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가 우승했습니다.
아직도 이 문장을 쓰는 것이 조금 어색합니다.
제가 NBA를 보기 시작한 것이 1993-94 파이널 때부터이니 30년 넘게 닉스를 응원해 온 셈입니다. 그동안 플레이오프 탈락도 많이 봤고, 아예 바닥에서 놀던 시절도 겪었습니다. 기대를 품었다가 실망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경험들 때문일까요. 언젠가 우승을 하더라도 어떤 기분일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막상 그 순간이 오니 분명 기쁘긴 한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생각보다 차분합니다. 흥분보다는 "드디어 이날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오랫동안 우승이라는 것이 특별한 선수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패트릭 유잉, 전성기의 카멜로 앤서니, 아주 잠시나마 미래를 꿈꾸게 했던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까지. 우승을 하려면 리그 전체를 압도하는 슈퍼스타가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제일런 브런슨이 좋은 선수라는 것은 알았지만, 과연 이 팀을 우리가 꿈꾸던 곳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습니다.
브런슨을 의심했다기보다는, 30년 동안 닉스를 응원하며 생긴 일종의 고정관념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승은 초인적인 선수들이 해내는 일이고, 닉스는 늘 그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팀이라고 생각해 왔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우승은 제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압도적인 재능 하나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끈질겼고,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큰 점수 차를 뒤집었고, 어려운 순간마다 다시 일어났습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닉스 라디오 중계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어떤 점수 차도 너무 크지 않았고, 어떤 가드도 너무 작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팀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They’ll be forever remembered as the team that proved no lead is too big and no guard is too small.)"
그 말을 듣는 순간 괜히 뜨끔했습니다.
어쩌면 저 역시 오랫동안 "우승을 하려면 더 대단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닉스가 우승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브런슨이 정말 이 팀을 여기까지 이끌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조금은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내년에도 시즌은 계속될 것이고, 다른 팀들도 다시 우승에 도전할 것입니다. 스포츠는 원래 그런 것이니까요.
그래도 지금만큼은 순위표도, 트레이드 루머도, 샐러리캡도 잠시 잊어두려고 합니다.
53년 만의 우승.
그리고 30년 넘게 기다린 끝에 맞이한 우승.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KNICKS ARE HERE, BABY! 우리가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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