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3 22:27
1년 동안 쓴 여행기도 드디어 마지막 날-_-
전날 밤의 기억이 없는데 대충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것 같다..; 어차피 집에 가는 날이라 일어난 김에 일치감찌 퇴실. 연초라고 프론트도 일을 안하고 있어서 체크아웃은 키를 수거함에 넣어두는 걸로 끝이었다. 뒷걸음하다 쥐잡는 격으로 찾은 호텔이었지만 뭐 티비도 잘 나오고 괜찮았던 것 같음.
일단 아키바로 향해 히비야선의 코인로커에 배낭과 굳즈를 집어넣었다. 지난 여행기에도 썼지만 짐이 제법 됐는데 이제 공항 가기 전까지 빈손으로 홀가분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날의 목적지는 럭키스타의 성지 카스카베였다.
JR은 늘 붐비기 때문에 히비야선 코인로커를 애용한다
카스카베는 전날(1월 1일) 새해를 맞아 가려고 했다가 UFO 캐처에 돈을 퍼붓고 멘붕에 빠지는 바람에 포기했었는데-_- 자신의 찌질한 모습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기왕 돈도 뽑은 겸 마지막 날 다녀와 버리기로 했다.
코인로커에 짐을 내려두고 다시 히비야선 키타센쥬로 가서 와시노미야행 급행을 탔다. 일본에 오기 전 대충 하이퍼다이아를 돌려서 루트를 검색해 봤는데, 오후에 아키하바라로 돌아오려면 와시노미야 신사를 먼저 찍고 카스카베로 가는 게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키타센쥬에서 열차 탈 때 승강장을 찾아 또 헤멨지만..
키타센쥬에서 출발할 때는 열차 안이 꽤나 붐볐던 것 같았는데 몇정거장 안가 빈자리가 나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한시간이 좀 안돼서 열차는 와시노미야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오니 말로만 듣던 럭키스타 미코시(神輿)가 보였다. 럭키스타가 방영된게 2007년인데 이제 와서 성지순례라니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을 수가 없지만.. 다행히 역 중앙홀에는 미코시 주위를 에워싸고 사진을 찍고 있는 동료(?)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뻘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와시노미야 행 열차 안에서. 건강 마작은 뭐지
성지순례라지만 이렇게 멀리까지 와도 되는걸까 라는 고민을 했었지만 내리자마자 이런 게 보여서 안심.
이런 캐릭터들도 있었지.
앞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다.
세월의 흔적인지 빛바랜 모습
여기저기 싸인이 남겨져 있는데 그라비아 아이돌부터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 싸인도 종종 있었다;
럭키채널 2인방의 사인도.. 코가미 아키라 역 콘노 히로미. 작은 글씨로 '근데 내가 없잖아. 시라이시-!' 라고 적혀있음
시라이시 미노루 역 시라이시 미노루. '나도 없어!!(당연하지! By 아키라)'
「와시노미야에서 세계로」이 미코시는 중국까지 갔다왔다고 한다.
시간을 달리는 코나타?
미코시 사진을 좀 찍다가 역 밖으로 나와 목적지인 와시노미야 신사를 찾아갔다. 신사까지는 10분 정도 걸어가야 했는데 가는 길 동안 마주친 주변의 가게나 가로등에 럭키스타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는 게 제법 이채로웠다.
사실 럭키스타 성지순례는 일본유학 시절 한국에서 형이 놀러왔을 때 수업을 째고 같이 가려다가 양심에 찔려서; 결국 형 혼자 다녀온 적이 있었다. 나중에 형의 여행기를 보니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해 보이길래 이번에도 다를 게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신사 앞에 도착하자 연초라 그런가 참배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신사 안을 비롯해 주위에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료오 학원 교복을 입고 있는 수상쩍은 아저씨들도 드문드문 보였고-.-, 야타이마다 럭키스타 디스플레이가 장식되어 있었다.(피규어를 파는 곳도 있었다;)
전날 칸다묘진에서도 그랬지만 사람도 많고 참배할 생각은 없어서 그냥 신사나 한바퀴 빙 둘러봤는데 럭키스타 때문에 유명세를 타서 그렇지 신사 자체는 그냥 평범한 곳이었다. 물론 에마는 평범하지 않았지만..
30분도 안되서 여기서 할 일이 끝났기 때문에 카스카베로 가기로 하고 신사를 뒤로 했다. 와시노미야 역에서 괜히 가마를 붙들고 사진 몇장 더 찍다가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와시노미야역
역 바로 앞에 이런 구멍가게(?)가 있다.
럭키스타 관련 이벤트나 굳즈 홍보물이 창문 빼곡히 붙어있다.
럭키스타 진저에일. 이건 편의점에서도 팔던 것.
히이라기 자매들이 전봇대마다 걸려있었다.(표현이 좀 이상;)
럭키스타 메뉴 취급점 이란다.
카가미의 카가미모찌(소바, 우동) 700엔
츠카사의 카츠돈다케~ 800엔
이런 가게에서마저 다쟈레를..-.-
와시노미야 신사 도착. 오프닝에서 카가미가 춤추던 그곳.
근하신년
미쿠도 원정을 나왔다.
야타이에서 피규어를 팔고 있는데 위화감이 없다니.
1월 2일인데도 사람이 이렇게나..
그냥 구경이나 해야지.
신사 자체는 크지도 않고 뭐 별거 없다.
구석에서 웬 공작을 한마리 기르고 있었다.
이 신사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에마들.
음.. 첩자가..
신사 앞에 있던 기념비.
카가미가 건너던 그 다리인 듯.
카가미가 건너던 그 다리인 듯.
미코시 사진 몇장 더..
카스카베는 와시노미야에서 전철로 고작 6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왠지 바로 가는 열차가 없어서 쿠키(久喜) 라는 곳에서 갈아타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카스카베에 도착해 역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준비를 대충 해와서 어디부터 가야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와시노미야는 그나마 신사라는 목적지가 있었기에 헤멜 일이 없었지만 이제부터 곳곳에 있는 성지순례 스팟을 하나씩 찾아가야 하는데 딱히 지도도 없고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형이 카스카베 여행할 때 참고했던 아니메 캡쳐화면을 수십여장 받아오긴 했는데 거기가 어딘지를 알아야지..
역 앞을 배회하며 고민하다 일단 카스카베 쿄에이 고등학교를 먼저 가보기로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갔다오는 동안 생각이 나던지 하겠지. 버스는 자주 있는 편이었고 스이카를 쓸 수 있어서 편하게 탈 수 있었다. 시기가 시기라 그런지 가는 동안 버스에 타는 사람은 몇명 없었고 카스카베쿄에이마에 정류장에서 내리는 사람은 나 한명 뿐이었다.
카스카베 쿄에이 고등학교는 럭키스타의 극중 배경이 되는 료오 학원의 모델이 된 학교이다. 뭐 모델이 된 건 건물 뿐이고 이런데서 아니메 성지순례 캠페인 같은 걸 할 리는 없기 때문에 학교 앞은 그냥 조~용했다. 적적한 시골 풍경에 학교 주변에 사람 기색이라곤 전혀 없는게 뭔가 현실감이 안 느껴졌다. 학기 중에 왔으면 좀 분위기가 달랐을 지도 모르겠지만.. 학교 건물과 정류장 사진을 몇장 찍고 나니 더 이상 할 일은 없었고 바로 카스카베로 가는 버스를 탔다.
다시 역 앞으로 돌아오자 막 1시가 되려 하고 있었다. 이제는 시간도 별로 없고 여전히 떠오르는 장소는 없었다. 괜히 삽질하지 말고 아는 데라도 들렀다 오기로 하고 카스카베역 정류장 앞, 이토요카도, 우츄센터 세군데를 찍고 나니 이곳에서의 일정도 끝. 결국 카스카베에서는 럭키스타의 흔적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카스카베역
정류장 앞에서
버스 타는 사람은 몇 없었다.
쿄에이 고등학교 도착.
겨울이라 나무가 앙상하다.
펜스가 쳐져 있어서 아니메와는 분위기가 좀 달랐다.
학교 앞 버스정류장.
다시 카스카베로 돌아왔다.
우츄센터.
이토요카도.
역 앞에서. 카스카베에서 본 럭키스타 관련물(?)은 이것 밖에 없었다.
카스카베에서 점심을 먹고 아키하바라로 돌아왔다.
아키하바라로 돌아온 뒤부터는 공할 갈 때까지 뭐했는지 거짓말처럼 기억이 안난다. 사진도 없음.
딱 하나 기억하고 있는 건 리버티에서 야마다 피규어를 샀다는 것? 일본에 와 있는 동안 UFO 캐처에 신품으로 나와 있길래 한번 시도해보고 포기했었는데, 공항 가기 전 별 기대도 없이 들렀던 리버티에서 980엔에 살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대충 어슬렁 거리다(아마도) 시간이 되어 하네다에서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씨부터 낙원 같았던 도쿄를 떠나 돌아온 한국은 영하 13도의 기온과 눈으로 뒤덮힌 공항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2012 도쿄 여행기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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