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와서 지난 3개월을 돌이켜 보니 도대체 뭘 하고 살았었는지 한숨이 나왔다.
찌질했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산을 찾았다.
찬호형 내게 힘을 줘
사실 등산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산까지 가는 것을 몹시 귀찮아 함) 산을 오르는 것 자체는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날씨가 풀리면 산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김군이나 어학원 선생님들에게 자문을 구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도쿄 시내는 산이라 할만한 데가 없고 근교로 나가면 타카오(高尾)산이라는 곳이 있다' 라는 것이었다.
검색을 해보자 타카오산은 하치오지(八王子)시에 있는 산으로서 신주쿠에서는 대략 한시간이 걸리는 곳에 있었다.
높이는 599m 밖에 되지 않아서 이거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보다 차타고 왔다가는 시간이 더 걸리지 않나 싶은 생각에 살짝 의욕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아무튼 산에 오르고 싶었기 때문에 그냥 가기로 했다.
신주쿠에서 케이오선을 타고 간다. 키타노 방면 준특급을 타면 55분 정도. 요금 370엔.
종점인 타카노산구치 역에서 하차.
조그만 산 주제에 코스가 여러가지 있는데, 걍 무난해 보이는 1번코스 선택.
물론 케이블카 같은 사도의 길은 선택하지 않는다.
이 날씨에 이 눈은 뭐지..
정상까지는 3.8km. 제목을 등산이 아니라 하이킹이라고 한건 이 이유에서이다.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 길이 제대로 닦여 있어서,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무리없이 올라갈 수 있을 듯 하다.
개끌고 가는 사람부터 무려 유모차(...)를 밀면서 올라가는 부인도 봤다.
표지판을 보고 혹시나 원숭이가 습격해오지 않을까 기다려봤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정장차림으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계단길 등장. 다른 루트도 있었지만 좀 색다른 길로 가볼까 해서 이쪽으로.
중간에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도쿄타워도 보인다는데 어딘지 잘..
무료 전망대란 곳이 있길래 올라가봤는데 별건 없었다.
이런 걸 보면 심시티나 A열차로 가자가 생각난다.
산 밑에서 140엔이었던 콜라가 여기서는 170엔.
원숭이쇼를 하는 곳인가.
어두워지면 불이라도 켜는 것인지.
눈이 아직 안 녹고 남아있다.
어딘가의 사람들 이름이 잔뜩 적혀있다.
간지
올라가는 도중 절이나 신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여기서 15분 쯤 더 가면 정상..
드디어 도착.
국딩때 집 옆에 있던 수락산도 640m였는데.
정상에 올라오자 콜라는 200엔이 되었다.
다음 번엔 저 산들을 올라볼까..
아무튼 올라왔으니 인증샷 한번.(셀카)
하산
올라올때와는 다른 코스로 내려왔는데 여기는 그나마 산을 타고 있다는 기분이 난다.
배, 뱀이 나온다고ㄷㄷㄷ
눈이 녹으면서 진흙밭이 되어서 내려가는게 몹시 까다로웠는데, 옷이 더러워지는 건 전혀 개의치않고 뛰어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닌자 수련이라도 하는 듯;
전차가 보이니 거의 다 내려온 듯.
타카오산 하이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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