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을 구입한게 작년 9월 4일이니 정확하게는 1년 1개월 가량 걸린 셈입니다.
발매된지 한참 지난 게임에 이러쿵저러쿵 장황하게 늘어놓을 생각은 없고, 간단한 소감에 가까운 글이 되겠습니다.
일단 발매전부터 논란이 일었던 플스2판 만의 30프레임 문제는 엑박과 큐브가 없는 저에게는 별 상관이 없는 일이었고, 역시 말이 많았던 타격감의 부재는 플레이에 몰두하다 보면 크게 신경쓰이는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아무리 두들겨도 효과음 하나 나지 않던 보스전에서는 답답함을 넘어 이것들이 지금 우주전쟁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지금 공격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가장 플레이를 방해했던 건 역시 플스2 아날로그 스틱의 아름다운 조작감이었습니다. 게임 흐름 상 스틱을 앞으로 향하고 있거나 중립에만 놓아도 진행이 되어야 할 부분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며 No~ 를 외치는 소닉을 보고 있노라면.. 하지만 이것 역시 게임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는 하드웨어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대사 "No~~~"
게임 외적으로 맘에 들었던 부분은 구작의 캐릭터들을 멋지게 부활시켰다는 점입니다. 그간 소닉이 정체불명의 고대 아메바(?) 및 우주 도마뱀(?) 들과 싸우는 사이 잊혀진 듯 했던 메탈 소닉이 최종 보스로서 등장한 것과, 너클즈의 첫 주연작이자, 최초의 32bit 소닉 시리즈였던(스토리, 시스템상으로는 별개의 게임에 가까운 외전이지만) 카오틱스에서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_- 신캐릭터들(벡터, 에스피오, 챠미)이 팀 카오틱스로서 재등장한 것은 올드팬으로서 반가운 사실이 아닐수 없습니다.

나 아직 안죽었다!

우리 기억해? 이땐 우리도 주인공이었어! 슈퍼 32X가 그리워~
닥터 에그맨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건 아쉽습니다. 이미 소닉 어드벤처 시리즈에서 최종보스 자리를 양보한 바 있던 에그맨이지만, 소닉 히어로즈에서는 아예 시작부터 감금당해 모습을 감추고, 엔딩에서나 등장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는지 이제 에그맨은 소닉의 숙적이라기보다는 못된 짓만 골라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친구.. 정도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듯 합니다. 하긴 더이상 에그맨이 온갖 신병기를 이끌고 쳐들어 온다고 해서 무서워 할 게이머도 없을 것 같긴 하네요.
우리는 에그맨을 사랑해야 한다
간단하게 쓴다고 해놓고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습니다만, 결론을 얘기하자면 소닉 히어로즈는 팀플레이라는 신 시스템의 도입과, 곳곳에서 지적된 문제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소닉이라는 게임의 본질, 즉 '달리는 쾌감' 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플레이어는 여전히 카메라앵글이 쫒아오지 못할 정도로 빠른 스크롤에 눈이 핑핑 돌고, 까마득한 하늘로 솟아오르며 아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같이 컨트롤이 미숙한 경우에는 이따금 그 쾌감이 분노로 바뀌기도 합니다만..
플레이 하는 도중 수십 수백 번의 추락사를 대리체험하면서 속으로 별의별 욕을 다 했던 게임이었지만, 막상 클리어 하고 나니 왠지 감상적인 기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차분히 다음 작품을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차세대기로 등장할 소닉은 어떤 모습일까요?
We Are SONIC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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