サクラ大戦/Event

2008 뉴욕 레뷰쇼 '노래하는♪ 대뉴욕♪ 3' 관람기 2 (2008.8.31)

GONZALEZ 2009. 5. 4. 03:18

 이틀 전과 마찬가지로 극장 앞에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대열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게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서고 보자 라는 생각에 나 역시 줄 뒤쪽에 붙었다. 특이하게도 줄은 그다지 길지 않았고, 내 뒤로 합류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줄은 긴가극장의 나선 계단 쪽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나는 이윽고 이 줄이 상품 판매 대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일찍 왔다지만, 마지막 날에 상품이 남아봐야 몇개나 남아 있을까. 곧 판매가 시작되었지만 예상대로 내가 구입한 것들 말고는 이미 매진된 뒤였다. 더 이상 줄을 서 있을 필요가 없어진 나는 계단을 내려와 공연 시작까지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극장 앞의 벤치에 자리를 잡고 멍때리고 있는 사이 시간은 세시를 넘기고 있었다. 앉아만 있는 것도 지겹고, 좀 돌아다녀 볼까 하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는데 갑자기 내 뒤에서 또박또박한 한국말이 들려왔다.

'저기, 곤잘레스님 아니세요?'


 ...지금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분명 잘못 들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여기가 서울 시내도 아니고 도쿄도 시나가와구 미나미시나가와 2-3-16 시포트 스퀘어 2층 에서 날 알아보고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게;

헉, 누구세요??



 벙찐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눈 앞에는 바로 작년 공연 때 만났던 그 분(이하 '아롬이'님)이 서 있었다. 우와.. 올해도 보러 오셨구나.@A@ 무대에서는 서니사이드가 늘 서프라이즈를 외치지만, 이런게 진정한 서프라이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반가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 한동안 대화를 나눴는데, 아롬이님은 오늘 12시 공연을 관람하신 뒤 저녁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솔직한 심정으로 이번 공연기간에는 늘 혼자였기 때문에 뭔가 즐거움을 같이 나눌 상대가 없다는 게 적잖게 아쉬웠는데, 비록 함께 공연을 관람했던 건 아니지만 잠깐 동안의 대화만으로도 너무나 반갑고 위안을 얻는 기분이었다.

 4시쯤 아롬이님은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고 나는 다시 돌아와 입장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미 입장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긴가극장 앞에서


창가의 벤치에서 시간 때우는 중


코스프레.



 다시 줄을 따라 계단위로 발을 들여놓자, 오늘은 마지막 공연 답게 출연진들의 악수회가 있었다. 쿠노 아키코 씨, 스가누마 히사요시 씨, 소노오카 신타로 씨, 니시무라 요이치 씨, 베로 타케다 씨, 다나카 코헤이 선생님을 비롯하여 타카하시 히카루 씨, 이와모토 타츠로 씨 등이 계단 아래쪽에서부터 한 사람씩 손을 잡으며 극장 안으로 입장을 시작했다. 손을 내미는 출연진 분들께 뭐라고 감사의 표현을 전하고 싶은데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는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뿐. 악수회가 끝난 뒤 관객들도 입장을 시작했고, 나는 로비에서 사이륨 한 세트를 더 구입한 뒤 자리를 찾아갔다.


 얼추 자리가 정돈되고, 공연 시작이 다가오면서 왼편의 문을 통해 타케다 씨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OG심슨의 청소부 복장으로 등장한 타케다 씨는 마치 히로이 씨가 그랬던 것처럼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며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 공연으로써 모든 것이 끝난다ㅡ 라는 사실에 극장 전체가 묘한 흥분상태였다.

 이윽고 무대 오른쪽에서 제미니가 등장, 예의 'バキューン 강좌' 를 시작하려는 찰나에 이번엔 신지로까지 합류하며 셋이 함께 하는 '摩天楼にバキューン' 을 선보였다.

 제미니와 타케다가 퇴장한 뒤 신지로가 남아 관람시의 주의 사항 몇가지를 전달 한 뒤 이어서 퇴장, 무대가 어두워지며 스타파이브 전원의 목소리가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쇼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서니사이드의 목소리 'It's Showtime!'

 막이 오르고 시작되는 곡은 'ここはパラダイス'

 서니사이드와 원페어를 시작으로 스타 파이브가 무대에 오르고.. 그리고 라체트의 등장!


摩天楼にバキューン!!


스타 파이브 등장


다함께 손 잡고



 제미니의 '街の灯' 와 원페어의 ''バラ色の人生' 가 이어진 뒤, 무대가 전환되어 보스와 니시무라가 배 위에서의 꽁트를 선보였다. 이 씬의 포인트는 공연마다 달라지는 낚시 개그였는데, 이번에는 무려 잉어를 낚아버리는 니시무라;

 천추락 답게 이에 질세라 후타바도 애드립을 작렬. 칼을 뽑아드는 자세가 심상치 않다 싶더니, 그 자세는 바로 이도류-_-b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 '狼虎滅却...' 객석은 완전히 뒤집어지고 후타바는 마지막 한 마디로 결정타를 꽂았다. '오오가미 최고~~~!!'(원래 대사는 '사무라이 최고!!')


월척이오~


낭호멸각! 쾌도난마!!!!



 그 뒤 신지로가 '망상 텔레비전' 을 소개했는데, 신춘가요쇼에서 곧잘 보여주던 '역할 바꾸기' 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먼저 사지타가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제미니의 'その名はロデオ' 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돌연 7옥타브를 넘나드는 초고음과 초저음을 발산하는 사지타! 백댄서들이 음정을 바로잡아 주지만, 사지타는 '진짜로 까먹어버렸어^^' 라고 얼버무려 버린다.

 다이아나의 정글 레뷰, 리카리타의 모노크롬, 제미니의 사랑의 꽃에 이어서 망상 텔레비전의 마지막을 장식한 스바루. 사지타의 노래 'ビバ!ハーレム' 을 완벽하게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소노자키 미에 씨의 역량에 다시 한번 감탄하는 순간. 'Love is All~ All is Love~' 쭉쭉 뻗어나가는 소노자키 씨의 보이스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사실 내가 29일의 감상 때 '산만하다' 라고 했던게 바로 이런 부분들이었다. 뭔가 이것저것 집어넣으려고 하다 보니 무대의 일체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망상 텔레비전 같은 경우도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짧아서 보다 만 듯한 느낌마저 들었었다. ..라지만 그건 그때의 감상일 뿐이고, 지금은 그런 걸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모든 어색했던 장면들이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천추락까지 와서 그런거 따지면 배신배반이야.


어, 아니야?


VIVA!!



 다시 무대가 바뀌고, 문제의 입국심사 씬이 시작되었다. 레뷰쇼2 에서도 심사관 역을 맡았던 이와모토 타츠로 씨가 올해는 신입 심사관인 '우보보' 를 연기했다. (제임스 역에는 타카하시 히카루 씨) 어수룩한 우보보에게 제임스가 수정 킥을 날리지만 처음에 몇대 맞는가 싶던 우보보가 나중에는 킥을 피해버린다-.- 분노에 찬 제임스의 한마디. '모두들 걷어 차이는 너를 보고 아프겠다던가, 불쌍하다던가 한마디씩 해주지만 말이야.. 차는 나도 아프다고!!' (관객들 격려의 박수^_^)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준 스트롱 걸을 쫒아 제임스는 사라지고, 홀로 남은 우보보 앞에 보스와 니시무라가 나타난다. 여권도 없는 두 사람에게 총을 겨누는 우보보지만 보스가 가볍게 우보보의 팔을 꺾어버리고 우보보는 문희준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춤을 추게 된다-.- 우보보의 마지막 한마디로 입국심사 씬은 종료. 'なんじゃこりゃ~~!'


차는 쪽도 힘들다.


스트롱~! 앤 백 머슬!!



 이어지는 카페 씬은 그야말로 애드립의 향연이었다. 그 근엄한 스바루가 콩콩 뛰는 모습이라던가, 이쁜 척-_-하는 사지타, 천추락이 아니라면 절대 볼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리카 말마따나 '모두 똑같네~^o^'

 그 중 백미는 단연 라체트와 보스의 대면이었는데, 이 두 사람은 다름 아닌 극단 시키(四季)의 선후배 사이. '캣츠 때 신세졌던 선배와 너무 닮아서..' 라는 신타로 씨의 한마디에 웃음을 터뜨리고 마는 쿠노 씨. 대화가 끝난 뒤에도 쿠노 씨는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라체트가 자리를 뜬 뒤 신지로도 카페를 나서려 하는데, 웨이터가 다급하게 신지로가 주문했던 우유를 들고 나타났다. '손님~ 안마셔요?' 29일 공연 때만 해도 작은 컵에 담겨 있던 우유였지만 지금 웨이터의 손에 들려 있는 건 무려 피쳐; 신지로는 우유를 조금 마시는가 싶더니 이내 타케다에게 떠넘기고, 타케다는 다시 웨이터에게.. 옥신각신 하는 사이 니시무라가 피쳐를 가로채 그자리에서 남은 우유를 원샷해 버린다. 객석에서는 '멋져~' 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고.. 개인적으로 니시무라 씨의 팬이라 이런 멋진 장면에는 감동^o^


우우~~~~


'그렇게 말한다 이거지..' 애드립에는 애드립으로 반격.


니시무라 형님 최고!!



 신지로가 퇴장한 뒤, 무대 중앙으로 서니사이드가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등장한다. 뜬금없는 보스의 '어이, 나를 쇼에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해라' 는 그냥 넘어가고-_- 어물어물대는 타케다에게 보스의 쓰레기통 샷이 작렬한 뒤 대면하는 보스와 서니사이드ㅡ소노오카 신타로 씨와 우치다 나오야 씨ㅡ부도칸 이후 두번째 만남이다. 서로 탭댄스가 오가는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는 불꽃이 튀는데.. 이어서 'ゴールデンウェイ' 의 전주가 흘러나온다. 마무리는 라체트와 함께.

 노래가 끝나고 고뇌하는 신지로 앞에 찾아온「3분간 번뜩이는 쿠킹」타임. 막간의「3분간 쇼핑」과는 다른 것인데, 리카리타, 안리, 플럼 그리고 주방장(이와모토 타츠로 씨) 네명이 일종의 말장난 개그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어찌보면 굉장히 유치한 내용일수도 있는데, 황당한 소재와 또 그걸 진지하게(과장되게) 연기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관객들도 이제는 즐기는 분위기. '쿠킹~그~!'

 타이가 모자가 함께 부른 '幸せの形' 가 끝난 뒤에도 신지로의 고민은 풀리지 않는다. 이때 차례차례 손을 내미는 호시구미 멤버들.. 1막의 마지막 노래 '5つのレシピ' 를 다 함께 합창한다. 그들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나를 깨닫는 신지로. 모든 고민은 사라지고 신지로의 환희에 찬 외침과 함께 막이 내린다.

'번뜩였어!!'


빛나는 길로! 골든 웨이~


쿠킹~그~~~


엄마, 돌아가요! / 엄마는 외롭단다~


'네가 정말 좋아..'



 1막이 끝나고 원페어와 신지로가 나와「3분간 번뜩이는 쇼핑」시간을 갖는다. 로비에서 예약 받고 있던 레뷰쇼 DVD와 칵테일 '심포니 위드 프렌드' 등의 홍보를 하는 세 사람. 사실 칵테일은 29일 공연 때도 먹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밖에 마실 수 없습니다!!' 라는 신지로의 한마디에 나는 다시 바로 달려가고 말았다.

 로비에서 서성대다 휴식 시간이 끝날때 쯤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남은 것은 2막. 이제 마지막 공연도 반 밖에 남지 않았다.


700엔!! / 싸다!!


2막을 기다리며



 'ひらめきピピピ' 와 함께 2막이 시작되었다.  Oh~ 神よ! Oh~~~ 神よ! 이 부분은 아무리 봐도 노렸다고 밖에는..ㅡㅡ

 1막과 달리 2막은 아무래도 정형화 된 틀이 있다 보니 애드립이 들어갈 구석이 없었기에, 감상 자체는 29일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2막의 주제는 '로드 오브 아메리카~ 빛나는 저편으로' 미국의 건국 역사를 관통하는 줄거리를 담고 있었다.

 신대륙을 노래하는 다이아나의 '移民の歌(이민의 노래)'
스바루와 서니사이드의 독립선언 'インディペンデンス!(인디펜던스!)'
남녀평등을 다룬 제미니의 '淑女たちよ!(숙녀들이여!)'
노예해방을 외치는 사지타와 리카리타의 'ジョージア(조지아)'

 작년의 레뷰쇼 2가 너무 중구난방식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무대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명확하게 잡고 있었다. 먼젓번 공연에서 이게 뭐야 싶었던 극간의 'ひらめきピピピ' 도 잦은 무대변환에 따른 괴리감을 메꿔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29일 때는 그다지 와닫지 않았는데, 다시 한번 보니 확실히 차이점이 느껴졌다.(+천추락 효과인지도 모르지만)

 

피피피!


각 캐릭터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무대를


고수들의 향연


반복되는 후렴구가 인상적이었던 노래


조지아는 오늘도 최고!



 모든 노래가 끝나고, 라체트의 '夢よ' 에 다시 한번 전율한 뒤 신지로가 무대에 올라왔다. '이것이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라스트쇼입니다!!' 대본상의 대사인데도 눈물 섞인 목소리, 이미 객석에서도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추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 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순간 숙연해진 무대 위에 스타 파이브와 출연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シンフォニー ウィズ フレンド' 노래 후반부의 '손을 잡아요~' 부분에서는 출연진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에게 손을 내미는데, 마침 내 자리 쪽으로 밥 래시 선생, 레드베리, 플럼, 안리가 차례로 지나가면서 나도 한명씩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지금껏 악수회는 여러번 참석했었지만 공연 도중의 이런 Contact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감동ㅜㅜ

 조명이 어두워지고 여기저기서 사이륨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노래는 'Kiss Me Sweet' 언제나 쿨한 모습을 보여주던 사지타가 시작부터 눈물을 보이고 만다.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꿈이여~ 이루지 못한 꿈이여~


감사합니다!!!!


손을 잡아요..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았던 사지타



 이로써 모든 무대는 끝나고 드디어 마지막..

 캐스트 소개가 끝난 뒤 지상의 전사가 이어졌다. 무리를 해서라도 안무를 익혀갔어야 했는데.. 그런 아쉬움이 노래 하는 내내 머리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스페셜 캐스트(소노오카 신타로 씨, 니시무라 요이치 씨, 쿠노 아키코 씨) 의 무대인사. 뭐 여러가지 말씀을 하셨지만 결론은 니시무라 씨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었다.

'사쿠라대전 최고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어서 제미니의 한마디 '정말로 신세를 진 분들이 있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고 지탱해 주시고.. 그분들이 없었다면 이 무대는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댄서 분들입니다!!' 이것은 대본에 없던 내용이었는지 갑작스러운 멘트에 댄서들도 놀라워하고.. 무대와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다 함께 '摩天楼にバキューン' 을 외친 뒤에 서니사이드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캐스트 전원의 마음입니다. ....사랑해(好きだよ)' 그리고 관객들에게 다 함께 '여기는 파라다이스' 를 부르자고 외치는 서니사이드. '모두 참가하여 하나가 되어 주십시오! 뮤직 스타트!!' 여기서도 간주 부분에서 출연진들이 객석으로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무려 라체트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o@/ 2006년 파이널 가요쇼 때의 아쉬움이 한방에 날아가는 순간.. 텐션이 충만한 객석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간다. NOW LET'S DANCE!!!!


예이예~


사쿠라대전 최고!!!


'마지막으로 뉴욕 호시구미에 참가하게 된 것을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영광입니다!'


서프라이즈!!


'摩天楼にバキューン!'


관객들도 다 함께



 '여기는 파라다이스' 가 끝나고 이제는 정말로 막을 내려야 할 시간.

 마지막 인사를 할 사람은 누구.. 객석에서는 오지! 를 외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제미니가 지명하는 사람은 바로 신지로!사실 신지로 역의 스가누마 히사요시 씨는 레뷰쇼 뿐만 아니라 사쿠라대전 V의 시작부터 그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이제 사쿠라대전 12년 역사의 막을 내리는 역할이 그에게 주어졌다.

 울지마~ 라는 외침에 '오늘은 울지 않습니다!'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신지로. 정말 수많은 감정들이 복받쳐 오를텐데도 차분하고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가지만, 목소리는 점점 떨려가는데.. '3년간 정말로 감사합니다!!' 관객들의 응원 속에 신지로는 무사히 인사를 마치고 무대는 막을 내린다..


실제로는 Kiss Me Sweet 때 몰래 울었다고 하는 신지로



 다시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는 스타 파이브 5명만이 남아 있었다.

 스타 파이브 최후의 무대 인사를 간략하게.


스바루: 쿠죠 스바루입니다. (중략)부디 이 무대에서의 멋진 추억과 마지막 여름과 밤하늘의 별자리와 같이, 여러분의 마음 속에 언제까지나 빛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꿈꾸며,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다이아나: 다이아나 카프리스입니다! (중략)여러분도 우리들의 즐거운 쇼를 마음 속에 끌어안고, 그리고 자신의 가슴 속에서 자신의 꿈을 확인하고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 주세요. 저희들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도 다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을 꿈꾸며 열심히 나아가고 싶습니다. 3년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리카리타: 리카예요!!(객석: 귀여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요. 네, 저기.. 리카는... 정말로.. 정말로...(객석: 힘내!!!) 네.. 제대로 미소로....(객석: 파이팅!!!) 어떡해.... (객석: 힘내라!! 스바루: 자, 미소다) 네.. 미소로 작별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요.. 울어버렸어요.. (스바루: 우는 얼굴도 귀여워.) 정말로.. 정말로.. 행복합니다.. 그리고 스타 파이브 모두도.. 캐스트 모두도.. (객석: 힘내!! 이어서 리카를 연호, 리-카! 리-카!) 네.. 리카예요.. 네, 스탶 여러분.. 사쿠라와 관련된 모든 분들, 따뜻한 관객여러분, 정말로, 정말로 모두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인사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만 리카를 달래주는 멤버들



사지타: 고마워. 사지타 와인버그다. 내 눈물은 잊어 줘.(객석: 잊지 않을거야!!) Kiss Me Sweet 에서 울 줄이야.. 절대 울고 싶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건 모두가 흔들어준 펜라이트가 너무나 예뻤기 때문에.. 내 눈물은 잊어 줘!! 정말로 사쿠라의 관객 여러분들께는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따뜻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라고 해도, 저는 안녕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만나자고. See You~

제미니: 제미니입니다. 사쿠라대전이란.. 뭘까요?(웃음) 처음으로 사쿠라대전과 관련되었던 것은 게임쇼에서 모두와 지상의 전사를 부른 것부터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만났던 멤버들이 지금 이순간, 이렇게 둘도 없는 사이가 될 거라고는, 그때는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중략)이번엔 라스트쇼라서 제도, 파리, 그리고 뉴욕 모든 쇼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만, 제 마음 속에는 아주 커다란 것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마음 속에도 하나하나, 그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여러가지 무언가가 남아있지 않을까 라고 믿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 나갔던 무대, 마지막까지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미니의 인사가 끝나고, 마지막 멘트를 하기 전에 스바루가 리카리타의 손을 잡는다. 이어서 리카리타도 제미니에게 손을 내밀지만 제미니는 못봤는지 그대로 멘트를 시작하고 뻘쭘한 상태가 되는 리카리타..; 관객들의 웃음 소리에 제미니는 상황을 파악하고 다섯명이 함께 손을 맞잡는다. '손 잡고 싶었는걸' 이라고 말하는 리카리타^^ 그리고 마지막 인사 '오늘은 정말 감사드립니다!!'

 

손에 손잡고



 막이 내린 후에도 끝나지 않는 커튼 콜에 다시 한번 막이 오르고, 이번엔 캐스트 전원이 무대에 등장했다. '한마디만, 한마디만' 이라며 손을 드는 스바루.

 '이 스타 파이브 다섯명 만이 뉴욕 호시구미는 아닙니다. 이 무대에 서 있는 모든 캐스트. 그리고 스탶 여러분. 그리고 오늘, 어쩌면 오늘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회장에 오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응원해 주신 여러분 모두가 뉴욕 호시구미 입니다! 저희들 스타 파이브, 무대 위에 있는 모두, 여러분들을 정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스바루 뒤에 제미니의 멘트가 이어지고 객석에서는 '내년에도!!' 가 울려퍼졌다. 막은 다시 한번 내렸다가 이어지는 박수 소리에 또 한번 올라간다. 객석을 향해 장식용 꽃가루를 뿌리는 출연진들. ありがとうㅡ ありがとうㅡ

 완전히 막이 내리고, 스타 파이브의 공연 종료를 알리는 장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마지막은 관객들 전원이 '摩天楼にバキューン!'


잊지 않겠어


다시 한번 バキューン!



 '공연이 끝났으니 이제 집에 가' 라는 방송이 나오고 더 이상 음악도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사람, 정말로 마지막으로 봐야 할 사람이 남아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다들 똑같지 않았을까.

 (오지 나와!!!)

 박수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텅 빈 무대 위에는 한동안 적막함이 감돌았다.

 사실 히로이 씨가 나오란다고 나올 사람도 아니지만 아무도 마지막 무대를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이윽고 무대 오른편에서 누군가가 서둘러 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다나카 코헤이 선생님이었다! 정말로 스탶 측에서도 예상 밖의 일이었는지, 코헤이 선생님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말을 시작하는데 그 첫마디란,

'히로이 오지는 먼저 갔습니다'
'에엑-!!'

 실망감에 객석이 술렁였지만 코헤이 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정신없는 와중에 나오셔서 그런지 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명확한 것이었다.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있습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습니다. 뭔가 하겠습니다!!'

 아직 끝이 아니다ㅡ모두가 듣고 싶었던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코헤이 선생님은 마치 아이를 타이르듯이 '출연진들도 다시 한번 나오고 싶어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녹초가 됐습니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분은 이해합니다만 이제 정말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라고 말한다.

 '12년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만 벌써 몇번을 듣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몇번을 외쳐도 부족한..

 코헤이 선생님이 퇴장하신 뒤 객석 어딘가에서 '사쿠라대전 만세!!' 가 울려퍼졌다. 이에 다함께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쿠라대전 만세! 만세! 만세!'

 만세 삼창 후 마지막으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보낸 뒤, 쇼는 끝났다.


 로비와 복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 정신없이 사진을 찍거나, 앙케이트를 적거나 하고 있었다. 나도 앙케이트지를 꺼냈지만 쓸 말이라고는 '다음 공연 해주세요, 해주세요, 해주세요' 밖에는 없었다. 극장 안에는 딱히 사쿠라대전 관련 장식물들은 없었지만 바에는 '심포니 위드 프렌드' 의 홍보용 디스플레이가 아직 놓여있어서 사람들은 그쪽에 많이 몰려있었다.

 공연이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9시도 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었지만, 이곳 긴가극장은 출구가 현관 한군데 밖에는 없는 듯해서 어쩌면 출연진들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돌아가지 않고 극장 앞에서 서성대기 시작했다. 밖은 또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로비에서


심포니 위드 프렌드.


사람들은 줄곧 저 앞에 머물렀다.


끝이 아니길..


객석의 문은 이미 닫힌 상태


계단을 내려가며



 계속 현관 쪽을 주시하며 극장 앞에 머물고 있는데, 왠 여성분께서 나에게 다가오더니 말을 건넨다. 나를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셨는지(하긴 지금 여기에 외국인이 서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느냐만은;) 잘 모르는 표현을 섞어가며 말을 건네시는 통에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국인이라 일본어가 서툴다고 양해를 구했더니 다소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윽고 '앞으로도 사쿠라대전이 계속 이어질 수도록 함께 응원해요' 라고 말한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라고 답변.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그녀도 똑같이 아쉬운 마음을 누군가에게 토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극장 앞에 머물던 사람들도 하나 둘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아직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막차가 몇시에 끊기는지는 몰라도 나도 갈때까지 가볼 생각이다.


극장에서 정면을 바라본 모습


아쉬움이 한가득


극장 문은 아직 열려 있다.


조금만 더..



 좀더 시간이 흐르고 정리가 끝났는지 댄서 분들 몇분이 현관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직 남아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고, 댄서분들은 감사인사를 하고는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윽고 신타로 씨나 히로이 씨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다른 쪽에도 문이 있었는지 현관 아래 층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오지~! 오지~! 를 외치는 가운데, 나는 히로이 씨가 나가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밖에 없었다.

 히로이 씨까지 돌아가고 나자 남아있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었다. 나처럼 막차가 걱정되는지 초조하게 시계와 현관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는 사람도 보였다. 극장 안에서는 스탶들이 나와 장식되어 있던 화환들을 하나 둘 치우기 시작했다. 몇시간 전까지 놓여있던 꽃들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그곳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함만이 남아있었다.

 어느새 시간은 10시를 훌쩍 넘기고, 극장 앞에는 나를 포함해 세 명 정도가 남아있었다. 정말로 막차를 놓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도 이쯤에서 포기하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갈때까지 가본다고는 했지만, 사실 끝까지 기다려서 출연진들 얼굴 한번 더 본다고 달라지는게 있는건 아니었다. 

 단지 여기서 극장을 뒤로 하면 지금껏 사쿠라대전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지나간 일이 되버린다는 것을 견딜 수 없었을 뿐.

 현관에 달라붙어 사진 몇장을 더 찍은 뒤 나는 뒤돌아서서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전철 안에서 난 이미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꿈 깨라고.


Closed



 언제부터인가 사쿠라대전 관련 이벤트들은 하나같이 '마지막'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3월에도 그랬지만, 그 마지막 순간을 하나씩 맞이해 가는 게 너무 괴롭다. 극장 안에서야 웃으면서 헤어졌지만 앞으로 그 추억을 떠올릴 때에도 웃을 수 있을지.

 그래도 희망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코헤이 선생님의 한마디도 그렇고, 히로이 씨도 끝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마지막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태정낭만당 폐점 이벤트 즈음에 2ch의 한 스레드에서 사쿠라대전의 미래를 걱정하는 어떤 이의 글에 이런 답변이 달린 것을 본 적이 있다.

 '괜찮아. 사쿠라대전 팬들은 태풍까지 비껴가게 했으니까.'

 실제로 2007년 여름, 사쿠라대전 뉴욕 레뷰쇼 2의 시작과 함께 태풍은 기상예보 상의 진로를 벗어나 버렸었다 :)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번 기적을 믿어보고 싶다.

 다시 한번 모두 함께 만날 수 있는 여름을 기다려보고 싶다.

 이 꿈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그럼 언젠가 다시 만날 그 날까지.

 See You.

 

불 꺼진 긴가극장


여름의 끝자락


다시 돌아올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