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原 久美子

MOHHch 제2회 공연「머리 위의 파리를 쫓아내라」관람기 (2013.12.08)

GONZALEZ 2021. 1. 15. 02:13

2016/02/16 23:21

 

 

3년전에 본 공연이라 관람기라기 보다는 그냥 짤막한 감상에 가까운 글..


출발하는 아침부터 엉망이었다.

전날엔 바로 잠들고 아침에도 가뿐하게 일어나 첫차를 타러갔더니 열차가 30분 동안 안 오는 것이다. 나름 여유있게 출발하려고 한 건데 보람도 없이 김포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다 되어서였다.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환전을 해야했는데 일단 티케팅부터 해야겠다 싶어서 일본항공 카운터로 갔다. 근데 이티켓을 받아든 일본항공 직원이 내 이름 한글자가 빠졌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SONG TAEKIN' 이 아니라 'SONG TAEK' 으로 발권이 되었다는 것.. 이러면 일본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다며 발권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단다. 결국 4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물고 재발권을 해야 했다.

출국장을 통과해 환전소에 가서 카드를 내밀었더니 여기서는 현금으로 밖에 환전이 안된다고 한다. 허허 지갑에 5000엔 밖에 없는데 그거 들고 일본 가야되나..

아침부터 짜증나는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일단 도쿄에 도착하면 기분이 좀 풀리겠지 싶었는데 비행기가 하네다까지 다 와 놓고는 갑자기 활주로가 변경됐다며 공항 주위를 빙빙 돌다 40분이나 늦게 착륙했다. 초조한 마음에 손을 쥐어뜯어 손가락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하네다에 도착한 뒤 잠깐 아키하바라에 들렀다가 밥도 못먹고 12시 반에 극장으로 향했다.(환전은 하네다에서)

 

 

그 와중에 클럽세가에 가서 UFO캐쳐를 했다.(당연히 못 뽑음)

 

 

 

이번 공연은 스기나미(杉並)구에 있는 '워살 시어터' 라는 곳에서 개최되었다.

극장으로 가려면 신주쿠에서 케이오선을 타고 하치만야마(八幡山)까지 가야 했는데 일본 살 때도 케이오선은 거의 탈 일이 없다보니 승강장이 헷갈려서 조금 당황했다. 열차를 타고 나서도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긴가민가 했을 정도.. 다행히 그 정도로 얼간이는 아니었는지 15분 뒤 무사히(?) 하치만야마에서 내릴 수 있었다. 극장 가는 길도 대충 조사해 와서 거기서도 좀 헤멨지만..

극장에 도착한 시간은 대락 1시 반 좀 안되서였는데 마침 입장이 막 시작 중이라 접수처로 가서 티켓을 수령했다. 공연 며칠 전 MOHHch의 마츠모토 타카코 씨에게 받았던 메일에는 티켓 접수처에서 내 이름 말하면 '니시하라 씨가 싸인한 전단지' 를 줄거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런건 없고 그냥 티켓만 받았다. 뭐지? 낚시인가..?-_- 살짝 시무룩한 마음을 접어둔 채 안으로 입장. 뭐 매번 나만 특별 취급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고.. 뭐 3년 전에 봤던 공연 감상을 자세하게 적기도 뭐하지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내 자리는 맨 앞줄 3번이었는데 역시 제일 앞자리가 최고. 자리에 앉으니 주위에는 예의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고 그때서야 일본에 왔다는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 공연소식을 들었을 때 니시하라 씨는 안 나오신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출연이 결정되었을 때도 별로 비중있는 역은 아닌가 보다 했는데 이게 왠걸 비중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주인공이었다. 이런 공연을 안 오려고 했었다니!

이번 공연은 노래와 춤이 곁들어진 판타지 같은 내용이었는데, 1회 공연「조난,」이 굉장히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어 공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웠지만 이번엔 그런거 없이 아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처럼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끌어가는 니시하라 씨를 볼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 좋았다. 여전히 트윈테일이 잘 어울리고 너무 귀여우신 니시하라 씨♡

예전에 니시하라 씨가 이미지와 상반된 연기에도 아주 능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 공연에선 그 두 가지를 다 볼 수 있었다. 초반의 물오른 생활연기부터 후반에 보여준 얀데레 연기까지, 팬들에게는 말그대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였다. 막판에 조금 감정과잉으로 가는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니시하라 씨에게 몰두하느라 그런 건 별로 상관없었다. 공연이 끝난 뒤 무대인사에서 출연진 이름을 까먹으면서 언제나의(?) 모습도 잊지 않으시는 센스.

막이 완전히 내린 뒤 
앙케이트를 적어서 로비로 나오자 마츠모토 타카코 씨의 모습이 보였다. 인사를 건네자 나에게 줄 것이 있다며 사람들이 안 보이는곳으로 데려가서 뭔가를 건네주시길래 아까 접수처에서 못 받은 싸인 전단지인가 했는데, 그것은 무려 니시하라 씨의 친필편지였다...!! 예전에도 싸인 타올이나 사진 등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편지까지 써주실 거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 기쁨은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관련 포스트: 니시하라 쿠미코 씨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다시 로비로 나온 뒤 다른 관객들과 인사 중이던 니시하라 씨에게, 마츠모토 씨가 내가 왔다는 걸 알려주셨다. 당일치기로 보러 와주셔서 너무 고맙다는 니시하라 씨. 하하 니시하라 씨 한마디면 삼천리를 뜁니다. 생일선물에 대한 언급도 해주셨는데, 사실 매년 4월 아오니 프로덕션으로 EMS를 보내면서도 이게 과연 본인에게 전달이 되긴 하는 걸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니시하라 씨는 그것도 다 알고 계셨다.

편지 때문인지 유달리 텐션이 올라있던 나는 이야기에 탄력이 붙은 김에 내일모레(12월 10일) 생일이라며 축하 메세지를 부탁드려도 될지를 조심스럽게 여쭈었고, 갑작스러운 부탁에 '메세지요~? 무슨말하지??;' 라며 당황하시던 니시하라 씨는 아예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셨다TT 
이곳에 기록하지 않은 내용도 있지만 아침부터 온갖 트러블 때문에 일본에 와서도 영 기분이 별로였는데 이런 서프라이즈를 위해서였던 건가! 

헤어지기 전 니시하라 씨는 내 손을 잡으며 3회 공연을 하게 되면 꼭 와달라는 말씀을 하셨고, 난 무조건 갈 테니까 반드시 다음 공연을 해달라고 했다.

공연장을 나와서는 이미 시간이 네시가 넘었기 때문에 신주쿠 빅카메라나 잠깐 들렀다가 바로 공항으로 가서 언제나와 똑같은 귀국길.


사쿠라대전 때도 그렇고 공연하나 때문에 당일치기로 일본에 간다는게 상식적인 생각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뭐 이렇게 살다 죽을 수 밖에 없다.



※공연장 및 기타 공연 관련 사진들

 

공연장 도착해서 한장.

 

 

뭔가 가면 갈수록 '왜 이런 곳에 극장이 있지?' 싶은 곳에 공연장이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티켓을 3년 뒤에 찍는 건 너무 했다-_-

 

 

극중에 등장한 신주(神主)가 뿌렸던 명함인데 발 밑에 떨어져서 주워왔다.(뒷면에 가져가도 된다고 써있음)

 

 

공연 전단지와 간단한 공연 개요를 담은 안내물.

 

 

MOHHch의 주역 4인방과 게스트 출연진. 1회 공연과 비교하여 대폭 파워업 했다.

 

 

니시하라 씨의 한마디.



여러분 덕택에 제 2회 공연을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어머나! 오리지널 신작.
극단 쵸쥬기가(鳥獣戯画-조수희화)의 카토 치에리씨의 각본ㆍ연출이예요!! 너무 기뻐요~

그럼, 어떤 작품인가 하면은요

'야샤가이케(夜叉ケ池)' 가...?!
그 '벌레' 가...?!
'세 자매' 가...?!
저는 10살 넘게 나이를 속인다구요...?!?!

아참, 내용누설이 되니까, 여기까지 해 둘게요.

사랑하고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 살짝 안타까운 남녀의 이야기.
여러가지가 가득 담긴, 그런 무대를 전해드릴게요.

어떤 무대가 될까요. 저희들도 두근두근거린답니다.
MOHHch이 보내드리는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 이 됐으면 좋겠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주셔서 다 같이 보러 와 주세요.
기다릴게요!

MOHHch 니시하라 쿠미코

 

 

편지를 빼먹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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