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93

2003 도쿄 여행기 Day3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8/18/2003)

전날 무리를 한 탓인지 늦잠을 잤다. 안좋은 기억이 자꾸 떠올랐지만 계속 마음에 품고 있어봤자 나만 손해기 때문에 액땜한 셈 치기로 하고 민박집을 나섰다. 오늘의 계획은 우에노(上野)-아사쿠사(淺草)-아키하바라(秋葉原) 였다. 전철을 타고 먼저 우에노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우에노 동물원이 휴일이라는 것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별 수 없이 역으로 돌아와 긴자(銀座)선을 타고 아사쿠사로 갔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스미다(隅田)강이 보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어간 끝에 아사쿠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통은 카미나리몬(雷門)으로 들어가 나카미세토리(仲見世通り)를 지나 센소지(淺草寺)로 가게 된다는데, 나는 또 어디서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는지 엉뚱하게도 반대편에 있는 니텐몬(二天..

2003 도쿄 여행기 Day2 -토도로키, 시부야, 하라주쿠- (8/17/2003)

일본에 온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 못 가본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돌아 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전에 토도로키(等々力) 계곡에 가보기로 했다. 시부야에서 토큐토요코(東急東橫)선을 타고 지유가오카(自由が丘)역에서 내려 다시 토큐오이마치(東急大井町)선으로 갈아타 토도로키 역에 도착했다. 토도로키는 도쿄 외곽에 위치한 조그마한 동네였다. 토도로키 계곡은 어렸을 때 읽었던 이라는 책에서 주인공 토토네 학교가 소풍을 왔던 곳이다.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일본에 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역을 나서자 출구에서부터 계곡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드문드문 보여서 어제처럼 헤메는 일은 없었다. 토도로키 역의 모습. 아담한 역이다. 계곡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안내도. 계곡으로 가는 ..

2003 도쿄 여행기 Day1 -신주쿠- (8/16/2003)

5시 30분에 일어났다. 사실 잠을 잘 자지는 못했지만 아침이 왔으니 일어나야 했다. 어제 싸둔 짐을 다시 살펴보고 설레임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첫 해외여행이라고 어머니께서 공항까지 차로 태워다 주셨다. 비 행기라고는 수학여행때 한번 타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공항에 도착해서도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런저런 수속을 마치고 검색대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비행기 출발시간인 9시 20분까지는 꽤 남아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때웠다. 우르르 면세점으로 몰려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 시간이 흘러 비행기에 탑승하자 내 옆에는 일본인이 와서 앉았고, 주위에는 여러명의 흑인가족이 보였다. '역시 국제선은 다르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들 중 한 여자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