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03~2005 17

2004 일본 여행기 '청춘18로 Go!!' Day1 -부산- (12/11/2004)

아침 일찍 부산행 버스를 탔다.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일본여행이었다. 이나바 형(가명)에게 처음 이야기를 들은게 나흘 전, 비자가 나온건 하루 전이었으니 정말 벼락치기로 준비한 셈이다. 저번 여행때 남겨온 동전들을 두고 나온게 신경쓰였으나 어쩔수 없었다. 어차피 300엔 정도였으니. 부산까지는 5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지만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아서, 휴게실에 두번이나 들르는 와중에도 차 안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이윽고 버스는 부산에 도착했고 지하철 두실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인 부산역으로 향했다.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먼저 부산에 내려가 있던 이나바 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나바 형은 내 친척이고,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사시를 패스한 초엘리트다. 이번 여행도 형이 오사카(大阪), 도쿄(..

2003 도쿄 여행기 Day7 -귀국- (8/22/2003)

드디어 즐거웠던 시간들은 지나가고 돌아가는 날이 왔다. 아침 일찍 짐을 정리해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조금 여유있게 가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나는 이날도 헤메기 시작했다. 공항으로 가는 케이세이선을 찾지 못해 허둥대다가 간신히 열차를 탔지만 종착지가 나리타가 아니었던 것이다. 뜨악하며 다음 역에서 내렸지만 또 하필이면 그곳이 열차가 뜸하게 오는 역이었다. 한참을 안절부절 못하며 서있다 올바른 방향의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제 쭉 나리타까지 가면 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도착한 곳은 나리타 2터미널. 종점인 1터미널까지는 한 정거장이 남아있었지만 나처럼 여행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줄이 내리는 모습을 보니 '..

2003 도쿄 여행기 Day6 -긴자, 태정낭만당, 하라주쿠, 요코하마- (8/21/2003)

※6, 7일째의 사진들은 대부분 바이러스로 날아갔습니다-_- 일본에 온지 6일째, 내일이면 귀국이다. 내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날은 아침일찍 공항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오늘이 일본 여행 마지막 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만큼 마무리를 잘 지어겠다는 생각과 함께 민박집을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요코하마(横浜) 한 곳이었다. 그동안 무절제한 소비를 해가면서도 나름대로 이날을 대비해두고 있었다. 전날 오다이바에서 그렇게 돈에 벌벌 떨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요코하마에서 마음껏 하루를 즐기는 것 뿐이었다.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믿고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마음껏 하루를 즐기기는커녕, 뜀박질만 열심히 하다 왔다. 오다이바에서보다 더 궁핍하게.. 처음 여행 계획 세울때..

2003 도쿄 여행기 Day5 -우에노, 오다이바- (8/20/2003)

일본 여행도 어느새 5일째에 접어들었다. 오늘의 계획은 우에노와 오다이바(お臺場)에 가는 것이다. 사실 우에노는 저번에 갔다왔어야 했지만 공교롭게 쉬는 날이라 계획을 바꿔 오늘 다시 가보기로 했다. 우에노 역에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우에노 역시 사쿠라대전에 자주 등장하는 곳으로서, 제국화격단에 부임해온 오오가미를 사쿠라가 마중나온 곳이다. 그들이 만난 장소인 사이고 타카모리 동상을 찾아보려 했는데 어딘지 알수가 없어서 할수 없이 바로 동물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늘은 휴일이 아니었다. 동물원 근처의 동상인데, 뭐하는 사람인지는 모른다. 사쿠라는 어디갔지? 폼나게 앉아있던 까마귀. 동물원 입구. 외국인은 할인해주기도 한다. 동물원은 특별히 대단한 건 없었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니고 희귀 동..

2003 도쿄 여행기 Day3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8/18/2003)

전날 무리를 한 탓인지 늦잠을 잤다. 안좋은 기억이 자꾸 떠올랐지만 계속 마음에 품고 있어봤자 나만 손해기 때문에 액땜한 셈 치기로 하고 민박집을 나섰다. 오늘의 계획은 우에노(上野)-아사쿠사(淺草)-아키하바라(秋葉原) 였다. 전철을 타고 먼저 우에노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우에노 동물원이 휴일이라는 것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별 수 없이 역으로 돌아와 긴자(銀座)선을 타고 아사쿠사로 갔다. 전철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스미다(隅田)강이 보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어간 끝에 아사쿠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통은 카미나리몬(雷門)으로 들어가 나카미세토리(仲見世通り)를 지나 센소지(淺草寺)로 가게 된다는데, 나는 또 어디서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는지 엉뚱하게도 반대편에 있는 니텐몬(二天..

2003 도쿄 여행기 Day2 -토도로키, 시부야, 하라주쿠- (8/17/2003)

일본에 온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 못 가본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돌아 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전에 토도로키(等々力) 계곡에 가보기로 했다. 시부야에서 토큐토요코(東急東橫)선을 타고 지유가오카(自由が丘)역에서 내려 다시 토큐오이마치(東急大井町)선으로 갈아타 토도로키 역에 도착했다. 토도로키는 도쿄 외곽에 위치한 조그마한 동네였다. 토도로키 계곡은 어렸을 때 읽었던 이라는 책에서 주인공 토토네 학교가 소풍을 왔던 곳이다.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일본에 가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역을 나서자 출구에서부터 계곡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드문드문 보여서 어제처럼 헤메는 일은 없었다. 토도로키 역의 모습. 아담한 역이다. 계곡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안내도. 계곡으로 가는 ..

2003 도쿄 여행기 Day1 -신주쿠- (8/16/2003)

5시 30분에 일어났다. 사실 잠을 잘 자지는 못했지만 아침이 왔으니 일어나야 했다. 어제 싸둔 짐을 다시 살펴보고 설레임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첫 해외여행이라고 어머니께서 공항까지 차로 태워다 주셨다. 비 행기라고는 수학여행때 한번 타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공항에 도착해서도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런저런 수속을 마치고 검색대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다. 비행기 출발시간인 9시 20분까지는 꽤 남아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때웠다. 우르르 면세점으로 몰려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 시간이 흘러 비행기에 탑승하자 내 옆에는 일본인이 와서 앉았고, 주위에는 여러명의 흑인가족이 보였다. '역시 국제선은 다르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들 중 한 여자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