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1~2015

2013 칸사이 여행기 Day 2 -히메지, 코시엔 外- (2013.08.12)

GONZALEZ 2017. 8. 20. 22:55

2014/10/30 01:19


아침이 오기가 무섭게 8시도 되기 전에 호텔을 나와 열차를 타러 갔다. 이날은 오전에 히메지 성을 보러가는 일정이라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히메지는 2006년에 한번 갔었는데 날씨도 안 좋고 시간도 너무 촉박하고 막 서두르느라 솔직히 뭘 보고 왔는지도 잘 모르겠다. 굳이 떠올리자면 하루종일 밥도 못먹고 거지처럼 빌빌댔던 기억은 남아있다.

생각해보면 나름 일본이 익숙해진 지금도 잘 모르는 곳에 가게 될 때면 벌벌 떠는 주제에 그때는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뭔 깡으로 그렇게 혼자 돌아다녔던 거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호텔 옆에 있던 교회? 뭔가 세기말적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오사카에서 히메지까지는 거진 두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는 형이나 나나 할 일이 없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전날 여행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히메지까지 가는 동안 실컷 잘 수 있었다.

산요히메지 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서였고 날은 여전히 더웠지만 하늘은 아주 맑았다.

히메지성은 2009년부터 천수각의 보존 수리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서(2015년 종료 예정) 대천수 내부는 일부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여행 계획 짤 때 고민을 좀 했었는데.. 수리 중인 성의 모습을 보는 것도 드문 기회이겠다 싶어서 일정을 바꾸지는 않았다.

 

 

 

히메지 도착

 

 

길건너 보이기 시작하는 히메지 성

 

 

다리를 건너 입장

 

 

해자를 잠시 둘러보았다.

 

 

이 날씨에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 카메라를 보니 방송국에서 온건가.

 

 

세계유산 히메지 성.

 

 

천수각이 수리 중이라 저렇게 간이 지붕 같은 걸로 덮어 놓았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가족의 모습

 

 

수리중이라지만 여전히 관광객은 많았다.

 

 

전시관 입장하는 길

 

 

 

수리중인 천수각은 '천공의 백로' 라는 이름의 전시관으로 바뀌어(※2014년 1월 15일 폐관) 그 보수공사 현장을 관람할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었다(200엔). 매표소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지만 우리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왔기 때문에 줄 설 필요없이 바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시관으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 내부는 천수각 쪽이 투명하게 되어 있어서 올라가는 동안 수리중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날에 따라서 인부들이 실제로 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는데 우리는 아쉽게 보지 못했다.

이번 보수공사는 50여년 전「쇼와의 대수리」이후 행해지는 대규모 작업이라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딱히 신기술을 쓰는 건 아니고 반세기전 소재와 공법을 그대로 쓴다고 한다. 수리작업 치고는 공사기간이 유난히 길다 했는데 다 이유가 있는 거구나.

전시관 외부는 덮개 같은 걸 뒤집어 쓰워 두긴 했지만 창은 뚫려 있어서 성 밖의 경관을 바라 볼 수 있었다. 2006년 때와 주변이 크게 달라진 건 없어보였지만 맑은 날씨 때문에 조망은 아주 좋았다.

이곳은 한시간 단위로 예약을 받고 있었는데 일단 입장하고 나서는 딱히 시간제한은 없는 듯 했고, 어차피 전시관을 둘러보는 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했다. 전시관을 내려와서는 그 밖의 성내 관광 코스를 순회하다가 얼추 볼 건 다 본 것 같아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전시관 안에서

 

 

기와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8층에 전시되어 있던 샤치가와라(鯱瓦)

 

 

창 밖을 통해 바라본 모습

 

 

이런 식으로 보수를 하는 듯?

 

 

공개되어 있는 공사현장

 

 

1998년에 발굴된 지도라고 한다.

 

 

전시관을 내려왔다.

 

 

성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센히메(토쿠가와 히데타다의 딸)의 결혼 지참금으로 지었다는 케쇼야구라(化粧櫓)에서. 

 

 

이 조감도는 메이지 초기 때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기념품 가게에서.. 난 아이스만 하나 사먹었다.

 

 

 

히메지 성을 나오자 마침 딱 정오가 되어서 출발하기 전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길 건너편에 기념품샾과 함께 식당들이 몇 있었지만 왠지 형이 안정적(강민?)이지 않다며 퇴짜를 놓았고, 계속 걷다보니 결국 히메지 역까지 오게 되었다. 역 주위의 상점가를 돌아보다 한 소바집이 보이길래 배도 고프고 다른데 찾아 볼 기운도 안나고 해서 냉큼 들어갔다.

이곳은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지 줄곧 삶에 찌든 듯한 표정의 사람들이 가게를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뭐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_- 나는 히야시소바를 시켜 먹었는데 형의 선택이 적절했는지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오리를 먹은 건 아니지만

 

 

점심을 먹고 어느정도 기운을 차린 뒤 다음 목적지인 코시엔으로 이동했다. 코시엔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고 바로 우메다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오사카까지 와놓고 한신의 본거지를 안 보고 가는 것도 좀 아쉽다 싶어서 잠깐 들렀다 가기로 했다.(여름 코시엔 기간 중이라 한신 경기는 쿄세라 돔에서 봐야 된다!) 열차가 코시엔역에 가까워 질 수록 차내에는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고교야구 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코시엔 역에서 내려 야구장을 찾아가자 경기가 한창인지 밖에서도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교야구까지 관람할 여유는 없어서 구장 밖이나 한바퀴 돌아보고 옆에 있던 타이거즈 샾에 들렀는데, 형은 다음날 있을 야구관람 준비를 하려는 듯 여기서 모자와 티셔츠 등 한신 굳즈를 몇가지 구입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먹었던 히야시소바

 

 

코시엔 역에서.

 

 

역을 나서자 그라운드 모양의 조형물이 보였다.

 

 

한신 코시엔구장.

 

 

이미 시합이 시작된 듯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정작 이곳에서 한신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는 건 아이러니지만.

 

 

역대 우승기들이 나란히 꽂혀있었다.

 

 

고교야구 팬들이 많다보니 관련 굳즈를 파는 상점들도 보였다.

 

 

한신 레전드들의 동판.

 

 

베이브 루스가 코시엔 구장에서 플레이했던 걸 기리기 위한 기념비라고 한다.

 

 

고교야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야구탑(3대째)

 

 

타이거즈 샾으로.

 

 

여성팬, 아동팬들을 위한 굳즈들이 눈에 띄었다.

 

 

티셔츠

 

 

 

시합을 보러 온 건 아니라서 코시엔에서는 그리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역으로 돌아와 두 정거장 떨어져 있는 우메다로 향했다.

우메다는 난바와 함께 오사카를 대표하는 도심이지만 오타쿠가 신주쿠에서 할 일이 없듯이 사실 우리에게 별 의미 있는 장소는 아니었다. 오후 일정이었던 스카이빌도 둘째날 일정이 너무 휑하다 보니 그냥 끼워넣은 것.. 같은 이유로 스미요시 타이시(住吉大社) 라는 신사에 가볼까 하는 계획도 있었는데, 여긴 좀 멀기도 하고 이미 코시엔에 다녀왔으니 퉁치기로 했다.

스카이빌은 우메다 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10분 정도 걸어야 했다. 아침부터 그랬지만 오후가 되자 이날 더위는 정말 환상적이라서 그 짧은 시간을 걸어가는 것만으로 다시 녹초가 되는 기분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카이빌 역시 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이곳은 의리 있게도 최상층인 40층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고, 옥상의 전망대인 공중정원에 한해서만 유료 공개를 하고 있었다. 굳이 옥상까지 안가도(날도 덥고) 전망이 괜찮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고 조용하고 시원한(중요) 40층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스카이빌에서 재충전을 하고 내려와 우메다 역 앞의 요도바시 카메라에 잠깐 들르면서 이곳에서의 일정도 끝. 어느새 시간은 5시가 넘어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거리상으로 그리 멀지 않지만 길이 일직선이 아니라서 좀 걸어야 한다.

 

 

물이 흐르고 있는 우메키타 광장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스카이빌 앞에서.

 

 

여기서는 돈을 받지 않는다.

 

 

엘레베이터로 올라가는 중.

 

 

일단 39층에서 사진 한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더 올라갈 수 있다.

 

 

야 신난다

 

 

위에 보이는 옥상 전망대는 돈 내고 가야된다.

 

 

뭐 이정도면 충분.

 

 

엄마 집이 성냥갑만하게 보여요-_-

 

 

전망대를 빙 돌아가면서 한장씩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스카이빌에서 내려왔다

 

 

스카이빌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는데.. 우메다 귀신의 집이라고 한다.

 

 

요도바시 카메라.

 

 

게임 코너에서.

 

 

세라문만 보면 사진을 찍게 된다.

 

 

 

우메다 역으로 돌아온 우리는 미토스지선을 타고 신사이바시로 향했다. 바로 신사이바시스지(心斎橋筋)의 상점가로 가려고 했는데 어째 출구를 잘못 찾아서 한참 헤메야 했다.. 여긴 나름 자주 와본 곳인데 왜 매번 이러는 거지.

이리저리 헤메다 간신히 북오프 등을 찾아 들어가 보았지만 전날 텐노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별 구미를 당기는 것들은 없었다. 새턴판 프린세스 크라운을 구입했던 게 유일한 수확?

내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북오프 근처에 신사이바시 GIGO가 있는 걸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난바로 가기 전에 잠깐 들렀다 가기로 했는데.. 문제는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GIGO가 안보이는 것이다.. ROUND1 이라는 복합오락시설이 하나 있긴 있었는데, 세가와의 관련성은 1g도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뭐지? GIGO가 망했나?

뭔가 우울한 마음이 되어 난바 쪽으로 걸어 왔더니 왠걸 GIGO는 바로 그쪽에 있었다-_-

하여간 사람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한글이 어렵긴 어렵나 보다.

 

 

신사이바시

 

 

여길 못 찾아 헤멨다.

 

 

어떻게 GIGO를 찾긴 했다만.

 

 

여성들이 즐길 법한 UFO 캐처나 프리크라 밖에 없어서 괜히 왔다 싶었다..

 

 

 

GIGO에서의 잘못된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쭉 난바로 향해 이곳에 오면 늘 보고 가는 명소(글리코맨 쿠이다오레타로 등등)들을 대충 둘러보고 난 뒤 저녁을 먹으러 미리 봐뒀던 오코노미야키점 '오카루' 를 찾아갔다. 늘 그래왔든 실시간으로 위치 확인을 할 수가 없어서 찾는게 쉽지가 않았지만..

가게에 도착해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대기중인 사람들이 몇 있었지만 이제 와서 다른 데 갈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가지 재미있던(?) 것은 보통 손님이 들어오면 법석을 떨며 접객을 하는 흔한 일본 음식점들과는 다르게, 가게에 있던 직원들 중 아무도 우리에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한 10여분 정도 기다리자 빈 자리가 생겼는지 그제서야 직원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며 우리를 자리로 안내했다. 오사카에서 오코노미야키는 2004년 이후 거진 10년만이다.. 이 가게는 오코노미야키에 마요네즈로 그림을 그려준다는데 반죽이 익어가자 소문대로 알바청년이 마요네즈를 들고 나타나 열심히 도라에몽과 츠텐카쿠를 그리기 시작했다. 농담으로 '하나도 안닮았네!' 라고 말해볼까 하다가 왠지 청년의 눈빛이 날카로워 보여 자제하기로 했다;

이윽고 완성이 된 오코노미야키도 물론 맛있었지만 맥주가 또 절품이었는데 정말 안에 뭘 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여행 기간 동안 그 뒤에도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 먹거나 했었지만 이날 마셨던 맥주의 맛은 다시 느껴보지 못했다.

 

 

 

난바에 도착할 즈음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글리코네온엔 아직 불이 안들어왔다.

 

 

와 캬리다!

 

 

카니도라쿠

 

 

도톤보리가와

 

 

돈키호테

 

 

글리코야(과자가게) 앞에서.

 

 

돌아온 쿠이다오레타로

 

 

츠보라야

 

 

글리코맨~

 

 

저녁 먹으러.. 오코노미야키점 오카루

 

 

기다리는 중..

 

 

반죽 올리고

 

 

덮었다가..

 

 

완성. 도라에몽 말고 호빵맨을 그려줄때도 있다고 한다.

 

 

맥주가 진짜...

 

 

 

식사를 마친 뒤 닛폰바시 쪽으로 걸어가 덴덴타운을 찾아갔다. 닛폰바시 역에서 사카이스지를 따라 쭉 내려가자 전기상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8시를 훌쩍 넘어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은 뒤였다.

이곳은 다음날 다시 올 것이긴 하지만 아직 호텔로 돌아가기에도 이르고 해서, 지리나 대강 익혀둘겸 우리는 아직 영업 중이던 게임센터나 서점 등을 순회하기 시작했다.

덴덴타운의 게임센터들은 난바 역 근처의 난산도오리(なんさん通り) 쪽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타이토 스테이션과 namco(남코의 게임센터) 도 이쪽에 있었다.

언제부턴가 게임센터에 오게 되면 UFO 캐처부터 찾는 나였지만 어느 곳도 딱히 끌리는 건 없었고.. 그나마 눈길을 끌던 피규어 경품들은 내 실력으로 절대 뽑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게임센터마다 시기에 따라 뽑기 쉬운 경품들이 있을 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는데 일본에 자주 올 수 없는 나로서는 이번엔 운이 없었다고 할 수 밖에..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덴덴타운에서 퇴각해 호텔로 돌아왔다. 이 날 워낙 많이 걷기도 했고 오코노미야키가 양이 적었는지 살짝 배가 고팠지만 밤 12시가 넘어 밖으로 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참고 잤다.

뭔가 쓸데없이 내용이 긴 것 같지만.. 여행 이틀 째는 이렇게 마무리.

 

 

 

닛폰바시에서 쭉 내려오다가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온다. namco에서.

 

 

아이돌마스터 뮤지엄. 자사의 간판이라 그런가 따로 공간까지 만들어 놓았다.

 

 

내가 뭐 해봤어야 알지..

 

 

UFO캐처. 몇번 해봤는데 한개도 못뽑음TT

 

 

캐릭터와 성우들의 사인인듯?

 

 

웬 라면이..

 

 

결국 namco에서는 아이마스 사진만 잔뜩 찍었다.

 

 

아 철권도 있었지..

 

 

으흐흐.. 노부나가쇼텐의 어덜트코너에서.

 

 

타이토스테이션.

 

 

양덕(?) 두명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북을 치고 있었다.

 

 

아무도 없길래 나는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케이온 방과후 리듬타임을..

 

 

호텔 돌아가는 길에. 슈타인즈게이트 카페?

 

 

호텔에서 세계육상선수권을 시청했다. 오다 유지는 진짜 육상 매니아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