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하바라 37

2007 도쿄 여행기 Day4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7/16/2007)

어젯밤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고꾸라져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김군이 보였다. 영문을 묻는 나에게 밤 사이에 에노시마를 다녀왔다고 한다. 어디라고... 에노시마라면 내가 평소에 김군에게 여긴 꼭 한번 가봐야한다며 침이 마르도록 추천하던 곳이긴 했는데 한밤중에 거길 다녀왔다니. (나같으면 무서워서 못간다.) 김군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싶어서 더 묻지는 않고 11시 쯤 원룸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우왓... 거짓말같이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보였다. 일본에 와서 처음 맞아보는 햇빛에 마치 매트릭스 세계에서 해방되는 기분이었다. 고마워요 네오. 이케부쿠로에 도착해서 세가 GIGO로 가니 11시 30분 정도였다. 정우형과는 1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도 한참 남았겠다, 먼저 태정낭만당으로 올라가 ..

2007 뉴욕 레뷰쇼 '노래하는♪ 대뉴욕♪ 2' 관람기 (2007.7.15)

간밤에 돈이 빈다며 영수증을 죄다 꺼내들고 일일히 맞춰보는 삽질을 하느라 잠을 설치긴 했지만(그냥 착각이었다-.-), 어떻게든 9시에 일어날 수 있었다. 오늘은 뉴욕레뷰쇼가 있는 날. 사쿠라대전 V에 크게 실망하고 엔딩을 보면서 오만 욕을 다 하던 내가 이 공연을 보러 오게 될 거라고는 그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을 테지만. 같이 공연을 볼 정우형(=귀축형)과는 10시 30분에 센다가야(千駄ヶ谷)역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일찍 원룸을 나왔다. 뭐 이때쯤 거의 체념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어제 밤새도록 퍼붓고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흠뻑 젖었던 신발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는 다시 빗길을 걸어야 했다. 오쿠보(大久保)에서 츄오(中央)선을 타고 센다가야로 향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까워서..

2007 곤잘레스 In Wonderland Day2 (4/29/2007)

같이 자고 있던 김군이 갑자기 내쪽으로 몸을 굴리는 바람에 한번 깨기는 했지만, 아침까지 죽은듯이 잠들어 있었다. 겨우겨우 이불을 치우고 일어나니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하고 온 듯한 기분이다. 시계를 보니 아침 9시 무렵. 좀 더 일찍 일어나려고 했었는데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이다. 뭐 급할 건 없었기에 대강 준비를 마치고 김군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이틀짜리 올빼미 여행에 관광하러 온 건 아니니깐.. 오후 5시에 시작하는 앨리스 인 원더랜드의 천추락 공연을 보러가기 전, 오전 동안의 비는 시간에 아키하바라나 다녀 올 계획이었다. 김군도 아직 일본에 온 뒤 아키하바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고 하기에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어제 비가 내려서 그런가 끝내주게 맑은 날씨였다. 신오쿠보 역 근처에서 요시노야와 쌍벽..

西原 久美子 2007.05.26

2006 일본 여행기 Day4 -도쿄- (1/6/2006)

밤을 꼬박 샜다. 아니 몇번인가는 잠든것도 같은데 바로 깨어났다. 성격이 예민한 편인 나는 조용하지 못한 곳에서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데, 버스 안에서는 오죽할까.(휴게실에 들를때마다 왔다갔다 하던 옆좌석 승객도 한몫 거들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잠들어보려고 눈이라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벌써 신주쿠에 도착했다는 것이다-_-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 결국 한숨도 자지 못한채 버스에서 떨궈진 나는 무거운 몸을 끌며 신주쿠 역으로 들어갔다. 짐부터 맡겨둬야겠다는 생각에 민박이 있는 신오쿠보로 향했다. 체크인이 2시 반 부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단 말이나 해보기로 하고 6시 쯤 민박으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신호음이 울리더니 한 남자가 짜증 가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니 지금은 안되..

2005 슈퍼 가요쇼 '신 파랑새' 관람기 (2005.8.16)

어제 그렇게 돌아다녀 놓고도 새벽에 눈이 뜨였다. 시계를 보니 6시가 조금 넘어있다. 당장 나갈 일도 없고 해서 다시 드러누웠지만 왜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 TV를 틀어놓고 별 재미도 없는 프로그램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9시쯤 스미레형이 일어났고, 슬슬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민박집 주위의 모습. 스가모는 노인들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조용한 동네라고 한다. 전철을 타고 우리는 아키하바라(秋葉原)로 향했다. 아키하바라라면 말이 필요없는-과장 좀 보태서-게임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필수로 들러야할 성지(聖地)이며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지갑을 털어가는 악마의 소굴과도 같은 곳.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우리 역시 이곳을 피해갈수는 없었다. 10시가 넘어서 아키하바라에 도착했지만, 아직 문을 열지 ..

2004 일본 여행기 '청춘18로 Go!!' Day4 -도쿄, 요코하마- (12/14/2004)

아침에 민박을 나왔다. 이나바 형은 오늘도 약속으로 바빠서, 저녁까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특별히 내 도움(짐들기 등-_-)이 필요하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내게도 몇시간 정도 혼자 있을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저녁에는 요코하마(橫濱)에나 들렀다 가기로 하고, 일단 시나가와로 향했다. 아침에 바라본 신오쿠보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두고 오후에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뒤 이나바 형과 헤어진 나의 목적지는 이케부쿠로. 원래 계획은 아키하바라(秋葉原)에 가서 중고 CD들이나 뒤져보는 것이었는데, 무슨 사쿠라 귀신이 붙었는지 나는 또 태정낭만당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도 없는 주제에!! 어제도 그랬지만, 태정낭만당에는 정말 사람이 없었다. 간혹 한두사람 정도가 드나들고 있었..

2003 도쿄 여행기 Day3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8/18/2003)

전날 무리를 한 탓인지 늦잠을 잤다. 안좋은 기억이 자꾸 떠올랐지만 계속 마음에 품고 있어봤자 나만 손해기 때문에 액땜한 셈 치기로 하고 민박집을 나섰다. 오늘의 계획은 우에노(上野)-아사쿠사(淺草)-아키하바라(秋葉原) 였다. 전철을 타고 먼저 우에노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우에노 동물원이 휴일이라는 것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별 수 없이 역으로 돌아와 긴자(銀座)선을 타고 아사쿠사로 갔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스미다(隅田)강이 보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어간 끝에 아사쿠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통은 카미나리몬(雷門)으로 들어가 나카미세토리(仲見世通り)를 지나 센소지(淺草寺)로 가게 된다는데, 나는 또 어디서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는지 엉뚱하게도 반대편에 있는 니텐몬(二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