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도 어느새 5일째에 접어들었다. 오늘의 계획은 우에노와 오다이바(お臺場)에 가는 것이다.
사실 우에노는 저번에 갔다왔어야 했지만 공교롭게 쉬는 날이라 계획을 바꿔 오늘 다시 가보기로 했다.
우에노 역에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우에노 역시 사쿠라대전에 자주 등장하는 곳으로서, 제국화격단에 부임해온 오오가미를 사쿠라가 마중나온 곳이다. 그들이 만난 장소인 사이고 타카모리 동상을 찾아보려 했는데 어딘지 알수가 없어서 할수 없이 바로 동물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오늘은 휴일이 아니었다.
동물원 근처의 동상인데, 뭐하는 사람인지는 모른다.
사쿠라는 어디갔지?
폼나게 앉아있던 까마귀.
동물원 입구. 외국인은 할인해주기도 한다.
동물원은 특별히 대단한 건 없었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니고 희귀 동물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도 동물원에 안 가본지 꽤 되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즐겁게 돌아다녔다. 간만에 여러동물들도 보고 모노레일도 타보고..
아시아 코끼리. 메나무라는 코끼리는 사망했다고 한다.
쉴새없이 왔다갔다하던 곰.
야 절로 좀 가봐.. 여긴 너무 덥다. 축축 늘어져 있던 북극곰들.
인상 좀 펴라.
극지에 사는 동물들은 여름이면 괴로울 것이다.
넌 시원하겠다.
호랑이씨 얼굴 좀 보자.
호랑이의 먹이.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아이스크림(?) 먹는 고릴라
뭘봐?
얘네 이름이 뭐였더라.
박쥐. 플래시를 썼더니 이런 흉칙한 장면이 나왔다.
모 통신회사 광고 때문에 이미지가 상당히 안 좋아진 부엉이.
우리에 있는 모습이 측은해 보인다.
라마였던가?
라마는 침, 바크는 오줌을 날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_-
디스코를 잘추며 잘노는 원숭이들.
많이 먹으렴.
더위때문인지 드러누워 버렸다.
지쳤어.. 더 이상 날 찾지 말아줘.. 세상 다 산듯한 모습의 팬더.
'맛좀 봐라' 오랑우탄 인형을 괴롭히는 나쁜 아이들.
동물원 안을 오고가는 모노레일.
내부의 모습.
빨갛군.
눈이 예쁜 기린.
내내 웅크리고 있던 코뿔소.
뒷모습이 섹시한 하마.
코만 내밀고 있다.
얼룩말.
숨 좀 돌리고..
동물들을 우리 밖에 풀어놓은 구역도 있다.
염소와 소녀. '들어가지 말 것'
종이를 먹는 염소.
한성질 할 것 같은 물고기들.
수상하게 생긴 물속 생물.
도마뱀?
아니 자네는 드래곤 볼에서 봤던..
쉭쉭. 나는 뱀을 무서워 한다.-_-
악어.
오전 내내 동물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뒤 점심 때가 되어 우에노를 떠났다. 우에노에 동물원 말고 또 볼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세한 지리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 오다이바로 가기로 했다.
심바시(新橋) 역에서 일본 도심과 오다이바를 연결하는 모노레일 '유리카모메' 를 탔다. 프리패스를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나의 형편으로는..
오다이바 해변공원역에서 내려 조금 가다보니 세가 조이폴리스라는 대형 어뮤즈먼트 파크가 보였다. 구경이나 해볼까 해서 다가가 봤지만 입장료를 받고 있어서 팜플렛만 하나 들고 돌아섰다.-_-
원숭이쇼를 보여주고 있던 아줌마.
끼요오오옷! 수색대 출신 원숭이.
세가 조이폴리스.
콘돔 전문점. 난 사진만 찍었어요 정말이라니깐요.
여기 와서도 가챠폰에 눈이 가는
조이폴리스 앞에서 좌절한 나는 발길을 돌려 팔레트 타운으로 향했다. 일종의 유원지인 팔레트 타운은 세계최대의 규모로 유명한 대관람차와 자동차 매니아라면 좋아할 메가웹, 대형 쇼핑몰 비너스 포트가 있는 곳이다.
멀리 대관람차가 보인다.
팔레트 타운 입구.
먼저 메가웹에 들어가 보았다. 여러가지 자동차들이 전시되어 있고 자동차 관련 어트랙션들이 있었다.
자동차는 멋있었지만 그런 쪽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인상깊은 곳은 아니었다. 거기다 조금 재밌어 보이는 것들은 죄다 돈을 받고 있어서 한번 쓱 둘러보고 그냥 나왔다.
자동차엔 별로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기에 그냥 와 멋있네.. 하고 쳐다볼 뿐.
직접 시승해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시동은 안걸리지만.
오히려 눈길을 끈 것은 이 점프존이었다.
과학화, 스포츠화된 덤블링..-_-
점심 대신 마신 닥터 페퍼.
돈없다면서 가챠폰을 뽑고 있는 나는 뭐하는 놈이지?-_-
팔레트 타운에서 나와 해변공원 쪽으로 갔다. 저 유명한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이 보였고 옆에는 아쿠아시티라는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었다. 공원에 잠시 앉아서 바다를 보면서 쉬다가 다시 일어섰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You wanna be my friend? 오다이바와 아사쿠사를 오가는 고잉메리호.
다른 배도 있지만 고잉메리호에 비하면 초라해 보인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자판기.
아쿠아시티 안의 아톰 시티. 아톰의 인기는 여전하다.
진실의 입을 빙자한 점보는 기계.
이 카피본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 파리에 있던 여신상을 1년 정도 임대한 것이 반응이 좋아서 반환 무렵에 파리 시의 허가를 받고 금형을 떠 복제한 것이라고 한다.
멋있는 건물이 있길래 가봤더니 사람사는 곳이었다. 저 널려있는 빨래들-_-
해변공원 주위를 돌아다니다 이제 후지테레비 방송국을 보러 가기로 했다. 다른 것도 많지만 그곳에서 '완간 뮤지엄' 이라는 춤추는 대수사선의 세트장도 볼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에 드라마의 팬인 나에게는 필견 코스였다.
그러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_-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지만 빈궁했던 당시의 나에게 그것은 커다란 쇼크였다.
'내가 오다이바에서 할수 있는 일은 걷는 것 뿐이란 말인가~'
약간 우울해진 나는 매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된 이상 공짜로 볼 수 있는 건 전부 보고 가겠어!' 라는 이상한 오기가 발동했다. 마침 방송국 앞에서 스나피즈(Snappeas) 라는 신인 아이돌 유닛이 이벤트 무대를 열고 있어서 그거라도 보며 아픈 마음을 달랬다.
3월 3일은 히나마츠리 8월 8일은 후지테레비~
여기는 카메아리 공원 앞 파출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스나피즈.
노래는 제법 괜찮던데
플래시 금지라는 피켓이 애처로워 보인다.
맨 앞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던 열성 팬들.
다이바에 정의를.
공개 방송 중이던 모험왕 어디서나 스테이지.
스나피즈의 이벤트 무대가 끝난 뒤 슬슬 딴데로 가볼까 생각하고 내려가는데 후지테레비 알바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어라고 외치고 있었다. 잘 들어보니 '5층의 스튜디오 프롬나드는 무료이니 많은 관람 바랍니다' 대충 이런 말이었다.
나는 옳다구나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스튜디오 프롬나드는 말 그대로 산책길로서, 긴 복도를 따라 후지테레비의 드라마나 쇼프로 등에 대한 전시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무료인만큼 그다지 볼 건 없었지만 그게 어디인가.
연예인들 사진이 걸려있다.
앗 초난강 형님!
일본의 국민적 아이돌 SMAP이 진행하는 SMAPXSMAP(스마스마)의 세트를 재현한 것. 저 의자에 앉아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절대 안빠진다.
당신들도 돈이 없구나.. 흐흐 (혼자 착각중)
산책길이 끝나고 후지테레비를 나와 근처의 도쿄 덱스비치 등을 돌아다녔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면서 건물들의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도쿄 덱스비치 안에서. 로봇 애완견 아이보.
한국에서는 군대 가면 공짜로 주는 인식표를 여기서는 3500엔에 팔고 있다.
도쿄 덱스비치 6,7층의 다이바 소홍콩. 홍콩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야호 나는 이연걸이다.
열정적인 자전거 묘기
밤에 본 자유의 여신상.
레인보우 브릿지의 환상적인 야경. 이거보려고 밤까지 기다렸다.
카메라엔 전혀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
정신없이 레인보우 브릿지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어대던 나는 이윽고 중대한 결정을 해야 했다.
바로 팔레트 타운의 대관람차를 타야하나 말아야하나 라는 것이었다. 오다이바에 하루종일 있긴 했지만 사실 별로 한 건 없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내내 걷기만 한 기억뿐이었으니.
팔레트 타운으로 돌아와 대관람차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훗날의 추억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내자신의 안녕인가.
결국 대관람차를 기다리는 줄에 합류했다. 이왕 놀러왔으니 마지막이라도 즐기다 가자 라고 생각했다. 900엔의 티켓은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어찌되든 좋았다.
관람차는 하늘 높이 올라갔고 내려다보이는 야경은 아름다웠다.
색색으로 빛나는 대관람차.
아직도 하고 있다니-_-
관람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부들부들.. 이제 밥은 다 먹었다..
도쿄 타워가 보인다.
대관람차에서 바라본 풍경. 안탔으면 후회했을 거야.
관람차에서 내리니 어느새 상당히 늦은 시간이 되어있었다. 다시 오다이바 해변공원 역으로 돌아가 유리카모메를 탔다. 안은 돌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민박집에 도착해서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다. 일본여행 내내 재미삼아 만보계를 차고 다녔는데 이날 하루동안 나의 걸음 수는 47542보였다. 얼마나 많은 헛걸음을 한건지-_-
그래도 후회없는 하루였다. 가끔씩은 이런 경험도 좋지 않을까.(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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