoGo

 

 

플랜 A 였던 11시 7분發 뮤스카이 탑승 성공! 목적지인 토요하시가 공항에서 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가는 열차를 타야했는데 다행히 계획대로 진행 중.

 

 

360엔의 지정석 티켓을 따로 사야 한다.

 

 

진구마에(神宮前)에서 내려서 토요하시행 급행을 기다리는 중.

 

 

난 일본에 도착하면 꼭 공항에서 음료수를 사먹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엔 열차 타느라 서두르는 통에 진구마에까지 와서야..

 

 

2년 전에 본사 출장 때문에 왔었던 토요하시. 설마 여길 개인적으로 다시 오게 될 줄이야




토요하시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40분 쯤이었고 한국에서 예약해둔 티켓을 발권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역 근처의 로손으로 갔다. Loppi(로손의 키오스크 단말)를 터치해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해준 업체에서 알려준 예약번호와 티켓 인수 번호를 입력하고 이제 확인증이 나와야 되는데...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란다.

 

 

 

 

대행업체에서 알려준 건 예약번호와 인수번호 뿐이었기 때문에 난 그저 Loppi 앞에서 망연자실 할 뿐이었다. 하.. 이 공연 하나 보려고 일본까지 왔는데 설마 그냥 집에 가야되나..? ..ㅋㅋ....ㅋㅋㅋㅋ어하ㅓㅏ러ㅏ어랑러ㅏㄹㅇ

멘붕이 와서 로손 안에서 멍때리고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추스리고 휴대폰을 꺼냈다. 데이터로밍을 해오길 잘했지. 인터넷에 접속해 대행업체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던 두개의 번호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았다ojL 발권 기한은 공연 입장 시간인 13시까지였고 이제 시간은 10여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아 맞다.. 당일권이 있었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당일권을 구입해 입장한 뒤 나중에 대행업체에 티켓비를 청구하기로 하고 로손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던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소인 라이브하우스 'clubKnot' 앞은 입장시간이 임박해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스탶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가운데 마지막 한번이라는 생각으로 대행업체로 전화를 걸었더니 기적적으로 연결이 되었다!! 통화를 하며 다시 로손으로 돌아와 기한 5분 전 티켓 발권 완료. 일본 올때마냐 왜 이러냐 진짜-_-



 

이 한장 때문에 내가..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온 시간은 정확히 한시!

 

 

 

이번에 보러온 공연은 'Pixy Party 아이치 토요하시編' 이라는 이름의 라이브 이벤트였다.

http://ameblo.jp/pixy-dream/entry-11982780984.html

소개를 보면 아이돌이나 니코니코 동화의 유명 업로더들이 출연하는 이벤트라는데 사실 나도 뭘 알고 보러 온 건 아니고 4월 말에 니코니코 초회의 가려던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충동적으로;; 맨날 도쿄만 갔었으니 이번엔 다른데도 한번 가보고 싶고 일단은 펜타가 나오기 때문에.

아무튼 뭐 별거 있겠나 싶은 마음으로 참가했던 공연이었는데 무슨 우타이테/오도리테 마다 사이륨 색깔이 지정되어 있고.. 티셔츠를 맞춰입은 팬들이 대거 모여 있는게 뭔가 본격적이었다. 아이돌 공연에서나 듣던 카케고에라던가(타이가 파이야 사이바-_-;).. 처음엔 적응이 안되서 뻘쭘하게 서 있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김에 (잘 몰라도)적당히 소리도 지르고 몸도 흔들어 가면서 놀았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펜타는 절친 나나카와 미코의 무대 때 깜짝 등장해서 キップルインダストリー 콜라보를 선보였다. 본인의 차례에서는 솔로로 鬼Kyokan, 真夏のレターレインボー, バンバンブー☆를, 그리고 다시 한번 미코와 함께 ドレミファミックス 듀엣을 추고 난뒤, 와타의 무대 때 또 한번 올라와 おひめさまになりたいのッ!까지 총 여섯 곡을 피로하였다. 출연자 한 팀당 할당된 시간이 20분 정도였는데 펜타는 거진 30분 넘게 무대에 있었던 셈. 오로지 펜타 한명 때문에 한국에서 온 나로서는 흡족한 구성..흐흐. 니코니코 동화에서 매일 봐왔던 얼굴이지만 펜타는 정말 동영상 속 모습과 똑같이 생겼다.(당연한가-_-)

마지막 차례였던 ILoVU(아이카와 코즈에가 있는 팀)의 무대가 끝나고 나니 시간은 이미 7시 30분이었다. 예정된 공연 시간을 거의 한시간 오버.. 입장을 한시에 시작했으니 대략 여섯시간 반짜리 올스탠딩 공연을 뛴 것이다. 공연 중간부터 다리에 감각이 없었고 영혼이 빠져나가려는 걸 근성으로 어떻게든 버틴 기억만.. 관객들 중 태반이 나보다 연상인 어르신(?)들이었는데 공연 막바지에 아프리콧토가 '힘드실텐데 제 무대는 앉아서 봐주세요' 라고 안했으면 거품무는 사람 몇 나왔을 듯.

공연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촬영금지이지만 출연자가 허가할 경우 가능' 이라는 고지가 있었지만 끝날때까지 사진찍어도 된다고 한 사람은 결국 한명도 없었다-_-

대충 무대가 정리된 뒤 굳즈판매 부스가 설치되었고 나도 펜타 쪽 대열에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연예인도 아닌데 굳즈라봐야 티셔츠나 캔배지 정도가 전부였지만 이런 동인 이벤트이기에 가능할 듯한 게 있었으니.. 바로 투샷이었다. 부스에 준비되어 있던 즉석카메라로 펜타와 투샷을 찍을 수 있는데 찍는 방법 또한 아마추어적이라서, 사진사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자기 뒤에 서있는 사람이 찍어주는 것이다 하하:D

잠시 후 내 차례가 와서 펜타에게 말을 건넸는데, 한국에서 왔다는 나의 말에 펜타도 살짝 놀라는 눈치. 하긴 어떤 미친놈이 오도리테 한명 보겠다고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오겠냐..-_- 혹시 '뭐야 이 아저씨 무서워ㄷㄷ' 이런 반응일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이어지는 건 예상 못했던 카미대응..! 'ありがとう' 가 한국어로 어떻게 되는지 묻더니 'カムサハムニダ' 라고 말해주는 등 굉장히 반가워해 주었다. 형식적으로 악수나 하고 말겠지 싶었던 나는 감동백배ㅠ 일본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가셨으면 한다는 펜타의 말에 차마 공연만 보고 내일 귀국한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굳즈도 구입하고 투샷도 찍고 하면서 펜타와 짧게나마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는데 말도 찐따같이 더듬고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쉬움만 가득.. 하여간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이때 올라간 텐션이 3주 지난 지금도 안 떨어지고 있다. 일하다가도 당시만 떠올리면 미친자처럼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고 지금 글 쓰면서도 입이 귀에 걸려있음.

 

 

 

 

구입을 마친 뒤 같이 줄 서있던 사람들은 옆 부스의 미코나 와타 쪽으로 옮겨갔고, 나 역시 그 둘에게 관심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힘들기도 하고 딱히 할 말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공연장을 나왔다.



Part 2에서 계속..



※ 이날 득템했던 것들

 

이건 내가 산 건 아니고 입장하기 전에 웬 관객 한명이 '세나치(유키무라 세나)가 나올 때 흔들어주세요' 라며 건네준 것. 난 세나치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예의상 받아서 흔들었다.

 

 

펜타 티셔츠. 일명 펜T. 2000엔.

 

 

체키 500엔.

 

 

투샷 500엔. (내)맛이 간 눈빛도 그렇고 포즈 때문에 무슨 마약중독자 같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