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집을 나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여행' 으로서는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일본행이다.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해서 별다른 트러블 없이 티켓팅 및 출국 수속을 마치고 8시 55분 발 나리타(成田)행 비행기를 탔다. 준비는 철저히 했을터, 후회없는 일주일이 되기를..
탑승을 앞두고
분명 인천을 떠나기 전만 해도 맑은 날씨였는데, 나리타에 도착하자 비가 퍼붓고 있었다. '또냐...' 약간 우울한 기분이 되어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아 리미티드 익스프레스를 타고 닛포리(日暮里)를 거쳐 민박이 있는 스가모(巢鴨)로 향했다. 다행히 민박에 도착할 무렵 비는 거의 그쳐가고 있었다. 짐을 정리해 두고 2시쯤 민박을 나섰다.
도쿄에서는 이미 많은 곳을 가보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도쿄 근교를 여행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오늘은 첫날이고 해서 예전에 가보지 않은 에비스(恵比寿) 등지를 가볍게 돌아보고 저녁에 태정낭만당에 들렀다 오기로 했다.
스가모 역에 도착해 열차를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좀처럼 열차가 오질 않는 것이었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 하면서 의아해하는데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요요기(代々木)역에서 철로 위를 걷는 사람을 발견해 구조 중이니 기다려 주십시오....'
비에, 열차사고에, 첫날부터 정말 일진이 사납구만.. 몇번의 안내 방송이 반복되고 한참을 기다린끝에야 열차 운행이 재개되었고 나 역시 열차에 올라타 에비스로 향했다.
개찰구를 나와 길게 놓여진 평면 에스컬레이터 '에비스 스카이 워크' 를 따라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로 향했다. 비는 그치는 듯 싶더니 도로 내리고 또 그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앞에서
가든 플레이스에 들어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에비스 맥주기념관이었다. 뭐 내가 술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기념관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는데, 무척 작아서 10분이면 돌아볼 수 있을 듯 했다. 천천히 안을 둘러보고 기념품 샾에서 친구들 선물을 몇개 구입한 뒤 기념관을 나와 가든 플레이스를 돌아보았다.
가든 플레이스에서 사진 몇장을 찍은 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타워로 들어갔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39층으로 올라가니 조그만 전망대가 있었고, 그곳에서 시부야(渋谷) 등이 내려다 보였다. 날씨가 안 좋은게 흠이었지만, 멋지게 깔려있는 구름 아래 놓인 도심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전망대에서는 잠깐 있다가 내려왔는데, 사실 전망대라 하기엔 규모도 작았고,(앉아 있을 만한 곳도 없고, 창가 끄트머리에 유료망원경이 두어개 놓여있다) 정확하게는 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가에 가까워서 그리 오래 있기는 뭐했다.
맥주기념관
거대한 술통(?)이 있다.
맥주의 역사 등과 관련이 있는 듯
옛 분위기 나는 간판
맥주 제작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쪽은 홀로그램 시어터
맥주기념관 바로 옆에 있는 동상인데.. 역시 누군지는 모른다.
가든 플레이스의 모습
로뎅과 부르델의 조각이라고 한다.
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엄마 집이 성냥갑만하게 보여요-_-
38, 39층은 레스토랑가
밑에서 바라본 가든 플레이스 타워
가든 플레이스 타워에서 내려오자 비는 완전히 그쳐서 해가 모습을 드러내었고, 바로 이케부쿠로로 가기에는 시간이 꽤 남았기 때문에, 다이칸야마(代官山) 쪽을 좀 더 돌아보기로 했다. 에비스역에서 다이칸야마까지는 조금 걸어야 했다.
헌데, 막상 다이칸야마에 도착하자 이렇다할 볼거리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기껏해야 쇼핑가나 카페 등이 줄지어 있었을 뿐..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골목 구석구석을 누벼 보았지만, 역시 색다른 건 보이지 않았고, 결국 에비스로 돌아와 예정보다 일찍 이케부쿠로(池袋)로 향했다.
다이칸야마에서 찍은 사진은 한장 뿐이다
이케부쿠로에 도착하니 6시 쯤 되었는데, 저녁을 먹으러 가기에는 이르다 싶어서 주변의 아니메이트와 K-BOOKS, 게임센터 등을 돌아다니다 7시가 되어 태정낭만당으로 올라갔다. 태정낭만당에 들어서서 카페 쪽을 보니 반가운 얼굴이 보였는데..
아직 가요쇼가 시작되진 않았기 때문인지 태정낭만당 안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안을 돌아보자 신상품도 많았지만 없어진 상품들도 꽤 있는 편이라서, 진열대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으며, 그자리에는 벗꽃이 놓여져 있었다. 여전히 5 관련 상품들은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제외한 걸로 몇가지 구입한 뒤 사쿠라 카페로 들어갔다.
아니메이트 이케부쿠로 본점
게임센터에서는 버파 5가 가동 중
태정낭만당 GoGo!!
카페 역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곳곳의 스크린에서는 곧 발매될 OVA와 TV판의 DVD 광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다지 배가 고프거나 하진 않았는데, 낮에 맥주기념관에 갔다와서 그런가 맥주가 땡겼기 때문에
오리히메 태양의 토마토 펜네(800엔)
생맥주(630엔)
를 먹은 뒤
아이리스 라무네(399엔)
(사진출처-태정낭만당 홈페이지)
를 추가로 주문하며 사쿠라카페에서만 두시간을 뮝기적댔다. 9시 20분 쯤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향해
나: 세번째네요^_^;
점원: !
-하략-
이번에도 가요쇼 보러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이제는 뭐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진짜 당연하다는듯이 왔다 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_- 반가운 재회 뒤 좀 더 얘기를 하다 태정낭만당을 나와 민박으로 돌아왔다. 전철 안에서는 오늘 비로 인해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일기예보가 나오고 있었다.
시작은 조금 삐걱거렸지만, 마무리도 좋았고, 이제 날도 개었겠다.
내일부터의 본격적인 여행도 가뿐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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