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의 일본여행 때 태정낭만당에 자주 들락거렸는데 귀국 전날 마지막으로 들렀을 때입니다.
그 전에는 몇개 없는 듯 했던 과자들이 다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충동적으로 전부 집어들었다가(열 종류가 넘었음-_-) 결국 도로 내려놓고 그중 엄선에 엄선을 거쳐 다섯 봉지의 과자를 사왔습니다.
저번처럼 고이 모셔두다가 유통기한을 넘기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일찍 먹어치우려고 했지만, 시간도 좀처럼 나질 않고 사진 찍기도 귀찮아서 또다시 상자 속에서 한참을 잠들어 있었습니다.
결국 해를 넘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드디어 그 봉지를 뜯게 되었습니다.
척 보기에도 불량스러워 보이는 이 과자들의 맛은 과연 어떨지.
메론빵(メロンパン)
첫번째로 먹었던 메론빵입니다. 사쿠라대전 가요쇼에서도 마사가 열심히 팔던 기억이 나네요 메론빵~ 메론빵~
계란과자 정도의 사이즈에 빵이라고 하기엔 조금 작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이전에 메론빵을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메론맛도 살짝 나는 것 같고 불량식품으로서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러스크(ラスク)
사실 러스크란 음식은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먹다 남은 식빵 테두리에 버터나 설탕을 뿌려서 만드는 거라는군요.
구입한지 조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유통기한은 안 지났지만) 빵이 딱딱하게 굳어있어서 한입 물면 부스러기들이 왕창 떨어지는 것 빼고는 역시 먹을 만 했습니다.
믹스 네리아메(ミックスねり飴)
봉지를 뜯기전까지만 해도 빛깔도 곱고 다섯가지 중 가장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네리아메.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나름 '츄파춥스' 류의 딱딱한 사탕을 떠올리고 입에 넣는 순간 뷁!!! 을 외쳤습니다.
이에 쩍쩍 달라붙는 그 느낌.. 딱 물엿을 굳힌 그것이더군요.
포장에는 선(善)자가 크게 박혀 있는데 이 사탕의 제조사 이름이 마루젠(丸善)제과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챠다마(茶玉)
네리아메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른 집어먹었던 챠다마.
처음 입 안에서 굴릴 때는 괜찮은데 대충 녹고 나면 그 뒷끝이 좀..
여덟개 연달아 먹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 여덟개째를 집어넣고 나서는 내가 사탕을 먹는건지 돌을 먹는건지..
특이한 점이라면 이 제품만 방부제가 첨부되어 있다는 것.
롱 맘보(ロングマンボ)
한국에서도 어렸을 적 많이 봤을 법한 모습의 제품.
불량식품의 컨셉에 완벽하게 부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리아메와 챠다마에 연달아 크리티컬로 얻어맞은 제 혀는 이미 엉망인 상태.
맛을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의무감으로 털어넣었습니다.
왜 이것들을 한번에 다 먹을 생각을 했는지 후회됩니다.
마치며..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시식을 마치고 나니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사실 몇가지 과자를 제외하고는 유통기한도 꽤 남아있는 편이었기 때문에 시간날때마다 하나씩 꺼내먹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왠지 블로그에 올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상당부분 잃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객전도라고 하나요 이런 걸.
언제 또 태정낭만당에 가서 과자를 사올 날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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