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에 살짝 잠이 깨었는데, 빗방울이 지붕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시작인가.. 하고 기분이 나빠지려고 하는데 다행히 얼마 안가 빗소리는 멎었다. 그 뒤 다시 잠들었다가 아침이 되어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정리를 마친 뒤 나 역시 김군처럼 쪽지 한장을 남겨둔 뒤 짐을 들고 원룸을 나왔다. 신오쿠보를 떠난 나는 다시 한번 이케부쿠로로 향했다. 공항 갈 때까지 시간도 애매하고 아침에 갈데도 없어서 마지막으로 태정낭만당에서 시간이나 때울 요령이었고, 정우형이 묵고 있는 호텔이 이케부쿠로에 있었기 때문에 어찌어찌하다보면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백만분의 일 정도의 기대도 있긴 있었다. 태정낭만당에 들어서니 뭐 거의 기대한대로(?) 정우형은 역시 없었다. 나는 그 와중에도 없는 돈을 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