サクラ大戦/ROMANDO

태정낭만당 토크이벤트 리포트 -히로이 오지, 서프라이즈 게스트 編- (3/9/2008)

GONZALEZ 2008. 3. 23. 03:27

★3월 9일 히로이 오지씨와 서프라이즈 게스트가 참여했던 토크이벤트 감상기입니다★


 알람을 5시에 맞춰 두긴 했는데 5시 20분에야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기적어기적 준비를 마치고 나와 이케부쿠로로 가니 6시가 좀 넘어 있었죠.

 입장권 배포가 아직 선착순이었을때는 첫차를 타도 왠지 불안할 것 같은 마음이었는데, 추첨으로 바뀌게 되면서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보다 살짝 빠른 시간에 도착했는데, GIGO 앞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제 앞에는 한 4,50명 정도? 아직 배포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어제도 그랬지만 8시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걷는 게 낫지 두시간 가깝게 꼼짝않고 서있자니 환장하겠더군요. 거기다 어젯밤 이것저것 잔뜩 먹어서 그런지 배까지 아파오기 시작했죠-.- 결국 저는 자리에다 가방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일단 급한 불을 끄고나니 심적으로 안정을 찾으면서 나머지 시간도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어제처럼 낭만당 스탶들의 안내가 시작되었고, 8시가 되어서도 정원인 150명이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 지금 모인 인원 중에서 추첨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109번을 뽑았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 좋은 자리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에잉...

 



 어제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또 한번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거 하나 보겠다고 비행기까지 타고 왔는데 109번, 112번이라.. 운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좋은 자리를 얻은 듯한 사람들의 들뜬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더더욱 실망감은 커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관련 게시판을 둘러보다 보면 일본인 중에서도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지만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태정낭만당까지 왔지만 아쉽게 150명 안에 들지 못해서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선 사람들도 있었겠죠. 어쩌면 이방인인 제가 이 자리에 입장권을 들고 서있는 것 만으로도, 오히려 행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면서 무슨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은 마냥 혼자 궁상을 떨며 신오쿠보로 돌아왔습니다.


몇번이면 어때

 


 
 김군의 집에서 뻣뻣해진 몸을 풀며 잠시 쉬다가 10시쯤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태정낭만당엔 어제처럼 오후 쯤에 갈 예정이라서 그때까지 아키하바라에 가서 길거리 공연이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습니다.

 조금 일찍 온 탓에 차량통행을 막는 12시까지 조금 기다려야 했지만 이날도 어김없이 각양각색 밴드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더 많은 밴드들이 길거리로 나서기 시작했고, 인파들도 불어나기 시작했지만 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토크이벤트와 태정낭만당이었기 때문에 더 미적대지 않고 두시 반 쯤 발걸음을 돌려 이케부쿠로로 향했습니다.


 

소프맙에는 DS판 신작 ~그대가 있기에~ 대형 광고가


오늘도 즐거운 아키하바라

 



 어제와 비교하면 생각 외로 태정낭만당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늘 보아오던 일상적인 낭만당의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안을 자세히 둘러보면 진열대 군데군데가 텅 비어 있어서, 뭔가 휑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동안 가슴으로만 느끼고 있던 '폐점' 이라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이벤트 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어제 괜히 일찍 줄 서러 갔다가 갈 데가 없어서 방황했기 때문에 이번엔 시간을 꽉 채워서 6시 다 되어서야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지나가던 사람들의 신기한 듯 바라보는 시선과, 연예인이라도 오냐는 둥의 질문을 웃어 넘기며 입장을 기다렸습니다. GIGO 앞에는 커다란 멀티비전이 설치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광고며 영상들이 흘러나오고 잇었는데, 이틀 동안 줄 서면서 밤낮으로 똑같은 영상들을 보다 보니 이제는 노래와 대사들을 외울 지경이었습니다.

 입장이 시작되어 7층으로 올라가 카페로 들어서니 대충 어제와 비슷한 구도가 펼쳐졌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크린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키가 남들보다 머리하나 크지 않는 한 90번대 뒤로는 다 거기서 거기 같더군요. 더 뒤쪽에는 어제와는 다르게 기자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각종 매체에서 온 기자들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히로이씨가 나오는 모습만은 봐야겠기에 목을 길게 빼고 이벤트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뒷쪽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뒤돌아보니 그곳엔 청소부 차림의 히로이씨가! 모두가 앞만 쳐다 보고 있을 때 직원용 출구가 아닌 그냥 일반인 통로로 들어오면서 허를 찌르신 거였죠.
 
 히로이씨는 가요쇼의 마에세츠 때처럼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무대쪽으로 향했고, 제 앞을 지나갈 때 한번 손을 내밀어 볼까 했는데 '남자는 안줘!' 라고 못을 박으시더군요ㅜㅜ

 무대 위에 오른 히로이씨는 잠시 객석을 둘러보다가 '뭐야 이거, 뒷쪽에선 보이기나 하는거야?' 라며 카운터로 향하더니 아예 그곳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스크린 쪽에 있던 사람들도 잠시나마 히로이씨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죠.

 이날 이벤트는 토크이벤트가 시작되기 전부터 화제였었는데, 과연 '서프라이즈 게스트가 누군가' 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날의 이벤트 때도 게스트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출연리스트에 서프라이즈 게스트라고 명기해 둔 건 9일이 유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각종 추측이 오고갔고 '오카모토 마야씨의 컴백무대가 될 것' 이라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카운터에 앉아있는 히로이씨에게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이 히로이! 뭐하는 거야!'

 그리고 등장한 사람은 바로 '2008년 버전 오야카타' 나카지마 토시히코씨. 히로이씨처럼 가요쇼 코스츔을 입고 있었지만 머리를 많이 기르신 모습이었습니다. 나카지마씨가 등장하면서 히로이씨도 제자리로 돌아왔고, 본격적인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은 이벤트 도중 인상깊었던 내용과 멘트들입니다.


폐점에 대해

태정낭만당의 폐점에 대해서는 도쿄도(都) 조례와 건물 계약 건등이 관련되어 있다고 이야기


가요쇼 개근상은

1회 때부터 출연한 사람은 히로이와 나카지마, 그리고 타케다 뿐.
(이 때 타케다씨 등장)
타케다: 불렀어?
히로이: 안불렀어!!


DS판 신작에 대해

타케다: (DS를 꺼내들며) 이거예요, 이거! 뭐더라.. (제목을 기억못함;;)
히로이: 너 광고하러 온거야!?(웃음)
타케다: 그래요, 오늘 이 게임에 수록된 신곡을 살짝 들려드리죠! 제목이 아마 '웃으며 용서해줘요(笑って許して-와다 아키코의 노래)' 였죠? 아 그래, 笑って, 笑って(웃음)

(엔딩곡 '笑って, 笑って' 가 살짝 흘러 나온 뒤)
히로이: 누구야, 이런 이상한 노래 만든 사람?(웃음)

히로이: 그런데 이노래 DS에서 들을수 있는건가?
타케다: 아, 그렇죠.
히로이: 말도 안돼. 이런 조그만 게임기에서 어떻게 노래가 나올 수 있다는거야?
           PC엔진이라면 모를까.
타케다: 아니 그게..
히로이: 보라고, DS 어디에 CD가 들어가는데?


오오가미 대장 탄생비화

히로이: 사쿠라대전을 제작할 때, 예산이 결정되고 제작에 들어가서 녹음을 시작했죠. 그런데 어느날 '오오가미 이치로' 역만 성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대사 있었어?' 하고 물었더니 '세마디요' 라고..(웃음) 이미 예산도 다 썼고, 새로 (목소리를)의뢰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어요. 그때 가끔씩 사무실에 놀러오던 스야마씨가 보였죠. '자네 바쁜가?' '아뇨 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정하게 된거죠.
타케다: 대장이라구요!
히로이: 뭐 그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계속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걸.(일동 폭소)


나카지마씨의 근황은

히로이: 오야카타는 연기자를 은퇴했죠.
나카지마: 일단은 건강상의 문제죠. 심장이 좋지 않아서.(나카지마씨는 가요쇼 연습 도중에도 구급차에 실려간 적이 있다고 함) 그리고 뛰어난 연기자라면 제 앞에 잔뜩 있기 때문에..
히로이: (타케다씨를 가리키며) 뭐 아직도 그런걸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웃음)
타케다: !!??

은퇴 뒤 나카지마씨는 음향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4월에 시작하는 '세자매 이야기' 라는 작품의 음향감독도 맡았다고 함


그밖에

처음엔 게임관련 이벤트라는 이유로, 아오야마 극장측의 반응이 굉장히 차가웠다고 함.
하지만 회의를 거듭해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고, 최초로 심야의 카운트다운 이벤트의 개최허가를 받아낸 것도 '사쿠라대전' 이었다고.

君あるがため의 '君(그대)' 는 플레이어를 의미


곤잘레스의 우울

(관객 중 한명에게)
히로이: 자네 어디서 왔나?
히로이: 치바, 치바라고?
히로이: (관객들을 향해) 자 이중에서 자기가 가장 멀리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곤잘레스: (번쩍)
히로이: (한참 앞에 있는 사람을 지목하며) 아 거기. 어디?
히로이: 코베에서 왔단 말이지.
(이후 다른 화제로 전환ㅜㅜ)


   
 이벤트 시작 때 '오늘은 두시간 짜리' 라고 선언했던 히로이씨였지만 역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고, 8시 20분 쯤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다른 출연진들의 이벤트가 30~50분 정도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노래 한곡 없이 30분 가량을 더 한 셈이죠.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좀 아팠지만.

 8일의 이벤트가 조금은 형식적인 질문과 답변 방식의 토크였다면, 이날은 히로이씨가 메인이 되어  자유롭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펼쳐나간 덕분에 히로이 오지 특유의 독설토크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상대는 나카지마씨와 타케다씨.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토크이벤트였죠.^^

 하지만 히로이씨가 제 손을 못 보고 지나친 건 정말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왜 거기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는지. '韓国!!' 라고 한마디만 했어도..ㅜㅜ 입장권이 뒷번호였다는 게 다시금 아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9일의 이벤트 리포트는 여기까지입니다. 총 18회의 토크이벤트도 이제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유종의 미 같은 낡아빠진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기를 기대하면서 3월 30일을 기다리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