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65

2007 곤잘레스 In Wonderland 前夜 (4/27/2007)

27일 오후 6시 05분 사무실을 나와 서울역에서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사실 이날 회사에서 전체회식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꼼짝 못하고 끌려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나는 며칠전부터 집안일이 있어서 고향에 내려가봐야된다며 적당히 뻥을 친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여행상품과 공연 티켓 등을 예약해 두었었지만,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정말 일본에 가는게 맞긴 한가..?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현실감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는데,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뭐 준비라고 해봐야 1박2일의 짧은 일정이기 때문에 그다지 챙겨갈 것도 없었다. 필요한 건 여권, 티켓, 그리고 돈 요전에 새로 개통된 공항..

西原 久美子 2007.05.05

2006 FINAL 여행기 Day7 -지브리 미술관- (8/15/2006)

어젯밤 땀 뻘뻘 흘려가며 최소화 시킨 짐들을 챙겨 민박을 나섰다. 처음 일정을 짤 때만 해도 도쿄에서 일주일 동안 뭘하나 했었는데 어느새 마지막 날이라니. 스가모에서 미타카(三鷹)로 가는 표를 구입해 전철을 탔다. 오늘 일정은 미타카에 있는 지브리 미술관에 들렀다 하네다(羽田)로 향해 귀국하는 것. 사실 귀축형이 사쿠라카페에 들렀다 가야겠다고 했을 때 적잖게 마음이 흔들렸었지만.. 미술관 티켓을 이미 사둔 것도 있고, 사쿠라카페엔 어제도 원래 계획을 깨가면서까지 다녀온 만큼, 오늘은 일정을 따르기로 했다. 짐들을 다 들고 미타카까지 가는 건 꽤나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기에 신주쿠의 코인락커에 넣어두고 올 생각이었는데, 지갑을 보니 2000엔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_- 아니 언제 다 쓴 거야.. 하네다까..

2006 슈퍼 가요쇼 '신 사랑 때문에' 관람기 2 (2006.8.14)

일본에 와서 늘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고, 오늘 역시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10시에는 아키하바라(秋葉原)에 도착해 있어야 할 텐데, 나는 뒤늦게 일어나 민박에서 빈둥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난 뒤에야 나 역시 슬슬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아키하바라를 포기할 정도면 도대체 어딜 가려고 그러는 거지. 내가 갈 데가 뻔하지 뭐. 어제 그렇게 눌러앉아 있었으면서도 나는 또 태정낭만당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상은 했지만 태정낭만당과 사쿠라 카페는 어제처럼 만원이었다. 일단 이름부터 적고 태정낭만당 안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중국인(대만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도 있었음) 방명록을 뒤적이니 홍콩을 비롯해 네덜란드에서 왔다는 글도 ..

2006 슈퍼 가요쇼 '신 사랑 때문에' 관람기 1 (2006.8.13)

또다시 돌아온 가요쇼의 시즌~ 출국 전에야 가요쇼 외에도 이리저리 일정을 짜맞추면서 나름 머리를 굴려보지만, 이때가 되면 이전의 모든 시간은 무의미해진다. 카마쿠라든 하코네든 요코하마든간에. 난 가요쇼를 보러 일본에 왔으니까. 공연은 12시 30분부터였지만, 신춘 공연때 아오야마 극장을 찾느라 엄청나게 헤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민박을 나섰다. 구글어스까지 동원할 정도로 아오야마 극장의 위치파악에 심혈을 기울였던 나였지만, 시부야에 도착해 하치코구치(ハチ公口)로 나오자 커다란 안내도에 한눈에 알아볼수 있을 만큼 쉽게 '어린이의 성'(아오야마 극장이 있는 곳) 의 위치가 나와 있었다. 왜 저번엔 저걸 못 본 거지 하면서도 안내도대로 걸어가자 과연 10분도 안되어서 아오야마 극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06 FINAL 여행기 Day4 -요코하마- (8/12/2006)

난 사실 지난 여행 때 두 번(2003년, 2004년) 요코하마(横浜)에 가 본 적이 있다. 그런데도 나는 요코하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기어이 이번엔 오늘 하루를 바치기로 했다. 내가 요코하마에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두번 다 늦은 저녁에나 찾아가 실컷 걷기만 했다는게 첫번째였고, 그때마다 겪었던 사건(바이러스로 사진 증발, 카메라 고장)들이 자꾸만 머리 속에 떠올랐으며, 무엇보다도 난 요코하마를 사랑했기 때문에-_- 언제나처럼 7시에 일어나서 스가모 역으로 갔다. 배고프면 여행을 못해 어쩌구 라고 말한게 바로 어제인데 어제 밥 먹다가 하코네에 늦게 도착했던 게 떠올라서 '아침은 요코하마에서 대충 먹지~' 하고는 곧바로 전철을 타고 시부야로 향했다. 시부야에서 내려 토큐도요코(東急東橫)선..

2006 FINAL 여행기 Day3 -하코네- (8/11/2006)

자명종 소리에 맞춰 7시에 일어났다. 원래는 6시나 그 전에 일어나서 일찌감치 출발하려고 했는데, 어제 워낙 피곤했던 나머지 한시간을 더 잤다. 준비를 마치고 스가모 역으로 향하던 중, 나는 늦은 만큼 더 서두르기는 커녕 배가 고파서는 여행을 할 수 없다며 역 근처의 마츠야(松屋)로 들어갔다. 3년전 음료수 한병들고 빨빨 돌아다니며 하루를 버티던 나의 첫 여행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에 나도 놀랐다. 이왕 늦게 된거 오늘과 내일 일정을 바꿔버릴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내일 날씨가 어찌 될지도 모르고 해서 계획대로 하기로 하고 신주쿠로 향했다. 어제처럼 신주쿠의 오다큐선 매표소에서 하코네(箱根) 프리패스를 구입했다. 5500엔이란 가격에 터치스크린을 누르는 손이 덜덜 떨렸다;;; 패스를 구입한 뒤 플랫폼으로..

2006 FINAL 여행기 Day2 -에노시마, 카마쿠라- (8/10/2006)

6시 30분에 일어났다. 자명종을 7시에 맞춰두긴 했는데, 이왕 일어난 거 일찌감치 출발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바로 준비를 마치고 7시 쯤 민박을 나섰다. 도중에 역 근처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전철을 타고 신주쿠(新宿)로 향했다. 어제 내린 비 덕분에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신주쿠의 오다큐선 매표소에서 에노시마 프리패스를 구입해 에노시마로 가는 전철을 탔다. 목적지인 카타세에노시마(片瀬江ノ島)행 급행을 타는게 제일 좋겠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일단 오다와라(小田原)행 급행을 타고 사가미오노(相模大野)까지 가서 다시 카타세에노시마행 열차로 갈아탔다. 종점인 카타세에노시마역에 내리자 역 주위엔 피서객들로 가득했으며, 근처에 해수욕장이라도 있는지 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해수욕이라니 ..

2006 FINAL 여행기 Day1 -에비스, 이케부쿠로- (8/9/2006)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여행' 으로서는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일본행이다.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해서 별다른 트러블 없이 티켓팅 및 출국 수속을 마치고 8시 55분 발 나리타(成田)행 비행기를 탔다. 준비는 철저히 했을터, 후회없는 일주일이 되기를.. 탑승을 앞두고 분명 인천을 떠나기 전만 해도 맑은 날씨였는데, 나리타에 도착하자 비가 퍼붓고 있었다. '또냐...' 약간 우울한 기분이 되어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아 리미티드 익스프레스를 타고 닛포리(日暮里)를 거쳐 민박이 있는 스가모(巢鴨)로 향했다. 다행히 민박에 도착할 무렵 비는 거의 그쳐가고 있었다. 짐을 정리해 두고 2시쯤 민박을 나섰다. 도쿄에서는 이미 많은 곳을 가보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도쿄 근교를 여행하려는 목적이었지..

2006 일본 여행기 Day8 -후쿠오카- (1/10/2006)

진작에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었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대미지가 보통이 아니었는지 나는 한참동안 일어날 생각을 못하고 선실 안에 널브러져 있었다. 뭐라고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 같았는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던 중 다음 한마디에 눈이 번쩍 뜨였다. '..곧 신모지 항에 도착합니다. 도착 후 곧바로 셔틀버스가 출발하오니..' 셔틀버스!! 또 놓칠 것 같으냐~ 나는 정신없이 일어나 후다닥 짐을 들고 모자를 눌러쓴 채 황급히 페리에서 내렸다. 아직 세수도 못했는데.. 버스는 순식간에 만원이 됐고, 나 역시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걸 타지 못하면 난 그날로 국제미아가 되는 것이다. 내게 택시 탈 돈 같은 건 이제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코쿠라 역에서 내린 나는 야키소바빵 하나를 사들고 첫날 타..

2006 일본 여행기 Day7 -오사카- (1/9/2006)

버스는 6시 30분에 오사카 우메다 역에 도착했다. 어차피 잠이 오지도 않았기에 그냥 뜬눈으로 밤을 보냈더니 차라리 덜 피곤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지..? 저녁에 페리터미널로 갈때까지 시간을 보내야했는데, 새벽부터 뭘 해야할지 막막했다. 일단은 짐부터 처리하기로 하고 난바로 향했다. 난바 역의 코인락커에 짐가방을 넣어두고 역을 나와 24시간 오픈하는 츠타야를 찾아갔다. 아침엔 어떻게든 여기서 죽치고 있다가 10시가 넘으면 덴덴타운이라도 가 볼 생각이었다. 뭐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디든 아무데나 쳐박혀 잠이나 자고 싶었다. 24시간 오픈하는 곳 답게 츠타야에는 별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 있었다. 나 역시 그들 틈에 섞여 성인용 잡지나 들춰보고 이름도 모르는 가수들의 음악을 듣고 5분 가량의 영상이 반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