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7 21:20
여행기 이틀치를 같이 쓰려다가 사진이 많아서 따로따로 올림; 이날은 별로 한 건 없고 쉬어가는 느낌으로..
2013년이 됐지만 할 일은 여전히 없었다.
새해를 맞아 가고 싶었던 곳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기에는 이틀은 커녕 하루도 빠듯한 주머니 사정에 선뜻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고민해 봤자 답은 안 나오고, 결국 시간 때우기엔 가장 만만한 아키하바라에나 또 갔다 오기로 하고 느지막하게 호텔을 나섰다.
이렇게 살면 안된다.
아키바하고는 상관없는 것 같지만 일단 새해고 하니 신사나 들렀다 오기로..
칸다 신사. 일명 칸다묘진. 위치가 조금 애매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도쿄메트로 스에히로쵸 역이 제일 가까우려나?
입장하기 전부터 북적북적대고 있었지만.
으어어..
난 참배할 생각은 없고 구경만 하러 왔으니 슬쩍 옆으로 빠졌다(클릭하면 확대)
칠복신 중 한명인 다이코쿠텐이라고 한다. 2003년 신춘가요쇼에서 아이리스가 맡았던 역할ㅎㅎ
신사 구경은 다 했고, 밖으로 나와보니 원숭이쇼를 준비중.
원숭이 눈빛이 너무 그윽하다-_-
'아놔.. 시키니까 한다만'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만 같은 표정;
적당히 보다가 깡통에 돈넣으라고 하기 전에 슬그머니 퇴각..
다시 덴키가이로 돌아왔지만 마찬가지로 할 일도 없고 돈도 없다.. 수중에 남은 돈은 3천엔 남짓. 차비랑 식사비 정도를 제하고 다음날(귀국일)까지 어떻게 버틸 수는 있겠지만..
결국 세븐일레븐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_- 돈이 없으니 의욕이 생길리도 없고, 뭣보다 빈털털이가 되서 돌아다니는 꼴 자체가 너무 그지같았다.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찝찝함이 남아있었지만 일단 지갑에 돈이 채워지자 좀 전까지의 비참한 기분은 그나마 누그러들었다. 뭐 다음달 카드 고지서를 보면 생각이 또 달라지겠지.
저녁에는 신오쿠보에서 친척 김군을 만나 한잔.. 예쁜 여친을 대동하고 나타난 김군은 자기가 쏜다며 이날 술값을 선뜻 내주었다. 오후 내내 3천엔을 손에 쥐고 저녁 약속을 취소할까 말까 고민하던 내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라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해가 바뀌어도 나는 왜 철이 안드는 걸까!
술자리를 마치고 아직 시간이 9시가 채 안되서 모처럼 신주쿠에 왔으니 전망대나 올라갔다 오자며 셋이서 도청으로 향했다. 별로 먼 거리도 아니건만 2년을 살았어도 이 동네 지리는 적응이 안된다.. 김군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혼자 왔으면 또 이상한데로 갔을 게 뻔함-_-
아무튼 그렇게 20분 남짓 걸어서 도청에 도착했더니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건 불꺼진 도청 건물과 오늘 쉰다는 안내문이었다..............
관광객들의 폭력성을 검증하기 위해 도청 전원을 내려보겠습니다.
결국 마지막까지 김군에게 민폐를 끼치고 호텔로 돌아왔다-_- 술기운도 있고 얼른 뻗어서 자고 싶었지만 다음날이 귀국이라 짐 정리를 해두어야 했다. 노플랜이다 뭐다 하며 뭐하고 놀지 고민하던게 무색하게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갔다.
파리라이브며 아트페스티벌에서 사 모은게 많아서 애를 먹었지만.. 아무튼 정리를 마치고 뒤늦은 호텔방 사진이나.
사진이 따로 없는 걸 보니 이 날은 텔레비전도 안 보고 그냥 잔 듯?
무슨 정신병원 같다.
뭐 있을 건 다 있었지만..
마지막 날 이야기는 Part 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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