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1~2015

2013 칸사이 여행기 Day 1 -만박공원, 텐포잔ㆍ난코- (2013.08.11)

GONZALEZ 2017. 8. 18. 00:03

2014/10/02 00:25

 

 

2013년 여름에 다녀온 칸사이 여행기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6시 10분에 출발하는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했었지만 이번엔 목적지가 도쿄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한산한 김포공항을 주로 이용하다 모처럼 인천으로 와보니 북적대는 공항 풍경에 적응이 안됐다.. 출발 전날 E 티켓 출력을 할 수 없어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여권만으로도 티케팅은 간단하게 끝났다. 검색대에서 웬 중국인(?) 초딩이 당연하다는 듯 새치기를 하고, 출국심사 때 비행기 시간에 늦었다며 사정하는 4인조를 먼저 보내주는 등 소소한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항공권 예약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죄다 오사카로 휴가가는 건가 싶을 정도로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막상 출국 게이트로 오니 제주항공 비행기가 작아서 그런지 모여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동안 메이저 항공사만 이용하다 처음으로 저가항공을 타게 됐는데 과연 식사를 비롯한 기내 서비스는 아무것도 없었다.(그런 걸 감안하고 예약을 한 것이지만) 어차피 비행시간이 짧아서 별로 신경도 안 쓰였다. 한시간 반 정도 걸려 비행기는 칸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어딘가의 음식점에서 대충 아침을 먹었다.

 

 

이번에 타게 될 제주항공

 

 

가는 과정은 생략하고 칸사이 공항 도착.

 

 

 

오사카에는 유학 시절 한국 가는 배타러 한 번 왔던 걸 빼면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공연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만 일본에 가기 때문에 도쿄 말고 다른 도시들은 어쩌다 스쳐 지나는 정도로 들렀다 가는 게 고작이었다. 오사카도 일본을 오가며 몇번인가 들렀던 경험은 있지만 늘 시간에 쫓겨 제대로 된 여행은 해 본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동네처럼 익숙해진 도쿄와는 달리 오사카에는 아직 뭔가 환상 같은 것이 남아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오사카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부풀어 갈때 마침 여름에 형과 휴가를 맞출 수 있을 듯 하여 형을 꼬셔서(?) 함께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또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그건 기회가 되면 여행기에 차차 풀어보기로 하고..

짐을 찾아 공항을 나온 뒤 한국에서 사온 스룻토칸사이패스를 이용해 오사카 시내로 이동했다. 종점부터 사람이 많아서 한시간 남짓 꼬박 서서 가야했다-_-

호텔이 있는 신이마미야에 도착하자 12시 20분 쯤이었는데 체크인 시간이 한시부터였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 속에 시간을 때워야 했다. 여행 계획 중에 한신의 야구경기 관전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근처에 있던 로손에서 혹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을까 해서(한국에서 표를 못 구했다) 단말을 건드려봤지만 여기서는 취급을 안하는지 찾을 수 없었다. 

어찌어찌 시간을 때우고 예약했던 호텔 '호텔 츄오' 를 찾아가 체크인을 했다. 5년 전에 왔을 때도 이곳에서 1박을 했었는데 그때랑은 다르게 프론트도 친절하고 시설도 제법 괜찮아 보였다. 바깥 날씨가 하도 더웠기 때문에 냉방이 잘 되는 호텔방에 오래 앉아있었다간 이대로 퍼질 것 같아서 대충 짐을 풀어두고 밖으로 나왔다.

 

 

 

칸사이공항역에서

 

 

호텔츄오 도착

 

 

호텔 옆에 '에반게리온과 일본도 특별전' 의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결국 가보지는 못했다.

 

 

객실의 모습. 1인실 두개를 헐어서 하나로 만든 것 같은데 5명은 잘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TV에서 코시엔 대회가 하고 있길래 조금 보다가 나왔다.

 

 

첫날 일정은 오사카 만박 공원에 들렀다가 저녁에 베이사이드로 이동해 텐포잔과 난코를 둘러보고 오는 것이었다. 만박기념공원으로 가려면 미나미이바라키역에서 모노레일을 타야했는데 (여행 전)지도를 검색해보니 역 근처에 세븐일레븐이 있다는 정보에 우리는 가는 길에 그곳에서 야구티켓을 구입하기로 했다. 도부츠엔마에역에서 미나미이바라키까지는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지도상에는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븐일레븐이 있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역을 나오자 출구도 많고 주변이 복잡해서 어디로 가야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이상한 곳에서 20여분 쯤 헤메다가 도로 역으로 돌아가 다른 출구로 나오자 번화가 같은 곳이 나왔다. 우리가 찾던 세븐일레븐도 그쪽에 있었고 무사히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만약 야구를 못 보게 되었다면 사흘째의 일정이 완전히 망가지게 되는터라 나름 걱정을 했었는데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역 앞에 있던 마츠야에서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다시 만박기념공원으로 향했다.

 

 

 

미나미이바라키역에서

 

 

편의점을 찾아 이리저리 헤멨다. 사진의 조형물은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로부터의 부흥을 기원하는 '선 차일드' 라고..

 

 

오사카까지 왔는데 마츠야인가 하는 마음이 솔직히 있지만..

 

 

 

미나미이바라키에서 만박기념공원까지는 모노레일로 두 정거장이었다. 이날 축구시합이 있는지 모노레일 안은 감바 오사카의 서포터들로 가득했다. 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세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역 밖으로 나오자 멀리서부터 우리가 찾던 태양의 탑.. 20세기 소년에 나오는 일명 '친구타워' 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곳까지 먼 길을 온 이유도 오로지 태양의 탑을 보기 위해서였다. 사실 탑 자체는 밖에서도 얼마든지 보였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250엔의 입장료를 내고 공원을 돌아보기로 했다.

태양의 탑 앞에서 친구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도 찍고 공원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내부에는 여러가지 테마의 정원들이라던가 나름대로 볼거리가 갖추어져 있었고 이런 걸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뭘 할 수가 없었다.

더위를 참아가며 한시간 남짓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땡볕 속에서 살만 타들어갔고 이러고 있어봤자 별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에 좀 이르더라도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런 구불구불한 철로 등을 보면 왠지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멀리서 보이는 태양의 탑.

 

 

공원 입장해서.

 

 

20세기소년 영화화를 기념해서 실제로 친구타워 사양으로 개조한 적이 있다고 한다.

 

 

토-모다치!

 

 

티켓과 함께 한장.

 

 

무더위 속에 식물들도 생기가 없어보였다.

 

 

다 죽어가다가 매점에서 '프로즌 메론' 을 사먹고 겨우 부활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듯.

 

 

 

더위에 얼이 빠진채 만박기념공원을 나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센리츄오까지 모노레일로 이동한 뒤 키타큐로 갈아타 혼마치로.. 다시 시영 츄오선을 타고 오사카코역에서 내렸다. 거리가 거리인만큼 이리저리 갈아타고 하다보니 가는데만 거의 한 시간 가깝게 걸렸다.

시간은 이미 5시가 넘어 있었고 해가 저물기 시작해 그나마 더위는 좀 누그러진 편이었다.

텐포잔과 난코를 비롯한 오사카의 베이사이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오래전 여행 가이드에서 읽어본 게 전부였다. 예전부터 오사카에 갈때 마다 들러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덴덴타운 같은데서 돈을 막써서; 결국 한번도 가보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와보게 되었다.

가이드에서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야경도 근사하고 도쿄의 오다이바 같은 곳을 연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생각한 것보다는 규모도 작고 교통도 불편한게 뭔가 쇠락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닌게 아니라 여행 전에 이곳의 관광스팟을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전시관 같은 곳들이 몇군데 나오긴 했는데 관광객이 별로 안왔는지 그 중 카이유칸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는 거진 다 폐관하거나 없어진 상태였다.

그렇다고 딱히 실망했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는데 어차피 우리는 갔다 왔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_-

관람차와 유람선 산타마리아호가 있던 부두를 둘러보고 일본에서 제일 낮은 산이라는(해발 4.53미터;) 텐포잔 공원에도 들렀다가 6시 반쯤 난코로 이동했다.

 

 

텐포잔 마켓플레이스.

 

 

식당가가 잔뜩 늘어서있던 나니와 쿠이신보요코쵸

 

 

텐포잔 대관람차. 한때는 세계최고 높이를 자랑했지만 오다이바에 관람차가 세워지면서 콩라인으로 밀려났다고한다TT

 

 

오다이바 갔을때는 형하고 같이 관람차를 탔었는데 지금은 차마..-_-

 

 

오사카의 아쿠아리움 카이유칸.

 

 

돈받는 곳에 입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부둣가를 어슬렁거렸다.

 

 

날은 저물어가고..

 

 

멀리서 산타마리아 호의 모습이 보인다.

 

 

시간이 애매해서 타지는 못했다.

 

 

여기서 타는 건가.

 

 

이런 건 언제 봐도 좋다.

 

 

텐포잔 대교를 배경으로.

 

 

이 근처는 묘하게 썰렁했다.

 

 

텐포잔 공원에서.

 

 

니시무라 스테조 라는 메이지시대 정치인의 동상이라고..

 

 

 

오사카코에서 코스모스퀘어역까지는 전차로 한정거장 거리로 가까웠다. 이곳은 전에 부산 가는 페리를 타러 온 적이 있어서 나름 낯익은 장소였다.

랜드마크 격인 코스모 타워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건물도 없고 텐포잔 에리어와 비교해도 제법 분위기가 썰렁했는데, 역 주위에는 누가 콘서트라도 하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잔뜩 진을 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달리 할일이 있는 건 아니어서 바로 코스모 타워로 직행했다. 개장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건물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전망대 매표소를 찾아 헤메야 했다;

코스모스퀘어 역 도착했을때만 해도 아직 해가 남아있었는데 53층의 전망대로 올라오자 하늘은 이제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전망대 자체야 크게 색다를 건 없지만 500엔이라는 저렴한 입장료에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야경도 그럭저럭 즐길 만 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리다 8시가 좀 안 되어 코스모 타워에서 내려왔다.

다시 코스모스퀘어 역으로 돌아오자 콘서트장(?)의 인파는 아까보다 더 늘어나서 역으로 들어가는데 줄을 서야 될 정도로 혼잡해져 있었다.(이날 이곳에서 록 페스티벌 서머소닉이 개최되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러다간 또 서서가겠다 싶어서 우리는 혼마치 쪽이 아니라 반대방향으로 가는 뉴트램을 탔다. 시간이야 좀 더 걸렸겠지만 일단은 몸이 편하고 봐야..

 

 

 

코스모스퀘어 역.

 

 

코스모 타워로.

 

 

올려다보며 한장.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

 

 

삼각대가 없어서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다.

 

 

내려가는 길.

 

 

서머소닉 때문에 역이 붐비고 있었지만 다행히 뉴트램은 한산했다.

 

 

처음엔 무슨 학습지 광고 같은 건가 했다.

 

 

 

코스모스퀘어-스미노에코엔-다이코쿠쵸를 거쳐 우리는 텐노지로 향했다. 아직 저녁도 안 먹었는데 호텔 근처는 마땅한 식당이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번화한 텐노지가 나을 것 같았다.  

텐노지역 앞의 북오프에 잠깐 들렀는데 형이나 나나 별 소득은 없었다. 따지고 보면 내가 찾는 건 이제 중고가 아닌 골동품의 영역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_-

저녁을 뭘 먹을지 정해두진 않았었는데, 마침 북오프 옆에 야요이켄이 있길래 더 헤메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에 형이 맥주를 사줘서 먹었는데.. 사실 나는 술맛을 알고 먹는 건 아닌데 땀 흘리고 난 다음이라 그런지 맥주맛이 정말 끝내줬다.

식사를 마치고는 혹시 노상 라이브를 볼 수 있을까 해서 텐노지역 근처를 조금 돌아다녀 보았는데, 날씨 때문인가 악기를 들고 나와있는 친구들은 몇명 보이지 않았다. 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들도 딱히 노래할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았다..

텐노지에서 도부츠엔마에 역까지는 별로 멀지도 않았지만(한정거장) 스룻토칸사이패스를 아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더워서 고생하긴 했지만.. 나름 충실했던 여행 첫날은 이렇게 끝.

 

 

 

야요이켄에서. 맥주에 뭘 넣었는지..

 

 

메뉴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텐노지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