サクラ大戦/Event

2008 뉴욕 레뷰쇼 '노래하는♪ 대뉴욕♪ 3' 관람기 1 (2008.8.29)

GONZALEZ 2009. 1. 4. 07:02

 아무도 알람을 듣지 못했지만 내가 기적적으로 8시 25분 무렵에 눈을 뜨면서 또다시 하루는 시작되었다.

 최대한 시간을 절약해 보고자 어젯밤에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웠는데, 왠걸 식당 찾아 돌아다니는 것보다 별반 나을 것도 없었다.(오히려 뒷정리 하느라 귀찮기만 했다-.-)

아무튼 정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도쿄 메트로 미나미센쥬 역으로 향했다.

 오늘은 다름아닌 뉴욕 레뷰쇼 공연이 있다.. 처음 계획을 짤 때만 해도 공연 날에는 다른 일정 다 제껴두고 아침부터 공연장에 가 있을 작정이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다 보면 역시 욕심이 생기고, 이것저것 끼워넣다 보니 오전 일정에는 또다시 아키하바라가 들어가 있었다.

 여전히 맑은 듯 흐린 듯 이상한 날씨였다.





 첫날은 살짝 맛만 보고 곧바로 야구를 보러 갔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아키하바라 방문은 오늘이라 할 수 있었다. 사실 불과 2주 전에도 이곳에 왔었던 나는 딱히 할 게 없었지만.. 어쩔수 없는 덕후 본능ㅜㅜ 굳이 꼭 가야 할 필요는 없는데 계획에서 빼자니 왠지 아쉽고;

 아무튼 그렇게 별 목적도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아키하바라에서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이 안난다. 사진도 별로 안찍었네.
북오프 갔다가 소프맙 갔다가 리버티 갔다가 마츠야 가서 밥 먹고 또 여기저기.. 그래도 시간은 잘만 흘러서 앗 하는 사이 어느새 3시가 되어가고 있다.

 이 동네는 분명 시간 빨아먹는 귀신이 살고 있는것이 틀림없다.



그나마 인상깊었던 레트로 게임 전문샾 '슈퍼 포테토'


나야 뭐 중고게임만 찾아다니니


강방호님보다 딸리네여


위층에는 추억의 게임들로 채워진 오락실이




 형을 아키하바라에 남겨두고 나 혼자 전철역으로 돌아왔다. 공연 입장이야 5시 30분 부터니 아직 멀었지만 상품 판매도 있고 하니 지금쯤은 출발해야 했다.

 야마노테선을 타고 하마마츠쵸에서 지난 3월에 처음 타봤던 도쿄 모노레일로 갈아탄 뒤 한 정거장 가면 나오는 텐노즈 아일로 향했다. 생각보다 가까워서 텐노즈 아일에 도착한 시간은 3시 20분 정도였다. 공연장소인 긴가극장은 모노레일 역사와 바로 연결 되어 있어서 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극장이 위치한 시 포트 스퀘어 2층으로 올라오자, 이미 입구 앞에는 길다란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뭐 예상한 대로.. 이번 공연도 2년 전 파이널 가요쇼 때 처럼 관련 굳즈의 선행판매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판매 개시는 4시부터였다. 일단 줄을 서긴 했는데 역시나 조금만 더 일찍 올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 차례까지 남아있을 것인지..

 시계가 4시를 가리키면서 극장의 문이 열렸고, 상품 판매 대열에 줄을 선 사람들은 차례로 나선 계단에 올라섰다. 지루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드디어 극장 안에 발을 들여놓게 되자, 안에서는 나카야마 씨가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히로이 씨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코스프레 차림이 아니었다. 극장의 청소부 OG 심슨 역으로 마에세츠를 해 왔던 히로이 씨는 이번 라스트 쇼에서는 첫날 밖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히로이 씨의 얼굴은 초췌해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딘가 홀가분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 선글라스 속의 표정까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텐노즈 아일로 향하는 모노레일 안에서. 오전부터 구름이 걷히고 해가 떠올랐다.


긴가극장은 오른쪽에


수많은 화환들이 먼저 반겨주는


많이도 보내왔다


일단 줄부터 서고




 계단 위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불안했다.

 난 마지막 공연을 맞이하여 여행경비 전부를 레뷰쇼 상품 구입에 써버릴 작정이었다. 정우형이 부탁한 팜플렛도 하나 더 구입해야 했는데 이번에도 모든 상품은 1인당 하나 씩 밖에 구입 할 수 없었다. 뭐 이건 31일에 와서 하나 더 사면 되니까 별 문제는 안되지만 정말로 신경 쓰였던 것은.

 공연은 27일 부터 시작되어 오늘은 3일 째였는데, 첫날부터 선행판매가 이루어졌다면 지금쯤은 상품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막 판매 부스가 보일까 말까 하는 시점에서 매진을 알리는 스탶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포스트카드 세트 매진입니다!' '티셔츠 매진입니다!' '사이륨 매진입니다!'... 나는 카탈로그를 꺼내들고 매진 된 상품 리스트에 줄을 좍좍 그어버렸다. 이미 절반 이상이 동이 나버린 것이다.

 잠시 후 내 차례가 돌아와 판매 부스로 향하니 날 맞아주는 것은 반갑게도 히라노 씨였다. 하지만 그럼 뭐해. 사려고 했던건 다 팔려버렸는데.. 히라노 씨는 이미 만신창이였던 카탈로그 위에 다시 한번 빨간 네임펜으로 죽죽 줄을 그어주며 나의 마음에 못을 박았다. 결국 이번에 구입한 것은 상품 5종류와 브로마이드 6장. 그나마 라체트 브로마이드도 구하지 못했다.(사진은 나중에)

 약간 시무룩한 기분이 되어 다시 아래로 내려온 나는 편의점에서 빵을 하나 사먹고 공연 입장을 기다리기로 했다. 바로 줄을 서지 않고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통에 이미 입장대기열은 길어져 있었다.



꽃구경 좀 더 하고


토미자와 미치에 씨의 팬클럽에서 보내온 화환


캐스트 및 스탶들에게 보내져온 수많은 화환들


오키아유 료타로 씨도 화환을 보내왔다. 오키아유 씨는 테니스의 왕자에서 미나가와 준코 씨와 함께 출연한 적이


가요쇼 선배인 오리카사 아이 씨의 화환도


이날 제일 놀랐던 장면.. 마츠타니 카야 씨 앞으로 온 화환들이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다이아나는 스타파이브 멤버 중 유일하게 브로마이드까지 품절시켜 버렸다.)


前 세가 사장 이리마지리 씨가 히로이 씨에게.


잠깐 쉬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ㅜㅜ

 



 대기행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앞쪽이 술렁거리기 시작하더니 가족으로 보이는 네사람이 우리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와 가족끼리 보러 왔구나' 하고 있는데 그 안에 있던 여자아이가 어째 낯이 익다 싶더니.. 다름 아닌 사이토 아야카 양이었다 :-0 아야카 양은 우리를 향해 'リカ頑張ります~' 를 외치고 극장 쪽으로 사라졌다.

 5시 30분 부터 입장이 시작되었고,(악수회 등은 없었다) 나는 다시 나선 계단을 올라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입장 후에도 극장 안에서 굳즈 판매 대열이 다시 만들어 지길래 일단 줄을 서 봤는데, 그런다고 없던 물건들이 도로 생길 것 같지는 않고 해서 바로 객석 쪽으로 들어갔다.

 극장 구조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사상 유례없던 티켓대전을 통해 확보한 내 자리는 1층 SS석 뒤에서 세번째 줄이었는데, 극장 규모가 워낙 작았기 때문에 특별히 무대가 멀다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잠깐 앉아 있다 바깥 상황을 좀 볼까 해서 극장 로비 쪽으로 나가자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채 로비에 머물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레뷰쇼 DVD의 예약 접수라던가 CD 등을 판매하고 있는 테이블이 있었고, 돌아다니면서 팜플렛을 판매하고 있는 나카야마 씨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공연 상품 중 하나였던 사이륨이 진작에 동이 나 버렸기 때문에(이번 레뷰쇼는 전공연 사이륨 사용 가능) 임시방편인지 1회용 사이륨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극장의 바에서는 레뷰쇼 수록 곡 중 하나인 '심포니 위드 프렌드' 라는 이름의 논알콜 칵테일을 판매하고 있었다.(700엔)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얼음이 반을 차지한, 가격을 생각해 보면 쓴웃음이 나올 법한 칵테일 이었지만 뭘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한 광경 아닌가.

 칵테일을 마시고 나카야마 씨가 서있는 쪽으로 가서 사이륨과 정우형 줄 팜플렛을 구입한 뒤 다시 객석으로 돌아왔다.



29일 티켓


입장대기열


극장 안에서


내 자리에서 바라 본 무대


심포니 위드 프렌드

 



 관객들이 모두 자리를 잡은 뒤, 공연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첫날에만 출연하셨던 히로이 씨를 대신해 마에세츠를 담당하게 된 타케다 씨가 OG 심슨의 복장으로(가발에 선글라스) 무대위로 올라왔다. 'OG인지 뭔지 하는 녀석이, 오늘부터 여기 청소부는 너다 라는 거 있지..' 라며 투덜투덜 대는 타케다 씨. 이윽고 제미니가 달려와 함께 'バキューン 강좌' 를 시작. 마에세츠가 끝난 뒤 조명이 꺼지고 사지타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자, 쇼가 시작된다고~'

 
※다음은 언제나 주관적이고 스포일러 가득한 공연 소감.. 인데, 29일 공연과 31일 천추락 공연 때 받았던 느낌이 너무나도 상이했기에, 쇼의 내용 등이 포함될 수 있는 구체적인 소감은 31일의 감상기로 미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당일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적어볼까 합니다.


...레뷰쇼 2 때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극의 구성은 마지막 공연에서도 발전이 없었다.

 무엇보다 어수선했다. 여전히 한장면 한장면의 퀄리티는 뛰어났지만 그때 뿐, 일체감이 느껴지질 않는 것이다. 인물들 간의 갈등구조라던가 기승전결 클라이막스 같은 것 없이 어느새 '어? 끝?'

 히로이 씨는 공연을 앞두고 '기존의 구성을 유지할 것' 이라고 말했는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레뷰쇼'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래서는 그냥 라이브 무대랑 다를게 없지 않나.

...이번에도 이와모토 타츠로 씨의 입국심사 개그 씬이 있었는데 내용 자체야 워낙에 슬랩스틱한 장면들이라 웃기긴 했지만 조금 쓸데없는 표현들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너무 심각하게 얘기하는 건지는 몰라도 자칫하다간 인종 비하로까지 생각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살짝 조마조마.  

...레뷰쇼 삽입곡 중 하나였던 원페어의 'ひらめきピピピ' 2막에서 한장면 한장면 넘어갈 때 마다 이 노래가 반복되었는데, 어딘지 촐싹대는(?) 멜로디와 댄스가 분위기를 확 깨는 느낌. 관객들의 호응도 미묘..

...가요쇼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했는데 바로 댄디단이었다. 타케다 씨가 작년에 첫 등장한 이후 올해는 드디어 소노오카 신타로 씨와 니시무라 요이치 씨가 함께 무대에 오른 것. 일본의 갱들이 갑자기 뉴욕에 나타나다니 조금 생뚱맞은 등장일 수도 있겠지만, 워낙에 가요쇼의 감초 같으신 분들인지라 튀지 않고 어색하지 않게 분위기에 녹아드는 모습에서 관록을 느낄 수 있었다. 우치다 나오야 씨와 함께 한 신타로 씨의 'ゴールデンウェイ' 도 좋았고.. 그래도 뜬금없이 '쇼에 출연시켜 주십시오..' 라니-_-a

...이번 공연 최고의 수확 중 하나는 바로 리카리타 사이토 아야카 양의 엄청난 기량 향상을 지켜봤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올해 아야카 양에게 바라던 점은 무대를 고조시키는 활기참과 박력이었지 가창력 까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발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으니..

 그런데 왠걸 무대 위에서의 아야카 양은 그 부분 마저도 200% 파워업 하여 돌아와 있었다. 경외감마저 느껴지는 노력의 결실.. 사지타 미나가와 준코 씨와 함께 한 'ジョージア' 는 이번 공연 최고 넘버 확정!

...작년에 첫 등장했지만 뭔가 땜빵 캐릭터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던 레드베리. 댄스에 정평이 난 코마키 씨를 데려다 놓고 콩트만 시키고 있었으니..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드디어 레드베리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댄스 씬에 레드베리를 집중 투입하면서 좀 더 장면이 살아나는 느낌. 타무라 렌 씨와의 호흡도 발군이었다.  

...그리고 말이 필요없다 마지막 공연이 되어서야 드디어 출연한 라체트!! 공연 발표가 늦어졌던 게 쿠노 아키코 씨의 섭외 문제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정말 라체트 한명 만으로도 이번 공연은 아깝지 않았다. 짧은 등장에도 무대를 휘어잡는 그 엄청난 포스.. '夢よ' 에서는 정말 나이를 느낄 수 없는(히로이 씨 보다 연상이심;) 파워풀한 모습에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활동사진 때 부터 쿠노 씨의 캐스팅에 라체트의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목소리 아닌가 하는 불만이 있었는데, 이래서는 납득할 수 밖에 없다. 라체트를 이 이상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르지를 않는 것이다.

...앙코르 곡인 'ここはパラダイス' 가 끝난 뒤 제미니가 공연의 마무리 인사를 할 사람을 찾는데, 오늘은 플럼 아소 카오리 씨가 지명되었다. '레드베리와 함께 출연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라는 카오리 씨.(작년에는 서로 나오는 날이 달랐으니까)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을 정말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코멘트.  


 모든 순서가 끝나고 출연진들의 무대인사와 함께 공연은 막을 내렸다. 미나가와 준코 씨의 마지막 한마디가 여전히 귓가에 남아있다. '안녕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 See You~'

 앙케이트에 '다음 공연 해주세요' 라고 적어 스탶에게 건네준 뒤 밖으로 나오자 이런.. 비가 내리고 있다. 오다이바에서 우산을 해먹는 바람에 아무것도 안 가져 왔는데.. 천천히 가기로 하고 사진을 찍으며 잠시 동안 극장 앞에 머물렀다.

 시간은 10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아키하바라에 홀로 남은 형은 잘 놀고 있나 해서 공중전화로 가니 국제전화가 되는 전화기가 없었다.(로밍폰에다 전화거는 것도 국제전화 걸듯이 해야한다고 한다;) 나의 일본 도우미 김군을 통해 연락을 해본 결과 너무 늦어서 먼저 호텔로 들어갔다고 한다. 아직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나도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갑자기 태정낭만당 생각이 났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없으니까..



공연이 끝난 뒤 계단을 내려와서


입구 앞에 있던 공연 홍보용 간판


아쉬움을 뒤로 하고.


현관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


한쪽에는 쿠노 아키코 씨가 출연하는 공연의 포스터가. 오늘 최고였어요!

 



 미나미센쥬에 도착한 뒤에도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다.

 어지간하면 그냥 맞고 가겠는데, 지금 내리는 비는 도저히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지금 내 손에는 레뷰쇼 상품들이 들려 있는데 젖기라도 하면 큰일.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우산을 살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고작 이 짧은 거리를 가려고 500엔이 넘는 우산을 사는 건 왠지 낭비 같았다. 결국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역 앞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끝에 비는 멈추진 않았지만 상당히 누그러들었고, 나는 이때다 싶어 굳즈들을 조심스럽게 가방에 집어넣은 뒤 황급히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11시가 넘어 있었다.
 
 이렇게 하나의 쇼가 끝나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