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는 소리에 살짝 눈을 뜨니 시계는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아침부터 태정낭만당에서 정리권을 배포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일어나는 대로 가서 받아 올 생각이었는데, 너무나 피곤했던 나머지 나는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6시가 넘어서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머리 빗을 틈도 없이 모자를 눌러쓰고 황급히 신오쿠보역으로 향했다. 이케부쿠로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7시 정각이었다. 조금 늦긴 했지만 출연진이 등장하는 토크 이벤트도 아니고 설마 새벽부터 줄 서있겠나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나는 곧 그것이 경솔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미 GIGO 앞에는 그 어느때 보다도 기다란 행렬이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오늘이 무슨날인지 잊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