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쇼의 시즌 2

2003년 슈퍼가요쇼 신보물섬

 역사적인(?) 첫번째 관람입니다.

 군 제대 후 일본여행을 계획 중이었지만, 세부적인 일정 등에 대해서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막연히 '가긴 가야지' 하고 있던 제게 '신보물섬' 의 공연 소식은 여행의 확실한 동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티켓은 먼저 예약해 둔 민박을 통해서 구했습니다. 전문 대행업체에서도 생소할 듯한 공연이라 슬쩍 걱정되었습니다만,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좌석은 2층 S석. 떠들석한 1층과는 달리 얌전한(?) 분위기였으며 빈자리도 곧잘 보였습니다. 2부가 시작되기 전에는 다나카 마유미씨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관람치고는 티켓 구입 등의 과정이 워낙 순조로워서, 이렇다할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방향치 주제에 공연장소였던 후생연금회관도 곧바로 찾아갔던 기억이 나네요.

2005년 슈퍼가요쇼 신 파랑새

 모 사쿠라대전 팬사이트에서 만나 지금은 막역한 사이가 된 스미레형과 다녀왔던 공연입니다. 이 티켓을 손에 넣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먼저 '신보물섬' 때와 마찬가지로 민박을 통한 구입을 시도하였지만 민박 측에서 약 3주간 연락이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가까스로 연락을 취해 티켓대행 및 민박 자체의 예약을 취소하고 평소 이용하던 구매대행 사이트로 루트를 변경해 티켓을 구입했는데, 또다시 트러블이.

 배송했다는 티켓이 제가 하루 집을 비운 사이에 어디에도 도착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대행사는 전화를 받지 않고 택배사에서는 그런 물품을 취급한 적이 없다며 발뺌을 하고.. 출국을 코앞에 두고 전 거의 패닉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일단 가요쇼는 당일권을 알아본뒤 안되면 포기하기로 하고, 우선 사기꾼을 족쳐서 돈을 돌려받을 방법을 궁리하던 중 대행사 운영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배송 보낸게 반송이 됐네요. 지금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택배사에서 집에 아무도 없다는 이유로 제게 전화 한통 없이 반송을 시켜버린 겁니다. 그리고는 오리발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옐xxx 택배 잊지 않겠다...

 좌석은 1층 S석. 확실히 2층에서 보는 것과는 현장감이 달랐습니다. 2부가 시작되기 전에는 제극삼인랑이 나오셔서 팜플렛 재고처리(?)를 했는데, 제 옆을 지나갈 때 손을 들지 않았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기억입니다.

 어렵사리 구하게 된 티켓이라 더더욱 잊지 못할 듯 합니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티켓에 써져있는 대로 시간 딱 맞춰서 갔다가 출연진의 악수회를 놓쳤다는 것.

2006년 신춘가요쇼 달리는 하나구미

 가요쇼를 통해 알게 된 귀축형과 함께 했던 공연. 저는 구매대행을 빼면 이렇다할 루트가 없었지만, 귀축형은 일본의 지인을 통한 직접 구입이 가능했기에 슬그머니 끼어들었습니다-_- 덕분에 전처럼 티켓이 올까 안올까 하는 스릴(?)은 맛볼수 없게 되었습니다. 좌석은 무려 SS석! 마지막 신춘가요쇼인만큼 무리해보았습니다.

 우연찮게도 DVD 수록일이라서 어떻게든 우리의 흔적을 담아보려고 해봤습니다만, 결국 DVD에는 코빼기도 실리지 않는 비극을 겪기도 했습니다ㅜㅜ 아오야마 극장에서의 첫번째 관람이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시부야의 골목길은 정말 복잡했습니다..;;  

2006년 FINAL 슈퍼가요쇼 신 사랑때문에

 미친셈치고 두장 질렀습니다. 원래는 천추락이나 삼인랑이 나오는 19~20일 사이의 공연을 노렸는데, 예매개시되자마자 뜨는 매진의 압박.. 이 티켓에도 여러가지 사연이 얽혀있는데, 여기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사정을 알고 싶으신 분은 귀축형의 블로그로.  

 

 사쿠라대전 가요쇼도 어느새 10년을 맞이해, 이제 그 마지막이 될 '신 사랑때문에' 공연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가요쇼에 빠져들게 된 것이 그리 오래 전 일은 아니라, FINAL 이라는 말이 조금 낮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찌됐든 후회는 남기지 않아야겠죠.

 이런저런 마음으로 8월을 기다리며 지난 가요쇼의 추억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가요쇼와 함께한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