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and Learn

존 스탁스가 한국에

GONZALEZ 2007. 8. 6. 22:11

 NBA 좋아하십니까?

 

 저는 뉴욕 닉스의 열렬한 팬인데요, 94년부터 닉스를 응원했으니 햇수로도 벌써 14년 째네요.

지금은 잘못된 팀 운영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90년대 닉스는 파이널에도 두번이나 나갔던 동부의 강호였죠.

그 시절 닉스 팬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 불꽃남자 존 스탁스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에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THE DUNK 의 주인공

 

 처음 스탁스의 방한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반신반의였습니다. 엄청난 스타플레이어도 아니였고, 더군다나 은퇴한지 수년이 지난 스탁스가 한국에 오는 게 NBA 홍보차원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작년에 방한했던 NBA 레전드 클라이드 드렉슬러 역시 썰렁한 팬싸인회장의 굴욕을 겪었다는 소문을 들은지라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가 아니면 현역도 아닌 그가 다시 한국에 올 일도 없을테고, 이건 어쩌면 90년대 닉스의 살아있는 역사와 만날 수 있는 최초이자 최후의 기회일 지도 모릅니다.(90년대 초 패트릭 유잉이 운동화 홍보하러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국딩이었던지라)

 12시 30분 쯤 행사장인 삼성동 코엑스 광장에 도착하자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꽤 많았습니다. 사실 스탁스의 단독 방한은 아니었고 NBA의 아시아 홍보차원에서 열리는 NBA MADNESS라는 행사의 일환으로 함께 참석한 것이기도 했지만, 자조섞인 표현으로 이스포츠보다 인기가 없다는 농구의 매니아층이 아직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더군요.

 광장에 설치된 농구 코트에서는 아마추어 동아리들의 농구 시합이 펼쳐지고 있었고, 두어 경기가 끝나고 나니 드디어 사회자(?)의 소개 멘트와 함께 스탁스가 등장했습니다.
이미 2002년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스탁스였지만, 여전히 군살없는 몸과 동안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슛과 수비로 명성을 떨친 그답게 그 두가지를 전수하는 클리닉 시간을 가졌는데, 계속 바스켓과 거리를 벌려가며 한손으로 슈팅을 성공시키는 모습에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약 30분 가량의 농구 클리닉 후(물론 저는 구경만) 드디어 제가 기다리던 팬싸인회의 시간. 싸인회 대열이 어딘가 두리번 거리던 저에게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번 팬싸인회는 D모 피자의 뭐시기 메뉴를 드시고 이벤트에 응모하신 분들 중 당첨되신 분만이 참여할 수 있는 아주 뜻깊은 자리입니다!'


 헐....


 행사일정이 꽤 빡빡했기에 사인회를 길게 할 것 같지는 않았는데, 처음부터 참가 조건이 있었을줄이야..;
그가 표지에 나왔던 NBA LIVE 95의 패키지를 가져왔었지만 꺼내보지도 못하고 선택받은(?) 자들이 스탁스에게 싸인을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 뒤로도 치어리더들과 마스코트의 공연 등의 이벤트가 있었지만, 다른 약속도 있고 해서 도중에 돌아왔습니다.

 
 결국 옆에서 바라만 보았지만 제 눈으로 직접 느껴본 스탁스는 여전히 뜨거운 사나이였습니다.
형식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클리닉에서도 나이를 잊은 채 한명한명 일일히 몸으로 부딪쳐가며 픽앤롤을 전수해주는 모습이나(그는 한국나이로 마흔 네살입니다), 긴장한 나머지 에어볼을 연발하는 참가자들에게 굳샷! 나이스 폼! 을 외치며 기운을 복돋아 주는 그의 목소리는 제가 좋아하던 닉스에서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의 현역 시절 플레이를 많이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유잉, 찰스 오클리와 함께 했던 뉴욕 갱스터 시절에도 이런 모습이었을거라고 상상해보니 그 때의 향수마저 느껴지더군요.

 

 ※그날 찍었던 사진 모음입니다.


코트 위로 모습을 드러낸 스탁스.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다니ㅜㅜ


여전히 미끈한 다리. 저 발목을 보십시오 >.<


슈팅 라인에 서서


슛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역 때도 동안으로 유명했는데 40대가 됐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이드 스텝을 전수하는 중. 공격수를 따라다닐때 다리를 벌렸다 오므렸다 하지말고 자세를 일정하게 유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네가 그러고있는 동안 드웨인 웨이드는 이미 덩크를 꽂을 것이다'


픽앤롤 교육. 한명한명씩 코치해 주는 열정에 감동.


팬싸인회장에서. 그림의 떡이군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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