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21~

2022 일본 방문기 Part 2 -카조, 시부야, 아키하바라-(2022.08.13)

GONZALEZ 2022. 10. 28. 00:11

전날 저녁부터 비가 내렸다.. 체크아웃 후 호텔로 마중나온 형의 차를 타고 중화요리점 '카시카메' 로 이동.

허름해 보이지만 라멘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가게인 듯? 타 지역에서 카조까지 원정을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이날도 개점 전부터 기나긴 대기열이 만들어져 있었지만 나는 가족찬스를 써서 뒷문으로 먼저 입장ㅎㅎ;

 

 

내가 주문한 생강쇼유챠슈멘. 면이 안보일 정도의 엄청난 고명에 압도당하는 중.

 

 

옆에서 한입 먹어보라고 준 츠케멘. 이거말고도 형이 챠항(볶음밥)을 나눠줘서 진짜 배터지게 먹었다.

 

원래 점심 먹고 에코다(江古田)에 있는 어느 카페에 갈 계획이었다. 카조에서는 꽤 먼 곳이라 형이 편하게 가라고 오오미야 역까지 태워다 줬는데 점장의 트위터를 보니 날씨가 안좋아서 재료준비를 하나도 안했다는 둥 영 장사할 마음이 없어보였다. 결국 에코다 일정을 폐기하고 오오미야 마루이의 코메다 커피점에서 형 부부와 어제 못다한 대화를 마저 나눴다.

 

 

오오미야에서 형 부부와 작별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신주쿠로. 이때 라멘집에서 우산을 놓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도착한 곳은 시부야 구 하츠다이(初台)의 라이브 하우스 'DOORS'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 갈수 없게 된 뒤에도 한동안 '춤춰보았다' 온라인 이벤트에 참가하거나 굳즈를 사거나 했었지만 어느날 문득 만나러 가지도 못할 대상에게 왜 헛돈을 쓰고 있나 라는 생각에 현타가 밀려와서 덕질을 접은 상태였다.

솔직히 지난 5년간 관성으로 계속해 온 감도 없지 않았는데, 한번 물리적으로 멈춰서게 되자 그만두는 건 아주 쉬웠다.

그 뒤로 니코니코동화도 탈퇴하고 그쪽 관련 소식과는 아예 담을 쌓고 지냈는데 이번에 일본행을 준비하던 중 슬쩍 트위터를 보니 마침 방문 기간 중에 열리는 이벤트가 몇 있었다.

 

가족 방문 목적으로 일본에 와놓고 이런 데를 가도 되나 하는 불안함이 있기는 했지만,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말이 맞는지 결국 티켓을 구입하게 되었다.


 

'니코코레' 이걸 보러 왔다. 아직은 1부가 진행 중.(난 2부만 참가) 라이브하우스 근처의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들고 나오자 2부 입장을 기다리던 오타쿠 동지(?) 들이 날 알아보고 말을 건네온다. 이번 일본행은 트위터 팔로워들에게도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온 것이기 때문에 서프라이즈라면 서프라이즈.

 

 

티켓을 하루 전에 샀더니 번호가 제일 끝이었다. 그나마 태풍 때문에 당일 안 온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회장 안이 막 붐비지는 않았고 적절히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 끝나고 체키 찍으러. 먼저 미유치. 

 

 

마야.

 

 

나히. 거진 3년 만에 만났는데 다들 격하게 반겨줘서 이맛에 오타쿠 하는구나 싶었다.

 

 

 

무리해서 세명이랑 체키를 찍었더니 예정시간을 한참 오버해서 회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혹시 이벤트 후에 노미카이라도 열리지 않을까 했는데 날씨도 안좋고 코로나가 한참 극성일 시기라서 다들 먼저 집에 간 모양이었다. 나도 별수없이 호텔이 있는 아키하바라로 향했다. 아 그리고 이 얘길 깜빡했는데.

 

공연 도중에 스마트폰 진동이 격하게 울리길래 스케줄 등록해둔거라도 있나 보다 했는데, 끝나고 폰을 확인했더니 mysos 앱에서 현위치 보고하라고 연락이 온 거였다.



 

앱에 등록한 주소는 사이타마현 카조시(형네집)인데 체크인도 안했을 뿐더러 나는 지금 시부야에 와있다. 뭐지..? 나 망한건가??

뉴스에서나 보던 방역수칙 위반자가 되는 건가 싶어 잠시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일본여행 카페 등지에서 유사한 사례를 검색해보니 친족방문비자는 일본내 이동도 자유이고 어딜 돌아다니든 아무 제재가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걍 무시해도 된다는 것. 아 쫄았잖아..(mysos 앱은 입국 후에 바로 지워버려도 상관 없다고)

비자발급부터 입국까지 순조롭기 그지없던 이번 일본행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순간.. 이라기엔 심장에 너무 좋지 않았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키하바라로. 괜히 이와모토쵸에서 내렸다가 한참 헤멘 끝에 전기상가에 도착;

 

 

호텔로 직행해도 됐겠지만 아키하바라의 밤거리를 한번 찍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큰길로 나왔다가

 

 

골목도 들어가보고

 

 

모르는 게임임

 

 

글씨가 잘 안보이는데 '드래곤 메이드 카페 패밀리어' 라고 써져있다. 무슨 컨셉이지;

 

 

조금 걸어서 호텔 '나카가와 인' 도착. 조금 늦을 것 같아서 셀프체크인을 신청했는데 아직 프론트에 직원이 있었다.

 

 

방은 아주 넓찍하고 좋았다. 갈아입을 옷을 안주는게 살짝 흠이었지만 숙박비(4300엔)를 생각하면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