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原 久美子

게임천국 경고메세지

GONZALEZ 2007. 4. 14. 19:29

새턴에 푹 빠져 살던 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계기로 새턴 게임CD를 CD 플레이어로 재생시키면 그 CD에 수록되어 있는 오디오 트랙들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경고메세지 한 트랙만 달랑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BGM이나 음성, 간혹 출연성우들의 재치있는 인사말 등을 들을 수도 있었죠.

그런데 새턴 이후로 접한 콘솔서는 저장 매체가 달라져서인가 한번도 GD(혹은 DVD)에 경고메세지 외의 트랙이 담겨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OST를 팔아먹기 위한 제작사의 수작.. 이라고도 하던데 제법 그럴싸한 얘기 같기도 하고 뭐 진실은 저 너머에..


 97년 새턴으로 발매되었던 자레코의 극강 패러디 슈팅게임 '게임천국'

...극강 패러디라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자사의 인기(?) 게임들의 패러디이기 때문에 아는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게임이 되었습니다만.. 니시하라씨는 이 게임에서 주인공이면서도 플레이어 캐릭터로 고를수는 없는-_- 게임센터 알바생 '이토 유키' 역을 맡으셨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새턴 CD들처럼 이 게임천국 역시 오디오 트랙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실로 화려해서, 일반적인 BGM이 아닌 등장 캐릭터들의 보컬 송이라던가, 게임상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미공개곡(한곡 뿐이지만) 등이 수록되어 거의 정식 OST 뺨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지금 소개할 첫번째 트랙, 유키의 경고메세지입니다.

'이 CD를 게임기 외의 기기로 돌리면 고장나니까 당장 CD를 빼' 식의 뻔한 협박성 멘트가 아닌, 새턴 유저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자레코의 센스가 돋보이는 트랙입니다.


얘, 너 새턴이라고 아니?
어? 모른다구?
자, 가르쳐 줄ㆍ게

새턴이란건 말이지 가정용 게임기야
디자인은 영~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낯익으면 사랑~ 스러워지니 신기하지?
즐길수 있는 게임들도 걸작들만 모여있고,
뭐 그 중에는 '뭐야 이게~' 하는 녀석도 있지만
그게 또 스릴있어서 멋있다~ 고 생각해.
이상한가? 나?

아무튼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지금 듣고 있는 이 CD 있잖니?
사실은 새턴용 게임 CD란다.
즉, 새턴 이외의 게임기로는 즐길 수 없다는 거야.
히잉, 실망했어.

정말~ 남자아이라면 우물우물대지말고 지금 당장 새턴 사러 가라구~
그리고, 여자아이라면 새턴 가지고 있는 남자친구를 하루빨리 찾는거야♡

자, 나는 게임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또 이야기해요.
약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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